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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리모델링]④'삼성물산'을 주목하라

  • 2014.04.18(금) 07:33

건설 사업재편 가능성 증대
삼성물산, 변화의 중심

삼성그룹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크고 작은 조직개편이야 늘상 있는 일이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계열사 재편은 차원을 달리한다는 분석들이 나온다. 삼성은 그동안 기존 계열사 체제를 크게 흔들지 않았다. 전자 부문에서 사업들을 분리해 수직계열화를 만든 정도였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시작된 사업조정은 숨이 찰 정도다. 삼성에버랜드와 제일모직, 석유화학 등이 대상이 됐다. 삼성의 변화는 현재진행형이다. 전자와 금융, 건설 등 주요 사업군의 움직임을 들여다 본다. [편집자]

 

제일모직과 화학계열사 등의 조정이 마무리되면서 다음 대상으로 꼽히는 곳이 바로 삼성의 건설계열사들이다. 현재 삼성은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에버랜드 등에서 건설사업을 하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사업 조정에 나선 만큼 이들 회사의 역할도 변화하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삼성물산이 삼성엔지니어링의 지분을 매입하는 등 주변 정황도 과거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특히 삼성물산은 건설분야 사업조정은 물론 승계문제에 있어서도 변화의 중심에 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삼성건설 출범?

 

삼성 관계자들은 건설 분야 조정에 대해 "누가 알겠느냐"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는다. 지난 1년간 진행된 계열사 간 조정이 신속하게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예상보다 전격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일부에서는 이른바 '삼성건설'이 출범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제기된다. 그룹내 건설관련 사업들을 모두 묶어 하나의 회사로 만들 수 있다는 의견이다. 삼성이 계열사 사업조정의 주된 이유로 제시하고 있는 경영효율과 경쟁력 제고라는 측면에서도 건설분야의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삼성물산이 삼성엔지니어링의 지분을 지난해말 기준 7.8%까지 높인 것도 결국 이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삼성SDI와 합병 예정인 제일모직의 삼성엔지니어링 지분 13%를 가져온다면 삼성물산의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율은 20%까지 올라간다. 

 

일단 두 회사를 합친 후 삼성중공업, 삼성에버랜드의 건설사업을 가져오면 건설분야 조정이 마무리된다. 이와관련 삼성물산은 최근 에버랜드와 공동으로 레이크사이드를 인수하는 등 협업에 나서고 있다.

 

삼성 한 임원은 "국내외 경제 상황이 변하면서 건설업의 패러다임 역시 과거와 달라지고 있는 것 아니냐"며 "지금처럼 각 계열사가 비슷한 사업을 가지고 있는 체제가 유지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 승계는?..삼성물산이 '열쇠'

 

건설분야의 조정은 승계와도 연결된다. 지금까지는 이부진 사장이 건설분야를 맡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지분 구도를 보면 그리 쉬운 상황은 아니다. 일련의 합병을 통해 현재 삼성그룹내 지분은 전자-물산(건설)-화학으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서 건설을 분리해내는 것이 간단치 않다는 점이 문제다.

 

삼성전자가 지배하는 삼성SDI가 삼성물산의 최대주주고, 삼성물산은 삼성종합화학의 최대주주다. 만일 이부진 사장이 그동안의 예상대로 건설과 중화학 분야를 승계하기 위해선 삼성물산에 대한 지배력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부진 사장에게는 삼성물산 지분이 없다.

 

삼성물산은 그룹 지배구조 측면에서 보면 이재용 부회장에게도 중요한 회사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지분 4.06%를 보유, 삼성생명에 이어 2대 주주다.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은 0.57%에 불과하다. 물론 삼성에버랜드와 삼성생명으로 이어진 출자구조를 통해 삼성전자를 지배하고 있지만 삼성물산의 지분을 무시할 수는 없다.

 

 

결국 이부진 사장에게 세간의 예상대로 건설·중화학 분야를 물려주기 위해선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력을 훼손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부진 사장이 삼성물산을 지배할 수 있어야 한다.

 

일부에서 이부진 사장이 지분을 가지고 있는 삼성에버랜드와 삼성물산의 합병이 거론되는 이유다. 합병후 재분할 수순을 거치면 이부진 사장은 에버랜드의 지분을 지렛대로 삼성물산의 지분을 소유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하지만 이 역시 상호출자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건설분야 사업조정이 이뤄진다고 해도 당분간 현재의 지분구도를 유지하면서 삼성가(家) 3세가 각자의 영역을 맡는 체제가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에버랜드의 지주회사 전환이나 계열분리 등의 이슈를 당장 해결하기 어려운 만큼 각자의 영역에서 경영을 하되, 단계적으로 지분을 정리해 가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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