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성공 평가' 속에 마무리 되자 재계도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지난 4월 말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국제사회 제재를 이끈 미국이 북한과 관계 개선을 현실화하자 경협 기대감이 더 높아졌다. 한반도에 펼쳐질 지정학적 새 국면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도 나오고 있다.
▲ 서울 종로구 연지동 현대아산 사옥에 전시된 고 정주영 명예회장 기념물.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특히 20년전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소떼 방북'을 계기로 재계에서 남북 경협 사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왔던 현대그룹의 환호성이 가장 크다. 이번 국면 전환이 금강산·개성관광과 개성공단 등 중단된 사업 재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현대그룹은 12일 논평을 통해 "이번 북미정상회담의 성과를 토대로 남북 간의 평화 분위기가 정착되고 향후 실질적인 남북경제협력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대그룹은 '남북경협 태스크포스팀(TFT)'을 중심으로 금강산·개성 관광과 개성공단 등 기존 사업 재개를 비롯해 향후 다양한 남북경협사업 추진을 위한 로드맵을 다시 한 번 점검하고 철저하게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그룹은 사업 재개가 구체화되기까지는 얼마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현대아산을 중심으로 쌓은 기존 경험을 토대로 실무접촉 능력을 재정비한다는 방침이다. 또 정부와의 조율로 새로 열릴 다양한 경협 사업에도 적극 참여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아산은 경협 사업 이외에도 이산가족 상봉 행사 등에 실무지원을 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치고 있다. 현대그룹은 지난달 현정은 회장을 위원장으로 한 남북경협사업 TFT를 출범했다. 때마침 오는 16일은 정주영 명예회장이 판문점을 통해 소떼를 몰고 방북한 지 20년이 되는 기념일이기도 하다. 이런 시의성도 현대그룹 임직원들이 이번 북미정상회담 성공에 기대를 키우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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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도 북미 정상회담 성과를 주시하며 반색하고 있다. 두산그룹은 발전사업에 강점이 있는 두산중공업, 굴삭기 등 건설 중장비를 주력으로 삼는 두산인프라코어 등 주력계열사들이 주식시장에서 '남북경협 수혜주'로 꼽힌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는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남북경협과 교류가 가능해지는 시기가 올 때까지 많이 생각하고 연구하고 토론해서 제대로 경협을 전개할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적기도 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기회만 된다면 언제든 사업에 뛰어들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재계 경제단체들도 논평을 통해 성공적 북미 회담에 대한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의 기틀을 마련하고, 남북은 물론 북미, 동북아 국가 간 경제 교류와 협력을 활성화해 환태평양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동북아 평화 경제공동체 건설의 초석이 될 역사적 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난 것을 환영한다"며 "'한반도 평화 실현'이라는 역사적 사명을 이루기 위한 문재인 대통령과 우리 정부의 헌신에 감사한다"고 전했다. 전경련은 이어 "이어질 남북회담과 후속조치들이 현실화할 수 있도록 경제계 차원에서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공조를 끌어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무역협회 역시 "오늘 회담이 미래지향적 북미 관계의 형성과,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지역의 항구적인 평화공존·공동 번영을 위한 중대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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