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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 쓰나미]①점점 더 강해진다

  • 2015.06.03(수) 09:58

아베 정권 출범후 엔저 기조 지속
원화 상대적 강세, 수출전선 '충격'

엔화 약세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그 충격이 국내경제와 산업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당장 수출전선은 물론이고 중국 관광객 감소 등 내수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문제는 '엔저 쓰나미'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환율시장 전망과 국내 제조업 상황, 대응방안 등을 정리해본다. [편집자]

 

일본 아베 정권이 출범하면서 내놓은 '아베노믹스'에 근거해 엔화 약세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원화는 상대적으로 가치가 높아지며(환율 하락) 국내기업들의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같은 엔저 상황이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과거 엔고 시대에 일본기업들이 고전했던 것처럼 국내기업들 역시 당분간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엔화 약세, 계속 이어진다

 

아베정권 출범 후 엔달러 환율은 저점대비 약 60%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2012년 9월 77.49엔이었던 엔달러 환율은 지난해 12월 121.46엔까지 상승했다. 올 들어서도 엔달러 환율은 120엔 전후에 머물러 있다. 이른바 '초(超)엔저 시대'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엔저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는 전망들이 많다. 미국 정책금리 인상 기대감에 따른 달러화 강세, 일본은행의 양적완화 추가 확대 가능성 등이 요인으로 제시된다.

 

여기에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아시아인프라은행(AIB),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사이에서 일본 역할을 중시하는 미국의 엔화 약세 용인 분위기 등 정치적인 함수도 결합돼 있다는 관측이다.

 

 

코트라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내에서도 연말까지 엔달러 환율이 120~125엔 사이에 머물러 있을 것이라는 전망들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달 29일 한국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엔화 약세 폭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치겠지만 달러화 강세 기조에 편승한 전반적인 엔화 약세 분위기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 수출전선은 이미 비상

 

엔화 약세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것과 달리 원화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8월 1017원을 기록했던 원엔 환율은 지난달 28일 이후 892원대까지 하락한 상태다. 문제는 이같은 엔저, 원고 기조가 한국기업들의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해외 주요시장의 수요부진과 함께 맞물리며 부정적인 영향이 점차 커지고 있다.

 

실제 올들어 수출은 5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5월 수출액은 전년동월대비 무려 10.9%나 줄었다. 특히 1월 1.0% 감소에서 매월 감소 폭이 커지고 있다. 5월의 경우 주요 품목중에는 반도체와 휴대폰을 제외하고 모두 수출이 줄었다.

 

중국 등 해외 주요시장 수요가 부진한 상태에서 환율영향으로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특히 일본과 해외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기업들이 받는 영향은 더 클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가 2013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 수출 상위 100대 품목중 일본의 상위 100대 품목과 중복되는 품목은 55개로, 이들 품목이 총수출의 54%를 차지하고 있다.

 

박상현 팀장은 "엔화 약세의 부정적 영향이 가장 크게 나타나고 있는 지역은 아세안"이라며 "국내 대아세안 수출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일본의 대아세안 수출은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기흥 국회입법조사처 경제산업조사실장도 "일시적인 환헤지 등의 노력이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각 기업들이 원화절상 추세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특히 외국에 생산시설이 마련된 대기업보다 환위험에 직접 노출돼 있는 국내 중소기업이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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