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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북한 투자, 지금 준비하라

  • 2018.07.10(화) 10:13

이태호 삼일회계법인 남북투자지원센터장 인터뷰
향후 남북경협 첨단산업이 중심…단기간은 관광업

지난 4월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 관련 비즈니스에 대한 관심이 눈에 띄게 커졌다. 베일에 쌓여있던 북한 경제를 배우기 위해 머리를 맞대는 기업인, 투자자, 전문가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남북 경제협력이나 북한 투자를 주제로 한 세미나와 포럼, 학술회의는 거의 매일 열리다시피 한다. 일부 기업들은 벌써부터 남북 경협과 관련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불과 6~7개월 전까지만 해도 전혀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다. 
 
회계법인에도 북한 관련 사업을 준비하는 기업과 투자자들의 컨설팅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대북 투자 전문가로 꼽히는 이태호 삼일회계법인 남북투자지원센터장은 1주일에 3~4차례 강의 스케줄이 잡힐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삼일회계법인의 새 업무공간인 서울 용산 아모레퍼시픽빌딩에서 이 센터장을 만났다.
 
▲ 이태호 삼일회계법인 남북투자지원센터장이 3일 서울 용산 아모레퍼시픽빌딩에서 가진 비즈니스워치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투자에 대한 노하우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남북경협에 관심을 가진 배경은
지난 1995년 제1호 민자유치 사업인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사업의 정부(건설교통부)측 회계 자문을 맡으면서 인프라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후 부동산투자회사법의 도입으로 리츠 관련 업무를 하면서 부동산 전문 회계사로 경력을 쌓았다. 
 
그러다가 2008년 평양과 개성을 방문할 기회가 생겼다. 북한을 다녀온 뒤 향후 북한이 개방되면 인프라와 부동산 개발에 대한 선행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확신이 생겼고, 마침 기회가 돼 대북투자지원팀을 만들게 됐다. 현재는 남북투자지원센터로 확대해서 운영중이다.
 
- 남북투자지원센터에서 하는 일은
▲ 2008년 초 국내 회계법인 최초로 '대북투자지원팀'을 구성해 국내와 해외 기업들의 북한 투자 업무를 지원해 왔다. 2010년 3월에는 북한에 진출한 여러 기업들의 비즈니스 사례를 분석해 '대북투자 10계명'이라는 투자 지침서를 냈고 남북관계가 경색 국면에 있던 2013년 12월에도 '대동강의 기적-개성에서 나진까지'라는 가이드북을 발간했다. 
 
2015년에는 기존 대북투자지원팀을 '남북투자지원센터'로 확대 개편했고 대북 비즈니스를 담당할 기업의 고위 경영자를 대상으로 한 '남북경제협력 최고경영자과정'을 개설했다. 현재 7기까지 200여명이 수료했고 8월27일 8기 과정을 시작할 예정이다. 
 
남북투자지원센터는 개성공단 및 경제특구, 금강산 등 관광지구, 인프라 및 자원개발, 북한의 법률·회계·세무, 국제 금융 등 대북 투자의 모든 분야와 관련해 비즈니스 컨설팅을 진행한다. 글로벌 네트워크인 PwC와 함께 글로벌 기업들의 북한시장 참여 컨설팅도 수행할 계획이다. 
 
- 최근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후 달라진 분위기는
▲ 북한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금융기관이나 법무법인 등에서 특강 요청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 주로 북한의 경제 변화에 대해 강의하는데 수강자들이 대부분 놀라워한다. 그동안 북한을 주로 정치나 이념적인 측면에서 바라봤다면 이제는 비즈니스 상대로 보는 시선의 변화가 느껴진다. 질문들도 북한의 개방 의지가 어느 정도이고 우리가 사업적으로 접근하면 어떤 부분에서 이익을 낼 수 있는지, 유의해야 할 리스크는 뭔지 등 상당히 실질적이고 구체적이다. 
 
- 기업들이 남북 해빙 무드를 활용할 방안이 있다면
▲ 남북 해빙 무드는 정치·군사·외교적인 차원의 얘기고 경제 쪽은 아직 요원한 편이다. 유엔(UN)이나 미국 등 국제 사회의 제재가 풀리지 않으면 기업들이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 다만 정부가 다양한 분야에서 남북 당국간 회담을 진행하고 있고, 대북 제재를 풀기위해 외교 채널도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본격적인 경협이 재개되기 전이지만 사전 준비가 필요한 시기로 볼 수 있다. 
 
- 남북 경협에 대한 사전 준비 전략은
▲ 남북 경협이 본격적으로 재개된다면 다양한 분야의 경협이 속도감 있게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북한에 대한 투자와 비즈니스에 관심 있는 기업들이라면 어떤 분야의 비즈니스를 추진할 것인지 면밀하게 검토하고 연구하면서 준비해야 한다. 북한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묻지마 투자'에 나서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북한에 대한 이해, 철저한 사전준비와 사업성 검토, 북한의 노동환경과 열악한 인프라에 대한 스터디 등이 선행돼야 한다. 예컨대 개성공단의 경우 상당수 기업이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다. 따라서 북중 접경지역 내 산업단지에 입주하는 기업이라면 기숙사 시설을 구비해 인력 수급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 아직 남아있는 대북 규제는
▲ 대북 제재는 크게 핵과 관련한 제재와 핵과 관련 없는 제재로 나눌 수 있다. 핵 관련 제재는 북한의 핵 관련 도발에 대한 유엔 안보리 제재와 각국의 제제를 꼽을 수 있다. 미국의 적성국 교역법과 테러지원국 등에 대한 제재는 핵과 관련 없는 제재다.
 
유엔 제재는 처음에는 핵·미사일 관련 대량살상무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2016년 3월부터는 북한의 무연탄·철광석 수입금지 등 북한 경제에도 직접 영향을 주는 방향으로 확대됐다. 특히 금융제재, 북한산 섬유제품의 해외 수출금지, 북한 근로자 해외 취업금지 등의 규정은 개성공단 등의 재개에 걸림돌이 되고 있고, 미국의 대북제재강화법의 세컨더리 보이콧 규정 등 미국의 여러 제재 관련 법안이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등 남북경협사업의 재개를 어렵게 하고 있다. 
 
이렇게 유엔과 미국의 대북 제재가 아직 남아있고 우리 정부도 5·24 조치(2010년 천안함 피격 대응 차원의 대북 제재 조치)로 남북 경협에 대한 출구를 막고 있는 점은 아쉽다. 남북경협이 재개되고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유엔의 대북 제재가 동시에 풀려야 한다. 이 부분이 남북경협에 있어 어려운 부분이다. 
 
- 남북 경협의 현 상황과 전망은
▲ 현재 남북 경협은 5·24 조치로 전면적으로 모두 중단된 상태다. 예외적으로 가동했던 개성공단도 폐쇄됐다. 최근 대화 국면 이전에는 비선으로 연결됐던 연락도 모두 끊어져 남북대화 라인을 되살리는데 집중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무기가 더 이상 문제가 아니라는 확신이 들 때 대북 제재를 완화하겠다고 밝혔고, 미국의 행정명령에 의한 대북 제재를 1년 더 연장하기로 하는 등 북한에 대한 압력을 계속하고 있다. 이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북한의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7월6일~7일까지 이틀간 후속 협의를 했지만 미국은 즉각적인 완전한 비핵화를 요구하고, 북한은 종전선언과 단계적인 제재완화를 원하고 있어 양국간의 입장 차이가 커 보인다.
 
북한이 비핵화 프로세스의 성실한 이행을 통해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는다면 유엔결의는 유엔안보리에서, 미국의 대북제재는 미국의 의회에서 정해진 기준과 절차에 따라서 제재를 완화 또는 해제하는 절차를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비핵화 약속으로 해제되기보다는 실질적 이행이 이뤄져야 제재가 해제되는 수순으로 진행될 것이다.
 
북한에 대한 국제 제재가 해결된다면 단계적인 경협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남북 경협의 물꼬가 빠른 시일 내에 터지진 않겠지만 가능한 부분이라도 최대한 빨리 진행해야 한다. 지난 6월26일 남북 당국간에 철도와 도로 연결 및 현대화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 이처럼 정부 주도의 공공분야 사업이 먼저 추진된 후 순차적으로 민간 기업의 진출이 늘어날 것이다.
 
- 개성공단 재개의 현실적 어려움은  
▲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의 중단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기업들에 대한 정부의 실질적인 보상이나 지원방안이 완벽하지 않다. 이 문제를 해결해서 남북경협을 다시 추진하려는 기업들의 재기를 도와줘야 한다. 실제로 개성공단에서 나온 기업들의 95%가 재입주를 희망하고 있지만 대출 보험금 상환 문제와 시설 개·보수 자금, 임금 상승에 따른 운영비 증가 등의 문제로 개성공단이 열려도 사업을 재개하기가 쉽지 않다. 
 
남북경협이 정치적 이유로 중단될 경우에 대비해 정부가 북한 투자기업들에게 사전적 보상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정치적 리스크는 정부가 책임지고 사업적 리스크는 민간이 책임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 북한이 경제를 개방하면 투자 기회가 많아질까
▲ 북한과 인접한 중국이나 러시아가 더 많은 기회를 선점하려고 할 것이다. 실제로 중국은 이미 북한의 광산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고 나진·선봉 등 개발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대북 제재 이전에는 상당한 양의 중국 공산품이 북한 시장에 유통됐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최근 북중 정상회담에서 신의주~개성 간 철도, 도로의 개·보수와 4대 특구(평양 강남특구, 신의주, 나진, 원산)에 대한 개발과 투자도 제안했다. 
 
아직 국제 제재가 풀리지 않았지만 단동 등 접경지역을 통한 물류운송이 재개됐고 중국의 북한식당도 성업 중이다. 중국인에게 북한 여행상품 판매도 이뤄지고 있다. 중국은 지리적으로나 전략적으로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계속 행사하기 위해 북한에 대한 투자를 계속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우리 기업에게 상당한 위협요인이 될 것이다. 미국이나 러시아, 일본, 싱가포르 등의 자본도 북한이 개방되면 다양한 형태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 대북 투자시 세무·회계처리에서 주의할 점은
▲ 북한은 1972년 사회주의 헌법에서 세금 제도를 폐지한다고 규정했지만 다른 나라 법인과의 합영·합작에 대해서는 세금을 부과할 수 있는 근거를 갖고 있다. 외국인투자법·합영법·합작법·특구관련법과 하위 시행규정 등이다. 예를 들어 외국인투자법에서 기업의 일반 소득세 표준세율은 25%지만 경제특구에 투자한 기업은 14%로 규정돼 있다. 
 
과거 개성공단 관리위원회에서도 개성공단 사업을 위해 세무·회계 관련 세부 준칙을 제정하고 이를 통해 공단을 운영했다. 이런 법규와 사례들을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 북한 회계는 구 소련의 회계처리 방식에서 출발했는데 남한의 유용한 정보제공 목적과 달리 감시 통제의 성격이 강하고 감사 규정이 미흡하다. 북한이 제대로 된 투자를 유치해본 경험이 거의 없기 때문에 법과 규정에 상당한 오류와 해석의 문제점이 나타날 수 있다. 
 
- 대북투자 방향을 조언한다면
▲ 과거에는 북한산 농·수산물 수입이나 유통, 개성공단에서의 임·가공, 단순 제조 등이 중심이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것이다. 과거처럼 인력을 제공하고 낮은 인건비를 받는 수준의 경협은 축소되고 기술 집약적인 첨단산업 분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북한 시장이 개방되면 단기적으로는 관광산업이 유망하고 중국을 통해 북한에 들어가는 소비재 시장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항만을 통한 물류산업도 발전 가능성이 충분하다. 건설업에 대한 수요도 많아질텐데 후방 산업인 철강·시멘트 등의 업종도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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