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후판 주납품처인 조선업계에는 여전히 일감이 없다. 그나마 철근 등 봉형강을 대는 건설업이 호조를 보이며 매출과 이익을 만회해 왔는데 올 1분기에는 그마저도 못했다. 지난 겨울 '역대급'으로 불어닥친 한파에 건설현장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동국제강은 지난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1조4013억원, 영업이익 206억원, 순손실 389억원을 기록했다고 11일 밝혔다. 작년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7.4% 줄고 영업익은 64.3% 급감한 실적이다. 작년 1분기 420억원 거뒀던 순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직전 작년 4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4.8%, 영업이익은 63.8% 감소했다.
분기 영업이익을 3년(12개 분기)째 흑자를 유지했지만 영업이익률은 1.47%로 2016년 4분기(1.22%) 이후 5개 분기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일단 동국제강 본체(별도재무제표)는 매출 1조2639억원, 영업이익 107억원을기록했다. 본체만 따진 영업이익률은 0.84%에 그친다.
동국제강은 1분기 수익성 하락의 가장 큰 이유로 연초 한파로 인한 건설 공사 지연을 꼽았다. 기록적 한파가 불어닥친 탓에 수요시장이 침체해 판매량이 전년동기 대비 5.6% 줄었다는 설명이다.
1분기 봉형강은 생산 94만5000톤, 판매 91만4000톤이 집계됐는데 이는 작년 1분기에 비해 각각 4만5000톤씩 줄어든 규모다. 냉연은 39만7000톤 생산에 45만3000톤 판매가 이뤄졌다. 이 역시 3만6000톤, 2만9000톤 줄어든 물량이다. 후판은 22만9000톤 생산, 22만3000톤 판매가 이뤄졌다. 그나마 생산 판매 감소폭이 각 1만톤, 2만톤으로 적은 편이었다.
동국제강은 수 년 간 봉형강과 냉연 등 고수익 제품군을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하고, 저수익 제품인 후판 판매는 줄이는 판매 포트폴리오 조정을 진행해 왔다. 올 1분기 기준 봉형강 49%, 냉연 34%, 후판 13%로 매출이 배분된다. 하지만 주납품처인 건설현장의 공사가 더뎌진 게 이번 실적 악화의 원인이 됐다.
순손실은 브라질 CSP제철소 지분법 손실이 반영된 탓에 나타났는데, CSP의 영업실적은 슬래브 제품의 국제 시황 호조로 개선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2016년 6월 화입 후 상업생산에 돌입한 브라질 CSP제철소는 올해 1분기 작년 동기 대비 25% 늘어난 70만톤의 슬래브를 생산하며 최대 생산체제를 유지할 계획이다. CSP는 최근 슬래브 가격이 높아지는 등 시장 여건이 나아져 원가절감 노력을 지속하며 수익성을 높이는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2분기 실적에서는 나은 수익성을 보일 수 있을 거란 전망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제품 수요가 점차 회복되고 있고 원재료 가격도 하향 안정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전체적인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