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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연봉]예고된 논란..개선할 점은

  • 2014.04.01(화) 16:49

사상 처음으로 대기업 오너와 임원들의 월급봉투가 공개됐다. 예상대로 적게는 수억원부터 많게는 수백억원까지 받는 이들의 연봉을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모습이다.

 

특히 일부 오너일가들의 연봉에 대해 따가운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나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등이 그 대상이다. 수감중이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오너가 수십억, 수백억의 연봉을 받는 것이 적정한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이런 논란이 이미 예고돼 왔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5억원 이상 등기임원의 개별연봉을 사업보고서에 기재하라는 내용이 포함되면서 재계에서는 등기임원들의 연봉이 자칫 흥미거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해왔다.

 

실제 기업들은 등기임원 연봉 공개시기가 다가오면서 연봉 그 자체보다 후폭풍을 걱정했다. 마감시한인 지난달 31일 오후에 사업보고서 제출이 몰린 것도 이때문이다.

 

지금 나타나고 있는 현상은 당초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상위 연봉을 놓고 "로또에 몇번 당첨돼야 만질 수 있는 금액"이라든지 일반 직원들의 평균연봉과 비교해 수십배, 수백배라는 표현들까지 나오고 있다. 기업을 키우는 과정에서 바친 오너들이나 전문경영인들이 바친 노력은 사라지고 숫자만이 지배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연봉이 공개된 본인은 아마 발가벗은 느낌과 비슷할 것"이라며 "특히 전문경영인의 경우 지금 연봉은 단순히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 수십년간 노력한 결과물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특히 이 법으로 인해 일부 대기업의 오너일가가 등기이사를 맡지 않는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이 공개된 등기임원보다 적은 연봉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내년에는 등기이사에서 물러나는 오너일가들이 더 늘어날 개연성도 있다. 자신의 연봉을 둘러싼 논란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경영인들중에서도 자신의 연봉공개를 피하기 위해 등기임원 자리를 내놓는 사례가 나올수도 있다.

 

기업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된 제도가 자칫 경영에 책임을 져야할 사람들을 이사회에서 떠나게 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경우처럼 최고경영자와 최고재무책임자, 그리고 등기, 미등기 여부를 떠나 보수가 높은 사람 5명을 일괄 공시하거나, 일본처럼 1억엔이 넘는 보수를 받는 임원들의 내역을 공개하는 등의 형평성을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오너나 전문경영인 보수의 적정성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실적과 급여를 비교하는 등의 잣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를 통해 적자를 본 기업의 오너가 고액의 급여를 받아가는 상황을 견제하자는 차원에서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많은 기업들이 성장 한계에 도달하는 등 산업 전체적으로 활력이 떨어지고 있는 시점"이라며 "본연의 경쟁력을 키우거나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힘써야 하는 상황에서 고액 연봉을 둘러싼 논란은 소모적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우려했다. 그는 "형평성 있는 연봉공개도 필요하지만 오너일가나 전문경영인들의 연봉을 바라보는 시각에도 변화가 필요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개선할 점

퇴직금 별도 표기해야 : 비중이 높은 1회성 급여가 포함되면서 전체 보수가 커 보이는 착시현상이 생김

 

미등기임원(5억원 이상)도 포함해야 : 오너들이 등기임원에서 빠지면 보수를 파악하지 못함. 등기임원과 미등기임원 간 보수 공개에 따른 형평성 문제

 

실적도 함께 공개해야 : 보수의 적정성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근거 자료인 실적 공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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