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취임 후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부실 계열사를 정리하고, 재무구조 개선 및 실적 회복이란 성과를 주주들로부터 인정받았다.
포스코는 10일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제 49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권오준 회장을 임기 3년의 차기 회장으로 선임하는 안건 등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 이사 선임 안 및 보수 상향 안건 통과
이날 주주총회에선 2016년도 사업 결과에 따른 재무제표 및 사내외 이사의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3개의 안건이 상정됐다. 이 중 가장 주목을 끈 것은 이사 선임 안이다. 사내이사 선임 건으로 권 회장의 연임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권 회장은 지난해 12월 9일 이사회에서 연임의사를 밝혔고, 올 초 포스코 CEO 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회장 후보로 추천됐다. 주총을 앞두고 포스코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중립 의견을 밝히며 선임 안 통과 가능성에 노란불이 켜지기도 했지만 주주들의 반대 없이 무난하게 권 회장 연임 안건이 통과됐다.
▲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10일 열린 주주총회를 통해 회장 연임에 성공했다. |
이와 함께 장인화 부사장과 유성 부사장도 새롭게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장인화 부사장은 철강솔루션마케팅실장과 기술투자본부장을 역임하고 현재 포스코 철강생산본부장을 맡고 있다. 유 부사장은 신사업관리실장과 'PosLX' 사업단장 등을 거쳐 기술본부장으로서 고부가 제품 기술과 리튬, 양극재 등 신사업을 이끌고 있다.
사외이사로는 김신배 전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과 장승화 서울대 법학부 교수, 정문기 성균관대 경영학과 부교수가 선임됐다.
주총의 또 다른 관심사였던 이사 보수한도 상향 승인건도 주주들간 이견 없이 통과됐다. 이에 포스코는 이사 보수한도를 기존 7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올렸다.
권 회장은 “포스코 이사 보수한도는 2010년 이후 지금까지 70억원으로 유지됐다”며 “재무구조 개선과 향후 경영성과에 대한 보상, 책임경영 등을 고려해 이사 보수한도를 100억원으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00억원은 동종업계 보수한도와 다른 대기업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주주총회 분위기는 예전과 달리 조용했다. 포스코가 지난해 2조844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전년대비 18% 성장했고, 순이익 역시 1조482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의 경영성과를 거둔 점을 주주들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주총에 참가한 한 기관투자자는 "구조조정에 성공하고, 솔루션 마케팅을 통해 역점 사업인 월드 프리미엄 제품(WP, 고부가 철강제품) 판매에 성공하는 등 회사가 수익성을 확보했다"며 "권 회장이 연임에 성공했으니 회사를 긍정적으로 방향으로 이끌어 수익성을 확대, 주주 입장에서 회사의 주가 상승 및 배당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권오준 "비(非)철강 경쟁력 강화하겠다"
권 회장은 포스코가 WP 제품과 솔루션 마케팅 등으로 철강 본원 경쟁력은 회복한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철강사업은 수익성을 회복했고, 이를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체질을 갖췄다"며 "경쟁사가 생산하기 힘든 WP 제품을 우리 제철소에서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갖췄고, 이를 솔루션 마케팅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형태로 판매하겠다는 전략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철강을 제외한 비철강 사업 부문과 회사의 신성장동력 확보라는 부분에선 아쉬움을 드러냈다. 권 회장 취임 전, 포스코는 무리한 사업 확장과 M&A(인수·합병), 철강업황 악화 등의 이유로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된 상태였다. 이에 권 회장은 부실 계열사를 정리하고 재무구조 개선에 주력했다.
이 과정에서 신사업 분야에는 보수적 투자기조를 가져갈 수 없었다. 권 회장은 이 점을 신성장 동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이유로 꼽았다.
▲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10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신성장동력 사업 육성에 대한 계획을 밝혔다. |
연임에 성공한 권 회장은 소재와 에너지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키울 계획임을 밝혔다. 그는 "그룹 내 사업 중 에너지와 소재 사업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며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2차전지에 사용되는 양극재 및 음극재 소재 사업을 세계적 수준으로 키워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선 마이크로 그리드 체제를 개발해, 포스코 고유 모델을 육성할 것"이라며 "포스코 그룹 내 각 계열사들도 개별 사업이 아니라 융합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드는데도 주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