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1조3000억원에 달하는 유상증자를 추진하면서 범(汎)현대가(家) KCC의 행보가 관심사다. 최대 1000억원 가까이 자신 몫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참여 정도가 주목받고 있는 것. 그도 그럴 것이 ‘1조 대박’의 추억을 갖고 있는 KCC다.
▲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왼쪽). 정몽진 KCC 회장 |
옛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4월 현 현대중공업을 존속법인으로 지주회사 현대로보틱스(‘현대중공업지주’로 사명변경 예정),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 현대건설기계 4개사로 쪼개졌다.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것으로 분할비율은 각각 0.746대 0.158대 0.049대 0.047이다.
KCC는 현대중공업 분할 전(前) 지분 7.01%(532만7600주)를 소유했다. 분할에 따라 KCC 보유주식도 현대중공업지주 84만4033주, 현대일렉트릭 26만78주, 현대건설기계 25만1241주로 나눠졌다. 현대중공업 경우 397만2246주를 현재까지 온전히 보유하고 있는 중이다.
이번 현대중공업 증자 규모는 1조2900억원(발행주식 1250만주·예정발행가 10만3000원 기준)으로 우리사주조합에 20%(250만주·2575억원)가 우선배정돼 있고 이외 80%(1000만주·1조300억원)가 주주 몫이다. 우리사주 물량이 전량 소화된다면 주주 보유주식 1주당 0.18주의 비율로 배정된다.
이에 따라 KCC도 70만1717주가 배정돼 있다. 현 예비발행가 기준으로 724억원어치다. 또 배정물량 외에 20%(14만343주·141억원) 한도에서 초과청약이 가능하다. KCC로서는 양껏 청약한다면 총 867억원의 비용이 소요되는 셈이다.
맞물려 범현대가인 KCC가 과거 현대중공업 투자로 ‘잭팟’을 터트린 스토리가 주목받고 있다. KCC의 주인 정몽진 회장은 현대중공업의 오너 정몽준 아산재단 회장의 사촌동생이다.
KCC는 한때 옛 현대중공업 지분을 8.15%(619만410주)를 소유했다. 1997년부터 2003년까지 대량매매와 유무상증자, 장내매수 등을 통해 사모은 것으로 취득단가는 대략 주당 2만5000원이다.
KCC는 이 중 3분의 2가량인 382만주를 2010~2012년 블록딜과 교환사채(EB) 발행을 통해 매각했다. 주당평균처분가는 원가의 10배가 넘는 26만7000원으로 금액으로는 1조210억원에 달한다. 주식매각으로 9260억원의 차익을 남긴 셈이다.
한편 현대중공업 증자에서 최대주주인 지주회사 현대중공업지주는 최대 한도까지 청약 의사를 밝힌 상태다. 현재 27.8%(1577만3391주)를 소유 중인 현대중공업지주는 배정물량(278만6446주) 및 초과청약물량(55만7289주)에 대해 청약키로 했다. 총 3440억원 규모다. 출자후 지분율은 27.6%(1911만7126주)로 이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