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에 복귀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행보에 속도가 붙고 있다. 삼성과의 빅딜,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 합병 결정에 이어 이번에는 이라크로 날아갔다.
9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김승연 회장은 지난 7일부터 한화건설이 시공중인 비스마야 신도시 현장을 방문했다.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 사미 알 아라지(Dr. Sami R. Al-Araji) 의장과 추가사업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도 가졌다.
김회장의 이라크 방문은 2012년 7월 이라크 전후 복구 사업 추가수주 협의를 위한 누리 알 말리키(Nouri al-Maliki) 전 이라크 총리 예방에 이어 2년 5개월만에 이뤄졌다.
김회장은 장시간 비행과 급작스런 기후환경의 변화가 건강회복에 좋지 않다는 주치의 건의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방문을 강행했다고 한화측은 설명했다. 이번 방문에는 금춘수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장, 이근포 한화건설 사장 등이 동행했고, 지난 10월 한화건설로 입사한 김동선 매니저도 해외 출장중 현지에서 합류했다.
김 회장은 8일 직원식당을 찾아 직원들과 함께 식사했고, 저녁에는 한화건설과 협력업체 임직원 전체와 외국인 근로자 대표를 초대해 만찬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이들이 가장 먹고 싶어했던 광어회를 한국에서 직접 공수해 만찬 자리에 내놔 환호를 받기도 했다.
김회장은 격려사를 통해 "타국에서 대한민국 건설사의 '위대한 도전'을 이어가는 한화건설과 협력사 임직원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며 "현장 임직원의 건강과 안위를 그 무엇보다 최우선에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테크윈 등 삼성계열사와의 빅딜에 대한 감회도 밝혔다. 김회장은 "최근 그룹이 획기적인 M&A를 성사시키며 대 도약의 기반을 마련했다"며 "방산과 석유화학 등 주력 사업분야에서 삼성의 새로운 가족과 함께 세계 톱 기업이라는 목표를 향해 도전하자"고 주문했다.
사미 알 아라지(Dr. Sami R. Al-Araji)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 의장의 갑작스런 방문을 있었다. 사미 의장은 이라크 내전 사태 이후에도 철수하지 않고 중단없이 공사 현장을 유지해준 한화건설에 감사를 표했다.
사미 의장은 “비스마야 신도시 소셜 인프라 시설 공사도 한화가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향후 두 차례 있을 국가 차원의 거대 사업 발주에도 한화가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라크 국민들의 희망을 짓는다는 신념으로 혼신을 다해 비스마야를 세계적인 휴먼도시로 만들겠다”고 화답했다.
김 회장이 방문한 비스마야 현장은 약 1830만 평방미터(550만평)부지에 분당규모인 10만가구의 신도시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총 공사비는 80억불이다. 현재 한화건설 340명, 협력사 304명, 외국인 6800여명 등 약 7450여명의 인력이 작업 중이다. 공사 최성수기에는 한국인 1500여명 등 2만명 이상의 인원이 동시에 투입된다.
총 8개 타운 중 첫번째인 A타운에는 내년 6월 A1 블록 1440세대가 처음으로 입주할 예정이다. 공사가 마무리되면 8개타운 59개블록 834개 동으로 구성된 매머드급 신도시가 조성된다.
김 회장은 “내전의 위험에도 동요하지 않고 공사를 진행한 것이 이라크 정부의 신뢰로 이어졌다"며 "이번 사업의 성공적 마무리를 통해 제2, 제3의 비스마야 신화가 이어지길 기대한다” 고 말했다. 김회장은 9일 비스마야 신도시 안전을 책임지는 SMS본부를 찾아 "혹시 모를 아주 작은 위험에도 노출되지 않도록 안전 유지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