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세계 최초로 쇄빙LNG선(LNG운반선)을 건조하며 LNG(액화천연가스)의 본격적인 북극해 운송시대를 열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3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쇄빙LNG선 명명식을 가졌다고 4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해 박노벽 주러시아 한국대사,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등이 참석했다.
대모(代母) 역할은 발렌티나 마트비엔코 러시아 연방의회 상원의장이 맡았으며 쇄빙LNG선의 이름은 ‘크리스토프 드 마르주리’호로 정해졌다.
▲ 대우조선해양이 세계 최초로 건조한 쇄빙LNG선이 북극해 얼음을 깨며 운항하고 있다. |
선명은 지난 2014년 모스크바에서 비행기 사고로 운명을 달리한 프랑스 에너지 기업 토탈(Total)사 크리스토프 드 마르주리 전 회장을 기리기 위해 정해졌다.
마르주리 회장은 생전 북극해 에너지 자언개발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고, 야말 프로젝트(시베리아 최북단 야말반도 천연가스전을 개발해 연간 1650만톤 LNG를 생산하는 사업) 초반부터 러시아 최대 가스회사인 노바텍(Novatek)과 함께 프로젝트 기반을 다지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마르주리호는 길이 299m, 폭 50m로 최대 2.1m 두께의 얼음을 깨며 나갈 수 있는 ‘아크(ARC)-7'급 쇄빙LNG선이다. 우리나라가 이틀간 사용할 수 있는 규모인 17만3600㎥의 LNG를 운반할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4년 척 당 3억2000만달러에 쇄빙LNG선 15척(총 48억달러)을 수주했다. 2008년부터 극지용(artic) 선박을 개발하며 쌓은 기술력을 인정받은 성과다.
작년 3월 쇄빙LNG선 건조의 마지막 단계인 빙해운항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치며 친환경, 고효율 선박에 대한 선주 요구를 충족시켰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 옥포조선소에서 나머지 14척을 건조 중이며 오는 2020년 상반기 모두 인도할 계획이다.
이번 건조 경험을 통해 품질 향상과 공기 단축, 생산비용 절감 등 기술력과 노하우를 집중시켜 선주들의 신뢰도를 높이고 회사 경영정상화를 이끌어나간다는 방침이다.
행사에 참석한 푸틴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야말 프로젝트는 막연하게 여겨졌던 북극항로 가능성을 열었다”며 “러시아와 유럽 뿐 아니라 전세계 에너지 산업 발전에 공헌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립 사장은 “지금까지 수송 제약으로 극지방 개발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대우조선해양 기술력이 본격적인 북극해 운항시대를 열었다”며 “향후 극지방 개발이 활발해지면 극지운항 선박 기술력을 확보한 대우조선해양이 가장 큰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