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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카 시대, 결국 배터리에 달렸다

  • 2016.04.15(금) 14:57

'전기차=스마트카' 인식 확대될 것
완충시 500km 주행 가능한 배터리 개발중

전기차를 통한 3차 산업혁명 시기가 도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기차가 '친환경차'란 이미지를 뛰어넘어 IT 기술과 결합한 ‘스마트카’ 형태로 진화하고 있어서다.

 

스마트카는 무인 자동차 시스템을 구현해 자동차를 운송수단이 아닌 핵심적 이동공간으로 탈바꿈 시킬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같은 스마트카 시대가 정착되기 위해선 전기차 배터리 기술 발전이 우선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전기차 = 친환경→스마트카

 

2014년부터 3년 연속으로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선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의 수장이 기조연설을 하면서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가장 먼저 연설한 루퍼트 슈타들러(Rupert Stardler) 아우디 회장은 자동차가 달리는 것(1세대)에서 길들이는 것(2세대), 기술을 바탕으로 한 고급화(3세대) 등을 거쳐 새로운 4세대가 열렸다고 주장했다. 그가 말한 4세대의 핵심은 IT 기기와 자동차의 연결(Connectivity)이었다.

 

지난해에는 디터 제체(Dieter Zetche) 벤츠 회장이 연사로 나서 “자동차는 지금까지 수송 목적을 지닌 수단으로 발전했지만 앞으로는 핵심적인 이동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벤츠는 미래형 자율주행 콘셉트카인 ‘F015 럭셔리 인 모션’을 공개하며 자동차 내부 공간이 회의실을 비롯한 다양한 공간으로 사용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올해는 폭스바겐 CEO인 헤르베르트 디스(Herbert Diess)가 CES의 시작을 열었다. 그는 “자율 주행은 일상 생활의 일부가 돼 자동차를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라며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기술을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폭스바겐 역시 CES에서 콘셉트카인 ‘버디’를 공개해 자율주행 전기차의 필연성을 강조했다.

 

▲ 그래픽 = 김용민 기자

 

그동안 전기차 시장의 성장 동력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자동차 연비 및 환경규제였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은 이 같은 규제에 부합하기 위해 대용량 배터리를 활용한 전기차를 만들기 시작했다.

 

과거와 달리 최근 들어 전기차의 중심이 친환경차에서 스마트카로 전환되고, 이에 따른 시장 패러다임이 바뀌기 시작하면서 전기차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갖게 됐다. 전기차는 스마트카의 기본 조건이기 때문이다.

 

전기차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를 친환경과 연비, 신재생에너지 측면에서만 바라봐선 안 된다”며 “전기차 시대가 다가온 것은 자동차와 IT 기술의 융합, 새로운 생산성 혁명을 위한 사회적 요구 때문이며 석유가격과 상관없이 전기차에 대한 요구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 전기차의 핵심, 배터리

 

전기차가 3차 산업혁명의 주역이 되기 위해선 핵심 부품인 배터리 기술의 발전이 필수적이다.

 

과거의 1·2차 산업혁명은 증기 및 내연기관차의 발명으로 운송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 생산성이 급증하면서 이뤄졌다. 3차 산업혁명은 자율주행이 가능한 스마트카(전기차)를 통해 이동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IT 기술 발달로 인한 무인주행과 함께 충전 후 장거리 차량 이동을 가능케 하는 배터리 기술의 발전이 필수적이다. 특히 차량에 장착된 IT 기기들로 인해 배터리 사용량은 지금보다 더욱 늘어나게 된다. 배터리 기술의 발전이 전기차 시대의 도래를 결정짓는 요소로 꼽히는 이유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스마트카의 기반은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라며 “3차 산업혁명은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 기술에 달렸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에 출시된 테슬라의 ‘모델3’는 완전 충전 시 346km 운행이 가능하고, 오는 6월 출시 예정인 GM의 볼트(Bolt, LG화학 배터리 탑재)는 항속거리(1회 충전시 주행 가능거리)가 322km 수준이다. 이는 전기차 1세대인 닛산의 리프와 비교하면 약 2.5배 가량 증가한 것이고, 국내 소형차 주행거리의 절반 정도다.

 

배터리 기술 발달로 전기차 거리가 늘어난다면 완성차 시장에서 전기차 비중은 가파르게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전기차 배터리 생산 기업들은 장거리 운행이 가능한 배터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SDI는 올초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밀도를 보유한 전기차용 배터리셀 시제품을 공개하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 제품은 1회 충전 시 최대 600km 주행이 가능한 배터리셀로 오는 2020년이면 양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LG화학 역시 비슷한 시기에 500~600km 주행 가능한 배터리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전기차 시장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에너지밀도 등 배터리 성능을 대폭 개선하는 것”이라며 “2019년 이후엔 완전 충전시 600km 가량 주행 가능한 배터리가 상용화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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