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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전쟁]유진기업, 한류콘텐츠로 요우커 잡는다

  • 2015.06.23(화) 09:06

여의도 MBC사옥 활용 '문화 면세점' 어필
유통사업 경험 및 안정적 경영능력 갖춰

▲ 유진기업 면세점 조감도

 

여의도 MBC사옥은 생방송 음악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날이면 한류 스타를 보러오는 학생들과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의 배경이 되기도 하면서 유명세를 타기도 했지만 MBC가 상암동 신사옥으로 이전하면서 옛 건물만 우두커니 남았다.

 

유진기업은 MBC사옥의 장점을 최대로 활용한 청사진을 제시하며 시내 면세점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방송국 공개홀과 녹화 스튜디오 등 건물 특성을 활용해 한류 콘텐츠를 접합시킨 문화 면세점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 한류 녹인 문화 면세점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한 시내면세점 경쟁에는 1곳 선정에 총 14개 기업이 참여해 대기업 부문보다 더 뜨겁다. 또 사업자로 선정된 후에도 대기업 면세점과의 경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유진기업은 한류 콘텐츠를 더한 ‘문화 면세점’이란 차별화된 콘셉트로 승부를 걸었다. 이를 통해 방문객이 한류 문화를 체험하고, 자연스레 면세점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유진기업이 MBC사옥을 후보지로 선정한 것도 이런 이유다.

 

▲ 유진기업 면세점 내부 개념도

 

유진기업은 기존 사옥에 있는 방송시설 등을 업그레이드 해 사용할 방침이다. 한류 공연을 직접 볼 수 있는 600석 규모의 공개홀을 만들고, 드라마 세트장을 복원해 드라마 속 상황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국내 연예 기획사 중 한 곳인 FNC엔터테인먼트와 공연 관련 사업을 펼치는 설앤컴퍼니와도 손을 잡았다. FNC엔터에는 씨앤블루와 AOA 등 아이돌그룹을 비롯해 여러 한류 스타들이 소속돼 있다.

 

유진기업 관계자는 “면세사업과 문화를 물리적(방송국 건물) 및 화학적(문화 콘텐츠)으로 결합시킨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며 “쇼핑 뿐 아니라 한국 문화 체험에 관심이 많은 관광객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 공항과 가까운 최적 입지

 

유진기업은 기존 관광지와는 차별화된 즐길거리를 갖고있는 여의도의 장점을 십분 살린다는 계획이다. 봄과 가을을 대표하는 벚꽃축제 및 불꽃축제, 한강 유람선, 여의도공원, 노량진 수산시장 등이 대표적이다. 또 최근 관광객의 발길이 빠르게 늘고 있는 신촌, 홍대 상권과의 연계 방안도 구상중이다.

 

김포공항 및 인천공항과의 접근성이 좋다는 것도 장점이다. 여의도는 공항 리무진 버스나 지하철 등을 이용하면 김포공항과는 20~30분, 인천공항까지는 한 시간이면 갈 수 있다. 그 만큼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데 유리하다.

 

한국리서치에 따르면 여의도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중 80%는 재방문 의사를 밝혔다. 재방문 이유로는 쾌적한 환경이 56.9%로 가장 많았고, 편리한 교통(12.6%), 숨겨진 관광명소(12.1%), 혼잡하지 않은 점(9.8%) 등을 꼽았다.

 

▲ 자료: 한국리서치

 

◇ 재무구조 튼튼, 유통사업 경험도 강점

 

유진기업은 중소·중견기업 면세점 사업 경쟁자 중 재무구조가 탄탄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 사업자의 경영능력이 주요 평가 항목이어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킬 계획이다.

 

유진기업은 시멘트와 레미콘 등 건설소재사업을 기반으로 나눔로또(통합복권사업)와 한국통운(물류), 유진투자증권 등 폭넓은 사업영역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 2008년 하이마트를 인수하며 재무구조가 악화되긴 했지만 이를 통해 유통사업의 경험을 쌓아 면세점 운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진기업은 지난해 말 기준 자산 9446억원, 매출 4840억원을 기록했다. 자기자본비율 54.8%, 부채비율 82.14%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유진기업 관계자는 “면세점은 인테리어와 상품 매입 후 재고관리 등 막대한 초기 투자비용이 필요하다”며 “최소 1000억원 이상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며 다양한 사업 경험을 통해 쌓은 경영 능력을 어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중소·중견기업인 만큼 유명 브랜드를 확보하기 어려운 탓이다. 또 대기업 중 한화갤러리아가 여의도 63빌딩을 후보지로 선택해 입지가 겹친다.

 

이와 관련 유진기업 관계자는 “사업계획서 작성 때 국내·외 50곳이 넘는 명품 브랜드의 입점 의향서를 확보했고, 새로운 중소·중견 브랜드를 발굴해 나갈 것”이라며 “한국관광명품협의회와 협력해 우수성이 입증된 브랜드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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