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네 분기 연속 1조원 넘는 영업이익을 올렸다. 다만 예기치 않은 최고경영자(CEO) 교체 과정 탓인지 연초 보였던 발군의 수익성에는 금이 갔다. 1년 전에 비하면 외형과 수익성 모두 개선되기는 했지만 3개월 전에 비해서는 삐끗했다.
포스코는 올 2분기 매출(연결기준)이 16조833억원, 영업이익이 1조2523억원, 순이익이 6366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고 23일 밝혔다. 영업이익률은 7.8%로 나타났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7.6%,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7.9% 및 20.1% 증가했다. 그러나 올해 1분기와 비교할 경우 매출은 1.4%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5.8%, 41.2%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작년 2분기보다는 1.2%포인트 높아졌지만 올 1분기보다는 1.6%포인트 낮아졌다.
포스코 본체만 따진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8.0% 증가한 7조7048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40.5% 늘어난 8221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 역시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소폭(561억원) 감소한 것이고 영업이익은 1938억원, 19.1% 줄어든 것이다.
기본적으로 철강 판매가격이 높아지면서 실적 여건은 좋아졌지만 판매량이 줄어든 게 직전 분기보다 못한 실적의 이유가 됐다. 원재료 비용이 상승한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매출에는 판매가격 상승이 직전분기보다 1771억원만큼 보탬이 됐지만 판매량 감소가 2332억원 마이너스 효과를 가져왔다.
비철강부문 계열사들도 전반적으로 작년 2분기보다는 나았지만 직전 분기에는 못미친 실적을 줄줄이 내놨다. 전기 대비 영업이익 감소폭은 포스코에너지가 512억원으로 가장 컸고, 포스코대우 233억원, 포스코건설 36억원, 포스코켐텍 24억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만 해외 제철소 자회사들은 작년 동기에 비해서도, 직전분기에 비해서도 대체로 나은 성적표를 내놨다.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 PT.크라카타우(Krakatau) 포스코와 인도 냉연 생산법인 포스코 마하라슈트라(Maharashtra)는 각각 5000만달러, 3800만달러의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해외철강 영업이익은 1552억원으로 지난 1분기보다도 352억 늘었다.
포스코는 상반기 실적을 토대로 올초 설정한 외형 확대 계획은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연결과 별도재무제표 기준 올해 매출 목표를 각각 연초 계획보다 2조2000억원, 1조3000억원 늘린 64조1000억원과 30조3000억으로 높여잡았다. 또 고부가가치 상품인 'WP(월드프리미엄)' 제품 판매비중은 55.6%로 올해 목표인 57.0%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포스코는 오는 27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최정우 현 포스코켐텍 사장을 사내이사 선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최 사장은 포스코의 9대회장으로 공식 취임한다. 현 권오준 회장이 지난 4월말 퇴진 의사를 밝힌 데 따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