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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띠 바짝죄는 현대중공업, 다음 타깃은?

  • 2015.01.16(금) 16:42

인력·조직 대규모 구조조정 돌입
사업 구조조정 예상..그린에너지 부문 거론

현대중공업이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조직을 줄인데 이어 이번에는 인력 감축에도 나섰다. 사상 최대 규모 손실의 후폭풍이 거세게 불어닥치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의 행보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조직 통폐합과 인력 감축을 단행한 만큼 다음 순서는 비핵심 사업 정리가 되지 않겠냐는 의견이 많다.

◇ 인력 슬림화

현대중공업은 지난 14일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전체 임직원의 5.3%에 해당하는 1500명 가량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로 했다. 직급은 과장급 이상이다.

인력 구조조정 발표로 현대중공업 내부는 술렁거렸다. 지난 2012년에도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지만 100명 남짓이었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인력 구조조정이라 내부 분위기는 뒤숭숭하다"며 "200~300여 명 정도로 예상했었는데 이렇게 많은 인원을 구조조정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사실 현대중공업의 구조조정은 이미 예상됐던 일이다. 권오갑 사장은 취임 이후 대규모 구조조정을 암시해 왔다. 단적인 예가 임원수 감축이다. 권 사장은 취임 직후 임원수를 종전보다 31% 가량 줄였다.
 
급여체계도 호봉제에서 성과급 연봉제로 전환했다. 개인별로 임원은 최대 70%, 직원은 60%까지 연봉 차이가 생기게 됐다. 연차만 올라가면 더 많은 급여를 받던 호봉제 체계를 과감히 벗어던진 것이다.

◇ 조직 슬림화

조직 통폐합도 단행했다. 지난해 하반기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조선 3사의 영업조직을 통합했다. 권 사장이 '영업'에 방점을 찍으면서 방만했던 영업조직들을 한데 모아 시너지를 내겠다는 복안이다.

기획실도 재정비했다. 기획실은 기획팀, 재무팀, 인사팀, 커뮤니케이션팀, 윤리경영팀, 준법경영팀, 자산운영팀 등 7개팀으로 구성됐다. 앞으로 현대중공업 체질개선과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획 및 조정 역할을 담당한다.

조직개편을 통해 현대중공업은 7개 사업본부 체제를 유지하되 본부아래 부문 단위를 기존 58개에서 45개로 22% 축소했다. 또 전체 부서도 432개에서 406개로 줄였다.
 
▲ 울산 현대중공업 본사 전경. 현대중공업은 최근 과장급 이상 총 1500여명을 대상으로 인력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또 조직통합 및 재편 작업도 단행했다. 업계에서는 작년 창사 이래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를 기록한 현대중공업이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나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해외법인 및 지사 조직도 바꿨다. 현재 조선 3사는 해외에 25개 법인과 21개 지사 등 46개 해외조직을 두고 있는데 사업성과가 낮은 법인과 지사는 통합해 운영 효율을 높이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해외주재원도 대폭 줄이고 필요한 인원에 대해서는 단기파견형태로 근무형태를 전환했다.
 
최근에는 실적이 부진한 플랜트사업본부를 해양사업본부에 통합했다. 외형은 커졌지만 핵심 기술을 전적으로 외부에 의존하던 플랜트 부문에 메스를 댄 것이다.

◇ 사업 슬림화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지속적으로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인력 감원과 조직 축소에 이어 비주력 사업도 정리대상으로 거론된다. 특히 그린에너지사업이 1순위로 꼽힌다.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현대중공업이 지난 2010년부터 사업 다각화를 위해 역량을 집중했던 분야다. 그린에너지 붐을 타고 잠시 빛을 보는가 했지만 경기침체로 이젠 골칫덩어리로 전락했다.
 

실제로 태양광과 풍력을 주력으로하는 그린에너지사업부문은 매년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태양광은 이미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간 지 오래다. 풍력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린에너지사업부문은 지난 2011년부터 매출액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 영업손실폭은 줄고는 있지만 여전히 해마다 1000억원 이상의 손실을 입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체 현대중공업의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작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는 비주력 사업인 만큼 정리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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