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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 관객' 영화감독도 인정한 삼성의 기술

  • 2017.07.13(목) 19:12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 세계 첫 LED 스크린 적용
영화만 보는 극장시대 저물고 복합공간 진화 예고

"120여년의 영화 역사에 기록될 사건이다."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변호인'의 양우석 감독은 13일 삼성전자가 서울 잠실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 설치한 '시네마 LED(발광다이오드)'에 이 같은 의미를 부여했다.

시네마 LED는 극장 전용 대형스크린이다. 영사기가 스크린을 비추는 방식이 아닌 스크린 자체가 빛을 내 영화를 보여준다. 대형TV를 극장에 설치한 것으로 보면 이해하기 쉽다. 집에서 TV를 볼 때 별도의 프로젝터가 필요없는 것처럼 시네마 LED도 영사기 없이 영화를 보여준다.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 있는 21개 상영관 중 '슈퍼S'관에 전세계 처음으로 적용됐다.

 

양 감독은 "오늘은 인간의 시각적 한계를 기술로 넘어선 날로 기억될 것"이라며 "이런 자리에 참석해 영광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 서울 잠실 롯데시네마 월드타워 '슈퍼S' 상영관에 세계 처음으로 설치된 '시네마 LED' 스크린.


◇ 120여년 만에 영사기 없는 극장

영화가 시작될 때 불을 끄는 건 영사기에서 나온 빛이 다른 빛의 간섭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래야 선명한 화면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시네마 LED가 설치된 극장에선 반드시 불을 끌 필요가 없다. 반사된 빛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스크린 자체에서 빛이 나와 밝은 곳에서도 영화를 감상하는데 큰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시네마 LED는 영사기 화면보다 10배 이상 밝고 명암비도 뛰어나다.

 

삼성전자는 영화의 몰입감을 높이기 위해 명품 오디오로 유명한 하만과 협업해 영화 음향이 극장 안에 골고루 퍼질 수 있도록 사운드 튜닝 작업도 진행했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삼성전자가 영화 역사에서 중요한 변화를 일으킨 현장의 중심에 있게 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진화

시네마 LED는 1885년 12월 프랑스에서 최초의 영화 '열차의 도착'이 상영된 이래 변함없던 극장 풍경에 변화가 시작됐음을 의미한다.

앞으로의 극장은 캄캄한 곳에서 영화만 보는 곳이 아닌 영화를 배경으로 콘서트를 열고 단체로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거나 아이의 얼굴을 보며 휴식을 취하는 복합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바뀔 수 있다. 대신 손바닥을 들어 그림자 놀이를 하는 일은 그 때 그 시절 추억의 한 장면으로 남겨둬야 한다.

차원천 롯데시네마 대표이사는 "삼성의 뛰어난 기술력과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하려는 롯데시네마의 의지가 결합해 영화관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든 것"이라고 했다.

특히 롯데시네마는 오는 9월 롯데쇼핑에서 분사해 독립법인으로 출발한다. 이번에 설치한 시네마 LED를 통해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고 다른 멀티플렉스 극장과 확실한 차별화를 이룬다는 계획이다.

 

▲ 롯데시네마 차원천 대표,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김현석 사장, 영화 '변호인'을 연출한 양우석 감독(왼쪽부터)이 13일 서울 잠실에 위치한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만났다. 이들은 '시네마 LED'가 120여년 영화역사에 남을 혁신사례라고 입을 모았다.


◇ "3년내 전세계 영화관 10% 바꾼다"

삼성전자는 오는 2020년까지 전세계 영화 상영관의 10%를 시네마 LED로 바꾸는 걸 목표로 잡았다. 
B2B 사업의 특성상 판매가격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기존 레이저 영사기를 5년간 사용할 때 드는 비용보다는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화면크기의 경우 LED 디스플레이를 추가하면 얼마든 키울 수 있어 고객사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할 수 있다고 했다. 롯데시네마 슈퍼S관에 설치한 스크린은 가로 10.3m, 세로 5.3m로 LED 디스플레이 96개를 이어붙여 만들었다.

 

김석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미국, 중국, 유럽, 동남아시아에서 오픈하기 위해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3년 뒤에는 시네마 LED의 매출이 영상 디스플레이사업부 전체 매출의 30%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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