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세계적인 전력설비·자동화 기업인 스위스 AAB와 손잡고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확대에 나선다. 특히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마이크로그리드(Micro grid, 소규모발전)용 ESS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산이다.
삼성SDI는 25일 조남성 사장과 울리히 스피에스호퍼(Ulrich Spiesshofer) ABB사장이 스위스 취리히에서 마이크로그리드용 ESS 솔루션 공동 개발 및 판매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제휴에 따라 삼성SDI 리튬이온 배터리는 ABB의 PCS(Power Conversion System), EMS(Energy Management System) 등 전력부품 기술을 활용해 마이크로그리드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개발하고, 판매하게 된다.
삼성SDI는 ABB가 보유한 마이크로그리드 사업에 대한 노하우, 세계 전력회사들과의 네트워크에 삼성SDI의 제품 신뢰도, 글로벌 마케팅 능력이 더해져 수주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이크로그리드란 '소규모 독립형 발전망'을 뜻하며 원자력이나 화력발전 등 대규모 발전소에서 전력을 생산해 원거리까지 송배전하는 방식이 아닌 지역별로 소단위의 발전소를 만들어 전력을 직접 생산하고 소비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주로 열병합발전이나 디젤발전 등이 사용됐지만 최근에는 환경오염과 친환경에너지 사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ESS 기술이 발전하면서 신재생에너지와 ESS를 결합한 마이크로그리드 형태가 더욱 각광받고 있다.
이미 기존 전력망을 사용하기 힘든 도서, 탄광지역 등에서는마이크로그리드 방식을 이용하고 있으며, 학교와 공공건물에 적용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신재생에너지와 ESS만을 이용해 지역에서 필요한 에너지를 직접 생산하고 소비하는 '친환경에너지 자립도시' 개념도 도입되고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CO2 규제 강화와 정부 정책지원 등에 힘입어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활성화되고, 효율적 에너지 사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마이크로그리드용 ESS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미국 네비건트리서치의 2014년 발표에 따르면, 글로벌 마이크로그리드용 리튬이온 배터리 ESS시장은 2015년 299MWh에서 2022년 3419MWh로 연평균 41% 이상 급성장 할 것으로 전망됐다.
울리히 스피에스호퍼 ABB 사장은 "마이크로그리드 시장은 선진국과 신흥시장 모두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ABB의 차세대 전략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며 "이번 MOU체결로 상호협력을 통해 고객들에게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남성 삼성SDI 사장은 "ABB는 전력부품 부분 글로벌 리딩기업으로 양 분야 최고 기업들이 손을 잡았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며 "마이크로그리드용 ESS시장에서도 세계 1위에 올라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의 2차전지 전문조사 기관인 B3가 2014년 발표한 글로벌 LIB-ESS 시장전망'에 따르면 삼성SDI는 2014년 판매량 부분에서 23.6%의 시장점유율로 세계 1위에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