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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사업 구조조정 1호 '자원개발'

  • 2015.02.13(금) 15:58

현대자원개발 20대 1 감자..현대종합상사로 이관
구조조정 2호 '그린에너지' 예상

현대중공업이 본격적인 사업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첫 대상은 현대자원개발이다. 현대중공업은 권오갑 사장 취임 이후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중이다. 그동안은 인적 구조조정, 조직 구조조정 등을 진행해왔다.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언제쯤 어느 사업부터 구조조정을 할 것인지에 관심을 보였다. 사람과 조직에 대한 구조조정이 일정부분 완료된 만큼 마지막으로 사업 구조조정을 실시할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 성과 못낸 자원개발 '정리'

현대중공업은 그룹의 자원개발 전문 투자회사인 현대자원개발을 현대종합상사로 이관키로 했다. 이를 위해 13일 주주총회를 열고 현대자원개발의 20대 1 감자를 결의했다. 현대자원개발은 지난 2011년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오일뱅크, 현대종합상사가 각각 출자해 자본금 500억원으로 시작한 회사다.

현대자원개발의 지분 구조는 현대중공업 40%, 현대미포조선 35%, 현대오일뱅크 15%, 현대종합상사 10%로 구성돼있다. 이번 감자로 현대자원개발의 자본금은 25억원으로 줄어든다. 오는 3월 16일 감자가 완료된 이후에는 현대종합상사가 나머지 계열사들의 지분을 전량 매수한다. 현대자원개발은 현대종합상사의 100% 자회사가 되는 셈이다.

현대자원개발은 원래 현대종합상사의 자원개발부문이었다. 그룹 차원에서 해외 자원개발 프로젝트를 전문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계열사 출자를 통해 독립시켰다. 하지만 해외 자원 개발 프로젝트 발굴에 실패하면서 적자를 면치 못했다.



실제로 현대자원개발은 지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매년 18억원에서 19억원 규모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액도 20억원에서 27억원 규모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여기에 해외 자원 개발 프로젝트에서 잇단 실패를 맛봤다. 지난 1월에는 대표이사도 교체됐다.

현대중공업은 작년 3조2495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이에 따라 계속 적자를 내고 있는 현대자원개발을 가져갈 이유도, 여력도 없었다. 권오갑 사장은 이미 취임과 동시에 적자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예고 했었다. 현대자원개발은 그 시작인 셈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구조조정의 일환"이라며 "적자 사업을 정리하고 현대종합상사로 사업을 이관시켜 시너지를 내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 사업 구조조정 다음 차례는?

업계에서는 현대자원개발로 시작된 현대중공업의 사업 구조조정이 어디까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신호탄을 쏜 만큼 권오갑 사장의 스타일상 뒤이어 적자사업과 한계사업에 대한 정리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작년 4분기 부문별 실적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엔진 부문과 전기전자 부문, 건설장비 부문, 그린에너지 부문은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 중 엔진 부문과 전기전자 부문의 경우 조선 부문과 연계돼 있어 쉽사리 정리에 나서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건설장비 부문도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전통적으로 현대중공업이 이끌어 왔던 부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정리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업계에서 가장 유력한 다음 구조조정 대상으로 꼽는 것은 그린에너지 부문이다.
 
현재 현대중공업은 "계획이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경쟁업체들도 이미 태양광, 풍력 사업 등에서 철수한 상황이어서 굳이 이를 끌고갈 이유는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의 입장에서 그린에너지 부문은 정리한다고 해도 본체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부문"이라면서 "여기에 계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가장 유력한 정리대상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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