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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립 대우조선 사장 'Again 2010'.."올해 5000억 흑자"

  • 2016.03.10(목) 15:47

매출 12조원..인력 3만명으로 최적화
올해 수주목표 108억 달러..수주잔량 충분

"작년 6월 이 자리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이 어려울 것 같다고 말씀 드렸다. 지난 10개월이 위기였다면 이제는 희망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10일 서울 중구 대우조선해양 본사 사옥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 참석, 시종일관 웃음 띤 여유로운 모습으로 말을 이어갔다. 작년 6월 열렸던 기자 간담회 때의 무거운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정 사장은 이번 간담회에서 세가지 단어를 강조했다. '흑자', '예측 가능', '자존심'이었다. 작년에는 해양 부문의 대규모 손실로 실적이 크게 악화됐지만 올해는 다르다는 것이 정 사장의 주장이었다. 기자 간담회 내내 강한 어조로 "예측 가능한 시스템을 만든 만큼 올해는 흑자를 달성해 실추된 자존심을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 "올해 5000억원 규모 흑자 자신"

정 사장은 작년 5조500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 이유를 세 가지로 꼽았다. 가장 큰 것은 해양 사업부문에서의 손실이었다. 대우조선해양은 작년 해양부문에서만 약 3조원 가량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산했다. 이어 풍력 등 신사업에 대한 투자 손실과 계열사 지원 과정에서의 위험 관리 실패가 손실의 원인이었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작년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4분기에도 결손이 날 우려가 있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4분기에도 손실이 났다"며 "하지만 실질적으로 이번에 발표된 숫자는 채권단 실사에서 예견된 숫자였던 만큼 내부적으로는 4분기에 새로운 손실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가 작년 대규모 손실에도 불구 자신있게 이야기 할 수 있었던 데에는 그동안 대우조선해양이 진행한 각종 구조조정 작업이 성과를 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 사장은 작년 예측 가능한 손실을 모두 실적에 반영하면서 과거와 달리 예측 가능한 시스템을 갖췄다는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했다.

 

 
정 사장은 "가장 어려웠던 해양공사가 어느 정도 통제 가능한 범위 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면서 "올해 9개 해양 프로젝트를 인도할 예정인데 9개 모두 순조롭게 제작되고 있어 해양에서 더 이상의 추가적인 손실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또 "신사업과 새로운 투자에 대해서는 거의 다 정리했다"며 "풍력도 정리했고 골프장도 매각했다. 신사업 쪽에 투자한 부분에 대해서는 철수하면서 이미 손실 인식을 다 마쳤다"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은 풍력사업과 관련, 캐나다 풍력 제조공장은 법정관리를 통해 정리했다. 미국 풍력단지는 매각이 진행 중이다. 본사 사옥 매각은 다시 추진할 계획이다.

정 사장은 "올해는 불확실성이 대부분 제거됐다고 생각한다"면서 "올해는 분위기상으로는 분명하게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더 이상 적자는 안나는 구조가 1분기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열중 대우조선해양 재무본부장(부사장)은 "내부적으로 5000억원 규모의 흑자를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 "예측 가능해졌다"

정 사장은 이날 '과거로의 회귀'를 선언했다. 대우조선해양이 가장 효율적으로 운영됐던 지난 2009년과 2010년 시절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당시 대우조선해양은 매출액 11조~12조원. 인원은 3만명 수준이었다"며 "당시 생산능률은 90%를 넘어섰다. 최적 상황인 그 때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지난 2010년 대우조선해양은 매출액 12조745억원, 영업이익 1조110억원을 기록했다.
 
그는 "지난 2014년은 매출 16조에서 인원이 5만명 수준이었다"면서 "최적 상황보다 오버 로드가 걸려 통제가 안되는 상황에서 적자를 입었다. 가장 적정 수준인 매출액 12조원, 인원 3만명 수준을 유지하면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결국 해양 물량 증가로 인원과 기술 등의 측면에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것이 패착이었던 셈이다.

이와 관련 조욱성 대우조선해양 관리본부장(부사장)은 "이제는 조선소에서 공정 예측이 가능해졌다"며 "이는 인원투입을 우리가 조절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그는 "기존 5만5000명이었던 인원이 현재 4만2000명으로 줄었다"면서 "매출액 12조원를 기준으로 했을때 지금 조선소에 들어와 있는 인력들이 정상적이지 않지만 정년 퇴직과 물량팀 등이 자연적으로 빠져나가면 우리가 원하는 3만명, 최적의 인력을 만들 수 있다"고 자신했다.

대우조선해양은 그동안 무분별한 해양부문 수주로 인력 수요가 크게 늘어났다. 기존 하청업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상근 인력만으로는 물량을 감당할 수 없었다. 이에 따라 외부에서 20~30명 단위로 묶여 프로젝트별로 계약해 일을 하는 소위 물량팀으로 
이를 메워왔다. 물량팀은 이 조선소에서 프로젝트가 끝나면 다른 회사 조선소로 가서 다시 계약하고 일을 하는 시스템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인력이 5만명 수준까지 늘어난 이유다. 이는 조선소에 과부하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 물량팀의 기술 편차가 커 프로젝트 수행에 차질을 빚었다. 이런 것들이 쌓이면서 결국 대우조선해양의 부실을 가져왔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2014년 대우조선해양의 인원이 5만명이었을 당시 물량팀의 비중은 40%에 달했다. 하지만 이제는 이 비중이 크게 줄었다는 것이 대우조선해양의 설명이다.
 
◇ "자존심 반드시 회복한다"

정 사장은 올해 반드시 흑자를 실현해 떨어진 자존심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그는 "지난주 임원 워크숍을 하면서 궁극적 목표로 최고 기술력과 원가 경쟁력 확보를 꼽았다"며 "중국 추격과 일본의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은 기술력 밖에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대우조선해양은 이미 LNG와 방산 등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문제는 원가 경쟁력 확보인데 중국, 일본과 같은 방식으로 선박을 건조해서는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는 판단이다. 그래서 조선산업에 ICT를 접목, 사이버 공간에서 각각의 조직을 연결해 최상의 생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생산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수주 목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올해 수주 목표를 108억달러로 잡았다. 상선부문에서 60억달러, 해양부문에서 40억달러, 특수선 부문에서 8억달러다. 정 사장은 "사실 108억달러 목표는 현재의 상황을 감안하면 도전적인 목표"라면서도 "하지만 유가가 조금씩 반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만큼 내년 하반기에는 안정될 것으로 보이고 상선도 올해 하반기는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도전적인 목표이기는 하지만 현재 수주 잔량을 경쟁사들에 비해 100억달러 가량 많이 가지고 있어 일 하는데에는 전혀 어려움이 없다"며 "올해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현재 작업하고 있는 9개 해양프로젝트 적기 인도를 통한 추가적인 부실을 없애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사장은 "일각에서는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밑빠진 독에 물붓기 아니냐는 이야기를 많이들 하는데 솔직이 그것이 가장 뼈아픈 지적"이라면서 "자신있게 말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은 밑빠진 독이 아니라 방수처리가 잘된 독"이라고 말했다.

그는 "잠시 경영판단 실수로 대규모 결손을 냈지만 펀더멘탈면에서 대한민국 최고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결과로서 말씀 드리겠다. 올해와 내년의 결과로 대우조선해양이 걱정하는 것처럼 역량이 없는 회사가 아니라는 것을 자존심을 걸고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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