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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다시 달리자!]금호석화, '고기능·친환경'으로 승부

  • 2015.10.29(목) 08:26

고기능 제품 개발 위해 소재 연구팀 신설
세계 일류제품 9개에서 20개로 확대 계획

세계 경제가 여전히 불안한 가운데 한국 기업들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정부의 전방위적 지원에 힘입어 부활하고 있는 일본기업과 가격과 기술 모두 턱 밑까지 추격한 중국기업 사이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한국 기업들은 부단한 혁신을 통해 위기를 퀀텀 점프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주요 기업들의 전략과 사업을 점검해 본다. [편집자]

 

금호석유화학이 업황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고기능·친환경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금호석화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전방산업인 자동차 타이어 시장의 매출이 줄면서 주력 제품인 합성고무 및 합성수지 제품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분간 이 시장의 시황 개선 가능성도 크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따라 금호석화는 고기능·친환경 제품 개발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려면 국내외 규제에 대응할 수 있으면서도 차별화된 기능을 제공할 수 있는 제품이 있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화학물질에 대한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제품의 유해성을 낮추고 친환경성을 높여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금호석화가 고기능 및 친환경 제품 개발과 공정 개선에 주력하는 이유다.

 

 

◇ 친환경 코드를 이식하라 

 

금호석화는 지난 2012년 SSBR(Solution Styrene Butadiene Rubber, 고기능성 합성고무) 제품의 생산능력을 기존 2만4000톤에서 6만톤으로 늘렸다. 당시 업계에선 에너지 효율이 높고 안전성을 확보한 고성능 친환경 타이어에 대한 수요가 늘어 글로벌 SSBR 시장이 연평균 11% 이상의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최근들어 글로벌 경기 둔화로 완성차 시장이 침체되면서 타이어 시장의 성장세도 주춤하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자동차 및 타이어 시장의 회복과 함께 고성능 타이어 수요가 늘어 SSBR의 사업성은 높다는 게 금호석화를 비롯한 석유화학업계의 판단이다.

 

실제 업계에선 일반 타이어보다 실리카를 이용한 친환경타이어 시장이 확대돼 SSBR 시장이 연평균 6% 성장해 2020년에는 7조5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리카는 타이어 제작시 고무와 합성 후 사용되는데 일반 타이어에 사용되는 카본블랙보다 연비와 접지력이 좋은 반면 재료비가 비싸고 가공속도 저하 등의 단점이 있어 고성능 타이어 위주로 사용된다.

 

한 석유화학업계 고위 관계자는 “현재 SSBR 등 합성고무 시장의 여건이 좋지는 않다”면서도 “자동차 시장이 중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좋아진다면 고무 시황 역시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호석화는 올해 초 고무연구팀에서 SSBR연구팀을 별도로 분리해 글로벌 타이어 생산업체들과 기술협업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에 더해 합성라텍스 제품인 NB라텍스의 물성을 다양화해 인장강도와 가공성이 높으면서도 안전 기준을 만족시키는 제품 개발도 진행 중이다.

 

▲ 금호석유화학의 SSBR이 적용된 고성능 타이어(좌)와 탄소나노튜브 제품(우)

 

금호석화는 CNT(탄소나노튜브) 복합소재 역시 향후 그룹의 주력제품으로 눈여겨보고 있다. 이 제품은 인장강도가 철보다 100배 뛰어나고 전기전도성은 구리보다 1000배 가량 높다. 이런 이유로 코팅 등 단일제품보단 다른 소재에 응용할 수 있는 복합소재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금호석화는 SSBR과 마찬가지로 CNT연구팀을 신설했고, 고전도성 CNT를 확보하는 작업과 가전용, 자동차용 복합소재 등 CNT 응용제품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합성수지 제품에는 친환경 코드를 이식하기 위한 연구가 한창이다. 이미 탈석유 생분해 화학소재인 바이오 폴리올(Bio-Polyol)을 개발해 자동차 몰드 폼에 적용했고, 저 VOC(휘발성유기화합물, 인체에 유해한 성분)용 자동차 흡음재도 개발하고 있다.

 

금호미쓰이화학은 난연제를 넣지 않은 인체 친화적 자동차 시트커버용 폴리우레탄 시스템과 바이오 원료를 응용한 친환경 제품 개발을 진행 중이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인체에 유해한 물질과 환경을 오염시키는 화학물질을 줄인 친환경 제품을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제품 공정개선을 통해 원료를 절감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것 역시 친환경적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 일류 제품으로 시장을 넓혀라

 

고기능·친환경 제품을 바탕으로 금호석화는 세계 일류 제품의 숫자를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금호석화가 세운 일류 제품 기준은 세계시장 점유율 5% 이상 및 5위 이내의 지위를 갖는 제품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현재 금호석화의 일류 제품은 합성고무 7개와 정밀화학 2개 등 총 9개 제품이다. 금호석화는 오는 2020년까지 일류 제품 20개를 보유해 매출 20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금호석화는 해외영업 조직을 확대하고 기술 영업을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여나가고 있다. 

 

금호석화는 타이어뿐 아니라 비(非)타이어 부문(합성수지)에서도 고객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아스팔트 개질제(본래 성질이나 속성을 바꾸는 화학제), 호스 등을 만드는 글로벌 기업들을 상대로 공급량을 늘리거나 추가적인 매출처를 확보해 나간다는 목표다.

 

▲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이 지난달 증설을 완료한 금호폴리켐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한편 금호석화는 생산설비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합성고무 등 주력제품 시장이 공급과잉 등으로 어렵지만 지금의 위기를 극복한다면 향후 시장을 이끌어 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호폴리켐은 지난달 EPDM(이중합성고무) 4라인을 증설, 연간 22만톤의 제품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이는 금호석화의 독자 기술로 3년 만에 생산능력을 2배 늘린 것이다. 또 내년 3월에는 금호피앤비화학이 생산공장 증설을 마무리한다. 금호미쓰이화학은 2017년까지 폴리우레탄 원료인 MDI(Methylene Diphenyl Diisocyanate) 10만톤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은 “합성고무가 공급과잉으로 초경쟁 상황에 진입했지만 시장에서 살아남는다면 새로운 리더로 거듭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석유화학 세계 일류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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