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개 완성차 업체는 2분기 작년보다 월등하게 나은 판매실적을 거뒀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1분기에는 판매가 줄었지만 상반기 전체를 합산하면 '턴 어라운드'라 할 만한 판매 신장을 이뤘다. 워낙 작년 2분기 실적이 저조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있지만 '터널은 빠져나왔다'는 긍정적 평가가 잇따른다. 중국시장을 중심으로 한 회복세가 얼마나 이어갈 지는 앞으로 주목할 부분으로 꼽힌다.
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한국GM·르노삼성차·쌍용자동차 등 5개 업체는 올해 상반기 해외에서 331만1155대의 완성차를 판매(수출선적 또는 현지법인 판매)했다. 작년 같은 기간 317만8998대보다 4.2% 늘린 실적이다.
1분기만해도 작년만 못했다. 1분기 5개사 해외판매는 155만4397대로 작년 첫 석달보다 2.9% 적었다. 하지만 2분기 판매량이 175만6758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1%, 직전인 올 1분기보다 13% 늘어 상반기 판매량도 플러스 성장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
현대차는 상반기 188만8519대를 해외 공장에서 판매하거나 국내에서 수출선적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4.9% 늘린 성과다. 특히 지난 6월에는 35만4728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작년 6월보다 19.4%, 직전인 5월보다 8.9% 많은 물량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코나'의 본격적인 수출과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 반등, 브라질과 러시아 시장에서의 판매 호조 등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전체적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아직 지역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4월 7만7대에서 5월 6만427대 선에 그쳤던 중국 합자사 베이징현대 판매량이 지난달 다시 8만대 선을 회복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기아차는 상반기 111만8206대를 해외에 팔았다. 107만2749대를 판 작년 상반기보다 4.2% 많은 물량이다. 역시 1분기 부진을 2분기에 만회했다. 6월의 경우 전년 대비 7.8% 증가한 20만5216대의 판매량을 기록해 지난 5월에 이어 2개월 연속으로 월간 해외판매 20만대를 넘어섰다.
지역별로는 중국을 비롯해 러시아, 아프리카·중동, 아시아태평양 지역 등 신흥 시장에서 고른 판매 성장을 기록했다. 차종별로는 해외 인기 모델인 '스포티지'와 신형 '프라이드(리오)'가 판매 증가를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스포티지는 지난 6월 판매량이 전년 대비 19.6% 증가한 4만2782대로 집계됐는데, 이 중 상당수는 중국 합자사 둥퍼위에다기아서 '즈파오(智跑)'란 현지명으로 파는 차로 관측된다. '카니발', '쏘렌토'도 판매가 늘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 중국 현지명 '즈파오(智跑)'로 판매되는 기아차 스포티지(사진: 둥펑위에다기아) |
상반기 한국GM에서 만들어 해외 수출용으로 선적한 차는 총 20만3889대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는 1.2% 적은 수준으로 급격한 내수 부진에 비해서는 선방했다는 평가다. 상반기 마지막달인 6월의 경우 3만7017대를 선적했는데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8% 늘어난 물량이다.
'캡티바' '올란도', '트랙스' 등 레저용차량(RV)이 13만8490대로 가장 많이 팔렸지만 작년 상반기보다는 선적대수가 4.6% 줄었다. '스파크' 등 경차는 5만3657대로 작년보다 4.6% 늘었다. 세단은 중대형이 5만186대, 소형이 3618대, 준중형이 2838대의 선적 실적을 기록했다.
르노삼성은 작년 상반기보다 2.5% 많은 8만5098대를 해외로 수출했다. 북미시장 수출용 '로그'가 6만2036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6'(수출명 콜레오스)가 2만1485대로 수출을 이끌었다. 두 차는 각각 작년보다 7.1%, 8.7% 실적을 늘렸다. QM6는 최근 한류 바람이 부는 멕시코에 지난 달 700여대를 선적해 판매 확대 가능성도 예상된다는 전언이다.
쌍용차는 상반기 총 1만5443대를 수출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8.5% 줄어든 실적이다. 다만 지난 1분기 작년 같은 기간보다 32.4% 수출이 급감했던 걸 감안하면 2분기 회복세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티볼리'가 6324대로 가장 많이 수출됐고 이어 'G4 렉스턴' 3047대, '코란도 스포츠' 2131대, '코란도'2025대, '로디우스' 1098대, '렉스턴 스포츠' 818대 순으로 집계됐다. G4 렉스턴만 작년보다 85.8% 수출 실적을 늘렸고 나머지는 모두 선적물량이 줄었다.
쌍용차 관계자는 "지난 달 인도로 첫 선적을 시작하며 G4 렉스턴 반조립제품(CKD) 물량이 점차 확대되는 등 신흥시장 공략이 강화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수출 회복세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