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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일감몰아주기 족쇄서 벗어난다

  • 2018.05.31(목) 16:29

한화S&C·한화시스템 합병 결정
총수일가 지분율 10%대로 낮춰

한화그룹이 일감몰아주기 해소를 위해 한화S&C와 한화시스템을 합병한다.

한화S&C와 한화시스템은 31일 오전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간 합병을 의결했다. 이번 합병은 한화시스템이 한화S&C를 흡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기존 한화S&C 주주에게는 1주당 약 2주(합병비율 1:2.0027968)의 한화시스템 주식이 돌아간다.

한화그룹은 "외부 회계법인으로부터 객관적으로 도출된 회사의 가치 평가를 통해 양사간 합병 비율을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 한화S&C, 한화시스템에 흡수합병

합병법인은 오는 8월 '한화시스템'이라는 사명으로 출범한다. 합병 후 지분율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옛 한화테크윈) 52.9%, H솔루션 26.1%, 재무적투자자인 스틱컨소시엄 21.0%로 바뀐다.

H솔루션은 이후 합병법인 지분 약 11.6%를 스틱컨소시엄에 매각해 한화시스템에 대한 지분율을 14.5%로 낮출 예정이다. 이는 일감몰아주기 논란에서 완전히 벗어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의 총수일가가 지분 30%(비상장 20%) 이상 보유한 회사가 그룹 계열사와 내부거래를 할 경우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곧 일감몰아주기가 일어날 수 있다고 보고 규제대상으로 삼는다. 구체적으로 ▲연간 거래금액 200억원 ▲총매출의 12% ▲정상가격과의 거래조건의 차이 7% 이상 등 세가지 중 단 하나만 해당되더라도 블랙리스트에 오른다.

한화S&C는 전체 매출의 70% 가량(2016년 2460억원)이 그룹 계열사에서 발생할 정도로 내부거래 비중이 크다. 반면 한화시스템은 10% 미만(2016년 660억원)이라 두 회사를 합치면 한화S&C의 내부거래 비중을 확 낮출 수 있다.

 


◇ 일감몰아주기 논란 '원천차단'

원래 한화S&C는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50%),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25%),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25%) 등 김승연 회장의 아들 3형제가 지분 100%를 소유했던 회사다. 그러다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일면서 지난해 10월 3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한 H솔루션과 IT서비스사업을 하는 한화S&C로 회사를 물적분할했다.   

그 결과 '김동관·동원·동선→한화S&C'로 이어지던 지분구조가 '김동관·동원·동선→H솔루션→한화S&C'로 바뀌었다. 일감몰아주기는 총수일가가 지분을 직접 보유한 회사만 규제대상으로 삼는다는 점에 착안해 중간에 H솔루션을 끼워넣는 식으로 규제에서 벗어난 것이다.

그 뒤 한화그룹은 한화S&C의 지분 44.6%를 스틱컨소시엄에 2500억원을 받고 매각했다. 그럼에도 편법논란이 그치지 않자 이번에는 아예 H솔루션의 지분을 10%대로 낮춰 규제대상에 포함되지 않도록 한 것이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한화S&C는 총수 일가의 직접지배가 간접지배로 바뀌었을 뿐"이라며 일감 몰아주기 해소 여부와 관련해 판단을 유보했다. 결국 이번 합병은 H솔루션을 통한 간접지배 논란마저 없애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는 것이다. 한화그룹은 한발 더 나아가 "H솔루션은 향후 합병법인에 대한 보유지분 전량을 해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왼쪽부터).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막내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


◇ 방위사업과 IT 시너지 기대

한화그룹은 두 회사간 합병으로 방위산업과 첨단IT기술의 융합추세에 효과적인 대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기존 방위사업은 지상·함정 무기 체계 중심에서 항공 전자, 스마트쉽 등 신규 유망 사업으로 영역 확장이 가능해지고, IT서비스는 방산 영역에서 축적한 보안, 통신 등의 핵심역량을 공공 인프라와 민간부문에 적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화그룹은 "BAE시스템스, 레이시온 등 세계 유수의 방산 전자 기업들이 IT업체를 인수하는 등 시스템 통합 역량을 확보하려는 추세와 그 맥을 같이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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