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이 아라미드 사업에서 돈을 벌기 시작했다. 앞으로 판로 확보와 제품 다양화 등 경쟁력을 갖추면 미래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5일 2분기 실적 관련 IR을 진행했다. 아라미드 사업의 이익이 아직 의미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듀폰(Dupont)과 소송이 마무리된 만큼 사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히 지난 1분기에 소송과 관련된 비용을 반영했고, 2분기부턴 그 동안 소송에 들어갔던 비용이 빠져 실적 개선에도 힘을 보탰다.
◇ 산업자재·화학사업 이익 쑥쑥
지난 2분기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영업이익 76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52.95% 증가한 수치다. 매출액은 석유수지 정기 보수와 필름 및 전자재료, 기타의류소재 구조조정 영향으로 9.25% 감소한 1조234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익 성장은 산업자재와 화학사업이 주도했다. 산업자재 영업이익과 매출액은 377억원, 4506억원을 기록했다. 성수기에 진입한 자동차소재와 아라미드의 이익 개선이 2010년 이후 분기 최고 실적을 이끌었다.
화학사업의 경우 영업이익은 291억원으로 전년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매출액은 128억원 줄어든 2595억원에 머물렀다. 매출 감소는 석유수지 정기보수 영향이 컸다. 다만 재고 물량을 충분히 확보해 정기보수에 따른 이익 감소는 없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패션 사업은 메르스 여파와 아웃도어 시장의 역성장으로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신규 액세서리 브랜드가 선전해 이익 성장을 거뒀다. 이 사업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759억원, 154억원이다.
필름·전자재료 사업과 기타·의류소재 사업 매출은 각각 1252억원, 1234억원이며 영업손실은 22억원과 36억원을 기록했다.
이진용 코오롱인더스트리 전무는 “석유수지의 대규모 정기보수와 노후 및 유휴 필름 생산설비 폐쇄가 있었음에도 산업자재와 화학사업의 계절적 성수기 및 경쟁력 강화가 이익 성장을 이끌었다”며 “산업자재와 패션사업이 비수기에 진입하지만 듀폰과의 소송 마무리로 변호사 비용 등이 줄어든 만큼 3분기에도 이익 성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 돈 벌기 시작한 아라미드 사업
코오롱에게 아라미드 사업은 중요하다. 듀폰과의 소송을 진행하면서 변호사 비용 등을 꾸준히 지출했고, 합의와 벌금까지 합해 3900억원이 들었다.
무엇보다 신소재인 아라미드가 코오롱의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진용 전무는 “내부적으로 신사업 아이템 발굴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새롭게 큰 그림을 그리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최근 성장성이 좋은 에어백과 타이어코드를 비롯해 아라미드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꾸준히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듀폰과의 소송을 끝낸 아라미드는 현재 공장 가동률이 95%에 달하고, 지난 7월에 이미 흑자를 달성해 미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가 증설 여력도 갖추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전까진 증설을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성준 코오롱인더스트리 신사업개발 담당 상무보는 “소송으로 인해 사업이 지지부진했던 만큼 새로운 판로를 확보하고,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아라미드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3000톤 규모의 아라미드 공장 증설이 가능한 부지를 확보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증설 시기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