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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되풀이된 갈등' 이번엔 정말 끝낼까

  • 2015.03.31(화) 16:18

삼성·LG, 상호 법적분쟁 종결 합의
향후 갈등시 '대화와 협의' 통해 해결

삼성과 LG가 극적인 합의를 이뤄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그동안의 갈등을 해소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른바 '대타협'이 이뤄진 셈이다.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 LG전자·LG디스플레이는 31일 공동합의서를 통해 상호 진행중인 법정분쟁을 모두 끝내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디스플레이 기술유출을 포함해 지난해 불거진 세탁기 파손 논란 등 양사간 분쟁이 모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미래'에 대한 부분이다. 삼성과 LG는 현재 진행중인 법적 분쟁을 마무리하는 동시에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분쟁에 대해서도 대화와 협의를 통해 해결하기로 했다.

 

 

◇ 되풀이된 갈등

 

삼성과 LG간 갈등은 오래전부터 이어져왔다. 과거 삼성전자가 전자업에 진출하면서 시작된 충돌은 삼성과 LG가 세계시장으로 진출하면서 더 격화됐다. 특히 삼성과 LG의 주력사업이 전자부문이었던 만큼 양측 모두 물러서기 힘든 싸움이 계속됐다.

 

지난 2000년대 중반 LCD 패널 사이즈를 놓고 결국 다른 길을 선택했던 삼성과 LG는 기술적인 문제를 놓고도 충돌했다. 2000년대 후반에는 LCD TV 광원으로 사용되는 LED 적용기술을 놓고 시작된 갈등은 화질논쟁을 거쳐 이후 3D TV 기술방식까지 계속 이어졌다.

 

2011년에는 삼성전자 고위임원이 3D TV와 관련, LG디스플레이 사장의 발언을 비하하자 LG디스플레이 측에서 내용증명을 보내며 반발하기도 했다. 2012년에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기술유출 여부를 놓고 법정공방을 시작하기도 했다. 이후 삼성디스플레이가 손해배상을 청구하자 LG디스플레이가 반발하며 소송전으로 확대됐다. 양측의 갈등은 결국 정부까지 개입하며 지난해 9월 상호 제기한 소송을 모두 취하하며 일단 봉합됐지만 이후에도 갈등은 이어졌다.

 

TV 외에 가전분야에서도 대립의 역사는 계속돼 왔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해 베를린에서 개최된 IFA2014 전시회 기간중 조성진 LG전자 사장의 삼성 세탁기 파손 논란이 불거졌다.

 

조성진 사장이 현지 매장에서 삼성전자 세탁기를 테스트하며 제품을 파손한 것과 관련 '고의성' 여부를 놓고 양측의 갈등은 극에 달했다. 삼성전자는 조 사장 등을 고발했고, LG전자 역시 반발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양측이 합의에 실패하면서 검찰은 LG전자 관계자들을 불구속 기소하는 단계까지 진행됐다.

 

 

◇ 삼성-LG, '미래'에 방점

 

하지만 삼성과 LG가 극적인 합의에 이른만큼 양사간 최악의 상황은 피하게 됐다. 삼성과 LG 모두 소모적인 싸움을 지양하자는 점에 대해 최고경영진이 의견을 모은 만큼 이전의 합의와는 무게가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양측이 다소 이례적으로 합의서를 공개했다는 점은 '미래'에 방점을 찍은 것이 아니냐는 평가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 등 각사 대표이사들의 명의로 된 이 합의서에는 '사업수행 과정에서 갈등 분쟁이 발생할 경우, 법적 조치는 지양하고 양사간의 대화와 협의를 통해 원만히 해결하도록 하였습니다'라고 명시했다.

 

대표이사들의 의지가 반영됐고, 이를 대외적으로 공표했다는 점에서 과거 갈등과정에서 이뤄진 '일시적인' 합의와는 차이가 있다는 관측이다. 대외적으로 공표된 합의서가 존재하는 만큼 삼성과 LG 모두 이를 벗어나기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는 의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과거보다는 미래를 위한 결정으로 이해해달라"며 "삼성과 LG는 세계시장에서 건전한 경쟁관계로 성장해야 한다는 점에 양측이 의견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합의서를 공개한 것도 이같은 의지를 보다 분명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 역시 "앞으로의 상황은 이전과는 다르지 않겠느냐"며 "불필요한 갈등보다는 서로 도움이 되는 경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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