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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필드 쾌적함의 비결, LG전자에 있었다

  • 2017.06.28(수) 14:07

초대형 냉방시설 생산하는 LG전자 평택공장
'작업투입까지 5년' 숙련도·기술력으로 승부

지난 27일 경기도 평택 LG전자 칠러(대형 냉난방기) 생산공장. 축구장 4개 크기(190m*150m)의 공장 안에는 50톤의 철제 제품을 옮길 수 있는 오버헤드 크레인 11대가 곳곳에 서있다.

LG전자 평택공장은 대형 건축물에 들어가는 냉난방 제품인 칠러를 생산하는 곳이다. 거실의 에어컨이 가정용, 천장에 붙어있는 시스템 에어컨이 사무실용이라면 칠러는 쇼핑몰, 병원, 발전소 등 대형 건물에 들어가는 대용량 에어컨이다.

박영수 칠러사업담당 상무는 "옥상에 물이 쏟아지는 냉각탑이 있다면 그 건물에는 칠러가 설치돼있다고 보면 된다"며 "지난해 문을 연 스타필드 하남에도 LG전자가 납품한 200억원짜리 칠러가 가동 중"이라고 했다. 스타필드는 값이 저렴한 심야전력을 이용해 얼음을 얼린 뒤 낮에 이를 녹여 냉방에 활용하는 등 복합적 냉난방 설비를 갖추고 있다.

 

▲ 칠러 생산에는 작업자의 숙련도가 필수적이다. LG전자 직원이 27일 평택 칠러 사업장에서 칠러의 열교환기를 생산하고 있다.


건물의 크기와 구조가 다르고 고객의 요구사항도 천차만별이라 칠러는 작업자들의 숙련도에 따라 제품의 품질이 결정된다. 철판을 잘라 용접을 하고 검사와 시운전을 하기까지 하나하나 사람의 손을 거친다. 생산 중인 칠러의 크기도 작게는 냉장고만한 것부터 크게는 기관차만한 것까지 다양했다.

 

이렇다보니 신입사원이 교육을 마치고 생산현장에 투입되기까지 약 5년이 걸린다. 만들고 싶다고 아무나 만드는 제품이 아닌 셈이다. 고명해 칠러생산팀장은 "숙련된 작업자들도 편차가 있게 마련인데 이를 최소화하는 게 품질향상의 관건"이라고 했다.

약 140억달러로 추정되는 전세계 칠러시장은 트레인·요크·캐리어 등 미국업체들이 주도해왔다. LG전자는 2011년 LS엠트론의 공조사업부를 인수해 뒤늦게 칠러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칠러 생산으로 올린 매출은 3500억원. 전체 매출의 3분의 2는 국내시장에서 발생했다.

앞으로는 해외시장 공략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눈여겨 보는 곳은 중동과 동남아시아다. 이상민 해외영업담당 상무는 "B2B의 특성상 칠러는 고객과 장기적인 유대관계가 필요한 사업"이라며 "우선 LG전자의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중동과 국내 건설사들이 많이 진출한 동남아시아 시장개척에 역점을 둘 예정"이라고 했다.

가시적인 성과도 나오고 있다. 지난 4월 베트남 화력발전소에 이어 최근 두바이 대규모 상업지구 수크와산빌리지(Souq Warsan Village)에 칠러 공급계약을 맺었다.

 

▲ LG전자는 차세대 기술 확보를 위해 평택공장 안에 연구시험을 위한 전용공간을 새롭게 만들었다. 연구시험동에서 무급유 칠러의 성능을 시험하는 LG전자 직원.


이 같이 해외진출에 속도를 내는 건 미국 메이저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기술력을 향상시켰다는 자신감이 한몫하고 있다.

 

LG전자는 2015년 윤활유가 필요없는 대형모터를 자체 개발했다. 칠러의 심장인 모터가 회전할 땐 마찰을 줄여주기 위해 윤활유를 공급하는데 LG전자는 냉매가스나 전자기력을 이용해 윤활유 없이도 돌아가는 제품을 내놨다.

황윤제 연구위원은 "윤활유를 안쓰면 1년에 500만원 정도를 절감할 수 있다"며 "칠러가 20~30년을 쓰는 제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비용절감 효과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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