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그룹 주력 계열사 코오롱인더스트리가 14개 분기, 3년6개월만에 가장 부진한 분기 영업성적표를 내놨다. 일단 원료가격 상승 압박이 지속됐다. 여기에 환율 여건까지 나빠져 이익이 쪼그라들 수밖에 없었다. 주력인 산업소재나 수지류 등이 특히 그랬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지난 1분기 매출 1조1267억원, 영업이익 379억원, 순이익 369억원을 기록했다고 11일 밝혔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매출은 2.03% 감소한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17.23% 줄었다. 직전 작년 4분기와 견주면 매출은 9.64%, 영업이익은 27.21%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3.4%로 떨어졌다.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 모두 2014년 3분기(102억원, 0.8%) 이후 최소, 최저 수준이다.
전반적으로 직전 분기에 비해 매출이 줄어든 것은 패션부문 영향이 크다. 패션은 4분기가 최대성수기여서 1분기에는 통상 1000억원 가까이 외형 위축이 나타난다. 하지만 작년 1분기보다 매출이 줄어든 것은 환율 하락에 원인이 있다. 달러-원 환율이 낮아지면서 달러로 받은 돈이 장부에 쓰이는 원화로 환산할 때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난 탓이다.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은 패션부문 등에서 매출이 줄어든 것과 함께 제조 부문의 원료가 상승, 환율하락 , 해외법인 실적 저조 등이 배경으로 꼽혔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매출 비중이 가장 큰 산업자재부문이 매출 4085억원, 영업이익 19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4.8%로 작년에 한 번도 내려서지 않았던 4%대로 처졌다.
타이어코드, 에어백, 아라미드 등을 생산하는 산업자재부문에는 중국 난징(南京)법인과 코오롱글로텍, 코오롱플라스틱 등의 실적이 포함되는데 원료가 상승에 중국 현지법인 부진이 겹쳤다는 설명이다.
화학부문은 매출 2374억원 영업이익 22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9.5%로 다른 사업부문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작년 1분기보다는 0.4%포인트, 직전 작년 4분기보다는 1.3%포인트 낮아졌다. 석유수지 시황이 견조해 매출은 전년동기보다 소폭 늘었지만 에폭시수지 원료가 상승과 역시 환율 하락 영향으로 이익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필름·전자재료부문은 매출 1312억원, 영업손실 36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1분기와 4분기에 비해 줄어들긴 했지만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패션부문은 매출 2461억원, 영업익 83억원으로 집계됐다. 기타·의류소재 등에서는 매출 1035억원, 영업손실 88억원이 나타났다.
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65.77%, 직전분기 대비 232.98% 늘었다. 순이익 증가는 하나캐피탈 지분 매각으로 처분이익(재출자 2000억원 등 제외한 장부가치 약 200억원)이 생긴 덕이다.
당장 올 2분기 실적 전망은 낙관적이지 않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는 "2분기는 환율과 원료가가 여건이 악화되는 가운데서도 주력사업에 대해 지속적인 판가 인상 노력과 판매 확대를 추진해 대외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대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적 개선세는 하반기에야 기대할만 하다. 이 관계자는 "작년 몇몇 종속회사들의 실적하락을 야기했던 재고처분 등 리스크가 올해부터는 개선 국면에 들어가고 타이어코드, 에어백 쿠션, 스판본드, 에폭시수지 및 종속회사의 신증설이 올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반영돼 매출과 이익 모두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