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을 열어보니 반대였다. 삼성전자 실적 얘기다. 삼성은 지난 7월27일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3분기는 실적이 둔화될 것"이라고 했었다. 하지만 두달여가 흐른 지금, 삼성은 또다시 역대 최대의 성적표를 보여줬다. 반도체가 끌었고 스마트폰이 밀어줬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지난해의 2배 수준인 5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13일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올해 3분기 매출(연결기준) 62조원, 영업이익 14조5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역대 최대였던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64%, 영업이익은 3.06% 늘었다. 영업이익률 역시 2분기 23.1%에서 이번에는 23.4%로 높아졌다. 이 역시 사상최고 기록이다.
갤럭시노트7 발화사태가 일어났던 지난해 3분기에 견주면 더 놀라운 증가세가 나온다. 삼성전자의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29.65%, 영업이익은 178.85% 각각 늘었다.
증권사들의 전망도 무색해졌다.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실적은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국내 23개 증권사의 예상치(매출 61조9057억원, 영업이익 14조3903억원)를 뛰어넘었다.
주역은 반도체다. 삼성전자의 3분기 반도체부문 영업이익은 10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모바일과 서버를 중심으로 D램과 낸드 수요가 이어지면서 반도체 가격이 상승한 가운데 삼성전자도 이에 맞춰 출하량을 늘린 덕분이다.
디스플레이 사업도 처음으로 매출 9조원을 넘었을 것으로 예측된다.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가격 하락으로 영업이익은 줄었을 것으로 보이나 애플의 플렉서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수요 등으로 4분기에는 이익폭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스마트폰은 갤럭시S8, 갤럭시노트8 판매 증가로 3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2분기에 거둔 4조원대의 이익에 비하면 줄었지만 갤러시노트7 사태를 겪은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상전벽해 같은 변화다.
올해 3분기 가전부문에선 4000억원 안팎의 이익을 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쾌속행진은 4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증권사들은 삼성전자가 4분기에만 매출 67조원, 영업이익 16조원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간으로는 매출 241조원, 영업이익 54조원을 거둘 것으로 봤다. 하지만 눈높이는 계속 상향조정되고 있다. 영업이익 55조원 이상을 점치는 증권사들이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