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27일 올해 1분기 매출액 14조6572억원, 영업이익 921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지난해 1분기에 비해 9.7% 늘었고, 영업이익은 82.4% 급증했다. 지난 7일 발표한 잠정실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특히 이번 실적은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단독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처음 내놓은 성적표라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올해 1분기 LG전자의 영업이익은 2009년 2분기 1조2438억원 이후 8년만에 가장 큰 금액이다. 지난해 4분기 352억원 적자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극적인 반전'을 이뤘다.
▲ 조성진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
이 같은 실적호전에는 냉장고와 세탁기, 에어컨 등 생활가전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부문에서 역대 최대의 실적을 냈다면 LG전자는 생활가전이 성장엔진 역할을 톡톡히 했다.
실제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는 올해 1분기 4조6378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체 매출의 3분의 1 가량을 담당했다. TV사업을 하는 HE사업본부 매출이 4조3261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이었던 것과 달리 H&A사업본부는 같은 기간 9.9%의 매출증가를 이뤄내 가전 명가의 자존심을 세웠다.
특히 영업이익 증가폭이 눈부셨다. H&A사업본부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27.7% 늘어난 5208억원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영업이익률도 사상 처음으로 두자릿수인 11.2%를 달성했다.
상냉장∙하냉동 냉장고, 트윈워시, 휘센 듀얼 에어컨 등 주력 제품은 물론 트롬 스타일러, 건조기, 퓨리케어 공기청정기 등 신성장 제품의 판매가 크게 늘면서 매출과 수익을 동시에 견인했다. 세탁기 박사로 불릴 정도로 생활가전분야에 정통한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의 리더십이 제대로 통했다.
HE사업본부의 경우 매출액은 제자리 걸음을 했지만 이익률이 높은 프리미엄 TV 판매비중이 늘고 비용절감 노력이 더해져 영업이익은 3822억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4% 증가한 것으로, 이 덕분에 HE사업본부 역시 1분기 기준으로 가장 높은 8.8%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그간 LG전자 실적의 발목을 잡던 스마트폰도 적자 탈출의 가능성을 확인해줬다. 올해 1분기 MC사업본부는 매출액 3조122억원, 영업손실 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5년 2분기 이후 계속된 적자흐름에서 벗어나진 못했지만 지난해 연간 1조20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낸 것에 비하면 매우 고무적인 결과다.
자동차 전자장비를 담당하는 VC사업본부는 매출액 8764억원, 영업손실 14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GM 등 주요 거래선에 본격적으로 부품을 공급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증가했지만 투자비 부담으로 영업손실이 이어졌다.
LG전자는 올해 2분기 실적도 비교적 낙관하고 있다. 계절적 성수기를 맞아 에어컨, 냉장고 등의 수요가 증가하는데다 초프리미엄급 제품인 'LG 시그니처'를 앞세워 수익성을 더 높일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특히 전략 스마트폰인 'G6'의 글로벌 출시를 통해 프리미엄 시장에서 재도약의 기반을 마련해 점차적으로 수익성을 높인다는 방침을 세웠다.
LG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진행해온 사업구조 개선 활동을 마무리하면서 경영효율성을 높인 것이 주효했다"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양적, 질적으로 모두 성장하는데 역량을 집중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