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트윈스 경기일정 알려줘."
리모컨에 이 말을 남기자 TV화면이 네이버의 스포츠 검색으로 넘어갔다. 3월13일 사직구장에서 롯데와 맞붙는 경기일정이 떴다. "클래식 틀어줘"라는 명령에는 유튜브에서 367만번 조회된 클래식 음악 동영상이 나왔다. TV가 인공지능을 달아 똑똑해졌다.
▲ LG전자가 5일 국내시장에 인공지능을 탑재한 TV를 선보였다. 한국영업본부장 최상규 사장(왼쪽)과 HE사업본부장 권봉석 사장(오른쪽)이 'LG 올레드 TV AI 씽큐' 앞에 서있다. |
LG전자는 5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소재 서초R&D캠퍼스에서 '2018년 LG TV 신제품 발표회'를 열었다. 이날 공개된 TV(LG 올레드 TV AI 씽큐)에는 인공지능이 탑재됐다.
기존에는 사용자가 TV에서 검색을 하거나 설정을 변경할 때 여러 차례 버튼을 눌러야 했지만 LG전자는 이 과정을 인공지능이 스스로 알아서 처리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컴백을 앞둔 걸그룹 '마마무'가 궁금하다면 리모컨에 대고 마이크 표시를 누른 뒤 "마마무 공연 보여줘"라고 말하면 된다. 인공지능이 유튜브에서 가장 많이 조회된 마마무 동영상을 찾아 화면에 띄워준다. "볼륨 높여줘", "드라마 보여줘", "TV 꺼줘" 등의 말도 알아듣는다.
얼핏보면 인공지능 스피커를 TV와 합쳐놓은 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LG전자의 인공지능은 TV와 연결된 게임기 등 여러 기기를 함께 제어할 수 있는 게 특징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이에 더해 LG전자는 사용자가 TV 앞에서 '배고파'라고 말하면 인공지능이 '어떤 음식을 시켜드릴까요'라며 메뉴를 제안해 배달해주는 서비스도 올해 하반기 실시할 예정이다. 외부업체와 협업해 TV를 중심으로 인공지능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권봉석 LG전자 HE사업본부장(사장)은 "TV에 인공지능을 탑재하는 건 너무 당연한 추세"라며 "인공지능 스피커는 과거 TV를 산 사람들이 인공지능 TV로 넘어오는 다리 역할을 하는데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은 TV 화질도 끌어올렸다. LG전자는 독자개발한 인공지능 화질엔진인 '알파9'을 올레드 TV에 장착했다.
알파9은 입력영상을 분석해 4단계로 노이즈를 제거해준다. 1~2단계에서 영상의 깨진 부분이나 잡티를 제거해주고 3~4단계에서 영상에 줄이 생기는 현상이나 색상의 뭉개짐을 완화해 준다. 또한 사물과 배경을 분리한 뒤 각각 최적의 명암비와 채도를 찾아 값을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하면 사물은 선명해지고 배경은 원근감이 더해져 더욱 입체적인 영상을 구현할 수 있다.
LG전자는 인공지능을 내세워 프리미엄 제품인 올레드 TV 확산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가격 거품도 뺐다. 55인치 올레드 TV를 300만~360만원, 65인치는 520만~1100만원, 77인치는 1700만~2400만원으로 책정했다. 지난해에 비해 20% 가량 낮춘 가격이다.
권 본부장은 "인공지능을 적용한 올레드 TV로 올해 프리미엄 시장에서 2배 이상의 성장을 기록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