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한 현대중공업이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간다. 인력 구조조정은 물론 사업 부문도 재편한다. 최대한 허리띠를 졸라매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계산이다.
14일 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이번 주부터 과장급 이상 150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전체 임직원 수의 5.3%에 해당하는 규모다.
현대중공업이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은 지난 2012년 이후 두번째다. 당시에는 100여명 규모였다. 이처럼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은 그만큼 현대중공업의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희망퇴직은 권오갑 사장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권 사장은 회사가 어려움에 처한만큼 구조조정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여러번 피력한 바 있다.
권 사장은 취임과 동시에 전체 임원의 31%를 줄였다. 급여체계도 호봉제에서 성과 위주 연봉제로 전환했다. 급여체계 변경 후 현대중공업 내부에서는 곧 인력 구조조정이 시작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현대중공업은 희망퇴직과 더불어 사업 구조조정에도 돌입했다. 현대중공업은 대규모 적자로 회사 손익에 영향을 주고 있는 플랜트사업본부를 해양사업본부에 통합시키기로 했다. 이를 통해 기자재 및 모듈 대량구매를 통한 원가 절감과 전체적인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프랜트사업본부는 지난 2002년 견적, 설계, 설치 등을 동시에 수행하는 EPC 사업을 시작한 이후 외형은 성장했지만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적자를 면치 못했다. 핵심기자재, 엔지니어링, 인력 등 주요 부분을 외부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서다.
이에 따라 조직 통합을 통해 적자요인을 최소화하고 기술과 경험있는 인력을 재배치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것이 현대중공업의 생각이다. 현재 수행중인 공사는 적자를 최소화시켜 마무리하고 설계, PM 등 해양사업에 경험있는 인력들을 집중 투입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회사 위기가 지속되고 있어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위기를 타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