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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플랜텍 워크아웃 돌입..'한숨 돌린' 포스코

  • 2015.09.30(수) 17:16

포스코, 채권단과 '워크아웃 경영정상화' MOU
추가자금 지원 없어..채권단 주도로 체질개선

포스코플랜텍이 마침내 워크아웃에 돌입한다. 그동안 외부 회계법인을 통한 실사를 거친 결과다. 업계에서는 포스코의 추가적인 자금 지원이 없으면 법정관리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하지만 포스코와 채권단의 원만한 합의로 포스코플랜텍은 회생의 기회를 잡게 됐다.

포스코는 산업은행을 주채권은행으로 하는 '채권금융기관협의회'와 포스코플랜텍 워크아웃 경영정상화 이행약정(MOU)을 체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MOU를 통해 채권단은 부실 채권에 대해 향후 4년간 원금 상환을 유예키로 했다. 포스코플랜텍은 울산 공장 등에 대한 자구 계획을 충실히 이행하고 포스코는 관련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프로젝트 발주를 지원해 경영 정상화를 추진키로 했다.

다만 워크아웃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채권단의 출자전환이나 포스코의 추가 유상증자는 없다. 그동안 쟁점이 됐던 포스코의 추가 자금 지원 여부와 관련, 포스코 측의 주장이 받아들여진 셈이다. 채권단이 포스코의 '추가 자금지원 불가'라는 원칙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향후 주요 채권단과 자금관리단은 자구노력 평가를 위한 '경영평가위원회'를 운영해 정기적으로 포스코플랜텍의 경영실적을 평가하고 그 결과에 따라 경영진 교체 또는 자구 계획을 수정,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주요 경영목표 2년 이상 연속 달성, 자체 신용 기반의 정상적인 자금조달 가능, 부채비율 200% 이하 달성 등 채권단이 명시한 요건을 갖추게 되면 포스코플랜텍은 워크아웃을 졸업하게 된다.
 
아울러 포스코는 포스코플랜텍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력을 상실해 포스코플랜텍은 포스코의 연결대상 종속기업에서 제외된다.

포스코플랜텍은 지난 1982년 설립된 포스코의 우량 계열사다. 철강 및 비철에서부터 화공, 에너지, 해양모듈 등에 이르기까지 착실히 쌓아올린 기술력을 바탕으로 작지만 강한 기업으로 성장해왔다. 하지만 지난 2013년 포스코의 대표적인 부실 기업 인수 사례로 꼽히는 성진지오텍과 합병하면서 실적이 급락하기 시작했다.

합병 첫 해 630억원의 손실을 입었던 포스코플랜텍은 작년 189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나락으로 떨어졌다. 이후 포스코는 포스코플랜텍에 약 5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지만 회생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결국 포스코는 부실 계열사 정리 차원에서 포스코플랜텍의 워크아웃을 추진했다.

하지만 워크아웃 추진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포스코는 포스코플랜텍에 대한 추가적인 자금 지원은 어렵다는 방침을 세웠다. 각종 비리와 부실로 포스코 자체도 고강도 구조조정에 들어간 상태인 만큼 부실 계열사를 지원할 여력이 없어서였다.

반면 채권단은 포스코의 추가 자금 지원 불가 방침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했다. 모기업인 포스코를 보고 그동안 포스코플랜텍에 지원을 해왔는데 이제와서 포스코가 발을 빼겠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는 것이 채권단의 반발 이유였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포스코플랜텍이 워크아웃이 아닌 법정관리로 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수 차례의 협상 끝에 지난 6월 포스코와 채권단은 포스코플랜텍의 워크아웃 개시에 기본적으로 합의했다. 다만 외부 회계법인의 실사를 통해 회생 가능 여부를 판단한 후에 본격적인 워크아웃을 실시키로 했다. 따라서 이번 워크아웃 MOU 체결은 실사 결과 회생에 무게를 뒀다는 것을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MOU 체결로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곳은 포스코라는 의견이 많다. 우선 부실 계열사를 연결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게 된 만큼 포스코의 실적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채권단에게 그동안 포스코가 주장해왔던 추가 자금 지원 불가 방침을 관철시킴으로써 향후 추가적인 자금 유출을 막을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로서는 일단 최선의 결과를 도출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포스코가 추진하고 있는 각종 구조조정도 이번 사례를 바탕으로 조금씩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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