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오너들이 받는 고액연봉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면서 이를 포기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특히 부실계열사로부터 연봉을 받는 것을 피하는 모습이다.
7일 SK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 받은 보수 301억원을 전액 포기하기로 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수감생활과 재판 등으로 인해 경영에 참여하지 못했지만 계열사로부터 총 301억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나 사회적인 비판을 받았다.
SK는 최 회장의 지난해 보수를 회사에 반납하거나 공익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최 회장은 대법원 판결이후 보수의 처리방식을 결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연봉공개가 이뤄지자 아쉬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이미 올해 SK와 SK하이닉스 비상근 회장으로 재직하되 보수는 받지 않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번 보수 포기 역시 이같은 결정의 연장선상이라는 설명이다.
▲ 왼쪽부터 최태원 SK 회장, 허창수 GS 회장, 조양호 한진 회장 |
허창수 GS 회장도 올해 GS건설로부터 급여를 받지 않기로 했다. 허 회장은 지난해 GS건설이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17억원 가량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 비판을 받았다. 허 회장은 올해 GS건설 사내이사로 재선임된 후 무보수를 결정했다.
최근 한진해운의 경영을 맡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역시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보수를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조 회장은 한진해운이 유동성 위기에 시달리는 등 정상화 과정이 필요한 만큼 무보수로 경영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주요 계열사 등기이사에서 사임한 김승연 한화 회장 역시 올해부터 보수를 받지 않는다. 김 회장은 지난해 급여 200억원은 반납하고, 2012년 실적에 따른 성과급만 131억원을 받은 바 있다.
재계에는 이미 연봉을 받지 않는 사례도 있다. 이건희 회장은 삼성전자 회장으로 경영에 복귀했지만 연봉은 일절 받지 않고 있다.
다만 보수 반납에도 불구하고 주요 그룹 회장들은 주주로서 상당한 배당금을 받고 있다. 4대 그룹의 경우 이건희 회장의 지난해 배당금은 1078억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49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최태원 회장과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배당금은 각각 285억원과 192억원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