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오너 일가 4세인 이규호(34) (주)코오롱 상무가 본격적으로 경영 시험대에 올랐다. ‘커먼타운(Common Town)’ 사업을 벌이고 있는 계열사 대표이사를 맡아 경영을 총괄하게 되는 것. 이 상무가 계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앉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왼쪽). 이규호 (주)코오롱 상무. |
코오롱그룹은 계열 코오롱글로벌을 통해 2016년 5월 부동산종합서비스업체 코오롱하우스비전을 설립하고 부동산 임대사업에 진출했다. 코오롱하우스비전은 지난해 4월 20~30대 여성 전용 셰어하우스 ‘커먼타운’ 출시, 현재 서울의 압구정동과 한남동, 여의도, 청담동, 반포 서래마을, 삼성동, 이태원 등의 지역에 10여개 하우스를 운영 중이다.
커먼타운은 다세대, 빌라, 오피스텔 등 기존 재고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집주인과 계약을 맺고 임대주택으로 개발한 후에 코오롱하우스비전이 임대운영까지 맡아 하는 사업이다.
코오롱하우스비전은 올해 1월 초 사업부문을 재편했다. 부동산 개발 및 임대업을 제외한 ‘커먼타운’ 사업을 분할해 ‘리베토(Libeto)’를 설립한 것. 인적분할 방식으로 분할이 이뤄짐에 따라 기존 코오롱하우스비전 뿐만아니라 신설법인 리베토 또한 최대주주는 코오롱글로벌로서 현재 지분 100%를 소유 중이다.
흥미로운 것은 리베토의 초대 대표이사가 이규호 (주)코오롱 상무라는 점이다. 오너 이웅열(62) 회장의 1남2녀 중 장남이자 고(故) 이원만 창업주의 증손자다. 이 상무가 코오롱 계열사 중 처음이자 유일하게 경영일선에 등장했다는 의미다. 게다가 리베토에 상당 자금을 출자키로 했다.
리베토는 초기 자본금 15억원(발행주식 300만주·액면가 500원)으로 설립된 데 이어 지난 26일 제3자배정 전환우선주 발행을 통해 140억원 자금을 조달했다. 발행주식 420만420주에 발행가는 3333원이다.
출자자는 최대주주인 코오롱글로벌을 비롯한 5명이다. 이 중 한 명이 이 상무다. 총출자금의 4분의 1 가량인 36억원을 댔다. 이 상무가 코오롱의 신규 사업인 ‘커먼타운’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웅열 회장의 대물림을 위한 이 상무의 행보가 빨라지는 모양새다. 이 상무는 영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코넬대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했다. 이어 2012년 주력사 코오롱인더스트리 차장으로 입사해 구미공장 근무를 시작으로 경영수업에 들어갔다.
이후 코오롱글로벌 건설현장 등을 거치며 현장 경험을 쌓은 뒤 2014년 4월 다시 코오롱인더스트리 경영진단실로 자리를 옮기며 부장으로 승진했다. 2015년 12월 상무보로 승진했고, 입사 5년만인 지난해 말에는 지주회사 (주)코오롱 상무로 초고속승진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