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지배구조 개편과 함께 김승연 회장 등 오너 일가를 중심으로한 경영체제의 핵심인 경영기획실을 해체한다. 실질적으로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기구를 없애고 계열사별 이사회를 강화해 개별적으로 독립경영이 이뤄지게 한다는 구상이다.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
한화그룹은 31일 각 계열사에 개방형 사외이사 추천제도를 도입하고 상생경영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이사회 내 위원회 제도를 활성화하기로 하는 내용을 담은 '이사회 중심 경영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한화는 우선 계열사 독립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경영기획실을 해체키로 했다. 경영기획실은 실장이자 김승연 회장 최측근 금춘수 부회장을 중심으로 그룹 살림 전반을 관장해온, 삼성의 과거 미래전략실 같은 조직이다. 법무팀, 재무팀, 커뮤니케이션팀, 인력팀, 운영팀 등 사장 및 부사장급 고위 임원이 팀장을 맡고 있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방안 역시 금 부회장이 이끄는 경영조정위원회와 경영기획실 내 조현일 사장이 이끄는 법무팀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경영기획실 기능들은 대부분 각 계열사로 분산하며 그룹 대표 기능은 최상위 지배회사(모회사)인 ㈜한화가 수행토록 했다.
기획조정실 업무를 이어 받을 그룹 단위 조직으로는 대외 소통강화를 위한 홍보 기능을 맡는 '커뮤니케이션위원회'와 준법경영 강화를 위한 '컴플라이언스위원회'를 신설해 관련 업무를 맡기기로 했다.
커뮤니케이션위원회는 그룹 브랜드와 대내외 커뮤니케이션, 사회공헌(CSR), 대외협력 등에 대한 정책적 방향성을 제시하고 집행하는 관련 업무 임원 조직이다. 컴플라이언스위원회는 그룹 차원의 준법경영을 위한 정책 수립과 각 계열사들의 이행여부를 점검하고 관련 업무를 자문 및 지원한다. 위원장은 이홍훈 전 대법관이 맡을 예정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경영기획실 해체와 커뮤니케이션위원회, 컴플라이언스위원회 신설로 각 계열사에 대한 합리적인 지원 기능은 보다 강화될 것"이라며 "계열사는 이런 지원을 바탕으로 강화된 각 계열사 이사회를 중심으로 한 독립책임 경영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는 이와 함께 각 계열사별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키로 했다. 특히 사외이사 독립성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그룹 출신 사외이사 임명을 지양하기로 했다. 또 개방형 사외이사 추천 제도를 도입해 사외이사 후보군을 넓히고 추천 경로 역시 다양화한다는 계획이다.
계열사 별로는 내부거래위원회를 개편하고, 상생경영위원회를 신설한다. 계열사간 내부거래를 심의하는 내부거래위원회는 앞으로는 종전과 달리, 사외이사들로만 구성해 더 엄격하고 객관적으로 심의하도록 한다.
상생경영위원회도 사외이사만 참여하게 해 하도급법 관련이나 '갑을' 관계, 기술탈취 등 공정거래 이행과 관련된 주요 사항들, 그리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 관련된 사항들을 심의하게 된다.
아울러 실질적 주주권익 보호를 위해 주주권익 보호 담당 사외이사 제도도 도입, 이사회에 주주 관점 의견 제시와 각종 소통 창구 역할을 하도록 할 예정이다. 주주권익 보호 담당 사외이사는 개방형 사외이사 추천 제도를 통하여 선임된 사외이사 중에서 선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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