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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의 '사내 갑질'

  • 2014.12.08(월) 11:27

뉴욕발 인천행 비행기 '램프리턴'
사무장에 "내려" 고함..월권행위 '구설수'

지난 5일(현지시간) 0시50분 미국 뉴욕 JFK공항을 떠나 인천으로 출발하려던 KE086 항공기는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가던 중 갑자기 다시 탑승구로 돌아가는 '램프리턴'을 했다.

 

통상 램프리턴은 항공기 정비 문제나 주인 없는 승객의 짐이 실리는 경우, 승객 안전에 문제가 생겼을 때 하는 것. 하지만 이날 대한항공 항공기는 탑승구에 사무장(수석 스튜어드)만을 내려놓고 다시 출발했다.

 

승무원이 1등석에 타고 있던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맏딸)에게 견과류를 봉지째 건넨 게 문제의 발단이 됐다. 조 부사장은 "무슨 서비스를 이렇게 하느냐. 과자를 왜 봉지째 주느냐"면서 승무원을 나무랐다.

 

서비스 시 승객의 의향을 물어본 뒤 견과류를 접시에 담아서 서비스해야 하는데 승객 의향도 묻지 않고 봉지째 갖다준 것이 규정을 어겼다는 것이다.

 

이에 해당 승무원은 "매뉴얼에 따른 것"이라고 대응했고 조 부사장은 사무장을 불러 서비스 매뉴얼을 확인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사무장이 태블릿컴퓨터에서 관련 규정을 즉각 찾지 못하자 해당 항공기에서 내리도록 한 것이다.

 

조 부사장은 사무장과 규정을 따지는 과정에서 이코노미석까지 들릴 정도로 "내려"라고 고함을 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조현아 부사장이 미국 뉴욕 JFK 공항에서 이륙하려던 자사 항공기를 돌려 승무원을 내리게 한 일이 8일 알려지면서 오너 일가의 지나친 월권 행위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항공기 출발이 지연돼 승객 250여명이 불편을 겪었다. 해당 항공편은 뉴욕에서의 출발시간이 20분 가량 지연됐고 도착도 예정보다 11분 늦었다. 

 

조 부사장은 대한항공의 기내서비스 및 호텔사업 부문 총괄을 맡고 있다. 그러나 항공법 상 운항중인 항공기 승무원에 대한 지휘·감독은 '기장'이 하도록 돼 있다. 이 때문에 조 부사장이 승무원을 내리도록 한 것은 월권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 관계자는 "기장이 동의해 해당 승무원이 비행기에서 내렸다"며 "기내 승무원의 서비스와 안전을 책임지는 조 부사장이 요구해 이뤄진 일로 램프리턴과 하기(下機) 과정에 절차상 문제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 조현아 대한항공 기내서비스 및 호텔사업 부문 총괄 부사장은 지난 달 29일 객실승무원 봉사단체인 '하늘천사' 소속 봉사자들과 김장나눔 활동을 실시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4월 이 회사 항공기에 탑승한 한 대기업 임원이 라면을 다시 끓여오라며 승무원을 폭행한 일이 있은 후로 승객의 기내 소란·난동 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었다.

 

지난 8월에는 '폭행·협박 등으로 기장 등의 정당한 직무 집행을 방해해 항공기와 승객의 안전을 해친 사람은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는 항공보안법 제43조 등과 경찰 인계사례 등을 소개한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

 

조 회장 맏딸인 조 부사장은 1974년생으로 키가 175cm가 넘고 평소 성격도 화통해 그룹 내에서 '여걸'로 꼽힌다. 미국 코넬대 호텔경영학과를 나와 2006년 대한항공 기내식사업본부 부본부장(상무보)을 맡으며 임원직에 올라 작년 3월 부사장까지 승진했다. 작년 5월에는 하와이에서 아들 쌍둥이를 낳아 원정출산 시비에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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