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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차이나워치]②中 '중국 다치면 미국도 손해' vs 美 '글쎄?'

  • 2019.01.29(화) 15:16

미·중 무역전쟁 휴전종료 한달여 남아
'올해 가장 큰 리스크'…세계 이목 집중

"네 안에 내가 있고, 내 안에 네가 있다.(你中有我,我中有你)." 십여 년전 인기 드라마에서 나온 대사가 아니다. 2017년 1월 중국 상무부 쑨지원(孫繼文) 대변인이 한 말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전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미·중 통상관계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그는 "수교 후 30년간 양국 경제협력은 '이익의 교차 융합구조'를 형성했다"며 "협력하면 모두 이롭고 싸우면 서로 상처주는 관계"라고 말했다. 양국 경제관계의 상호 의존성을 강조하면서 다가올 무역 갈등 공세를 피하고 싶은 내심을 묵직하게 담은 발언이었다.

하지만 미국의 응답은 냉랭했고 예고된 공세는 그대로 가해졌다. 그로부터 2년 동안 미국과 중국의 통상 갈등은 '무역전쟁'이라 할 만큼 거세지고 골도 깊어졌다. 작년 말 양국 정상의 담판으로 양국 간 무역분쟁은 석달간 '휴전' 중인 상태지만 이후 불똥은 어디로 튈지 모른다.

◇ 휴전 종료까지 한달..시한폭탄 '재깍재깍'

나아진 것은 없다. 오는 30~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는 'G2(미·중 양강)' 사이 무역전쟁의 앞날을 가를 고위급 협상이 열린다. 테이블에는 대중 강경파 대표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책사 류허(劉鶴) 중국 경제담당 부총리가 앉는다.

협상 전망은 오리무중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담판해 추가관세 조치를 유예한 건 오는 3월1일까지다. 시한을 한 달여 남겨뒀지만 아직 어느 쪽도 물러섰다고 얘기하기 어려울 만큼 대치상태다. 팽팽한 긴장감 뒤 어느쪽이 기선을 잡을지조차 예상하기 어렵다.

코트라(KOTRA)는 분쟁 초기 4가지 방향으로 시나리오를 썼다. 가장 먼저 전면전이 지속되는 상황을 상정했다. 미국의 강공과 중국의 강력 대응이 지금처럼 이어지는 것이다. ▲환율 공방 ▲무역구제 공세 ▲불공정 행위 적발 보복 ▲경제협력 약화 ▲외교·안보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당시만 해도 두 나라의 상호 의존이 강하고 미국 능력도 한계가 있어 이런 전면전이 길어질 가능성은 작다고 판단됐다. 하지만 작년 11월 양국의 대립은 '90일 휴전' 직전까지 2년여 가까이 지속된 것이 현실이다.

또 다른 두가지 시나리오는 양국 중 한 쪽이 물러서는 내용이다. 중국의 강경 대응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이 힘을 빼거나, 중국이 미국의 압박에 밀려 물러서는 경우다. 하지만 두 가정 역시 양국의 대내정치적 역학관계가 걸림돌이다. 자칫 권력 기반을 잃을 수 있는 상황인 만큼 한쪽만 양보하는 상황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코트라가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여긴 네 번째 시나리오는 양국 모두 유화적 태도로 전환하는 흐름이다. 미국도 '실용적 미국 우선주의' 정도로 통상 압력을 완화하고 중국도 대외개방 및 포용적 대외경제전략 방침을 유지하며 상호의존을 인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양국간 시작된 신냉전의 화해 기류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이번 고위급 협상도 미국이 중국 경제모델의 구조적 변화라는 풀기 어려운 의제를 내건 터여서 답을 찾기 쉽지 않아보인다. 지식재산권 문제, 농산물 수출입, 중국 국영기업의 역할 등 광범위한 이슈가 도마 위에 올려진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대미 수입을 늘리고 지재권 문제 해결을 약속하면서 합의 이행 체계를 중장기적으로 제시, 휴전 기한을 늘리는 정도가 될 것으로 점쳤다. 한 발짝씩 물러서지만 핵심적인 합의는 이뤄지지 않아 대치상태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 G2 분쟁 장기화 속 해법 찾기 분주 

이런 양국의 대치는 전세계 경제에 가장 큰 위협이다. 최근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 포럼을 앞두고 이를 주최한 세계경제포럼(WEF)은 '2019 글로벌 리스크'라는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는 올해 세계 경제에 가장 큰 단기 리스크가 '주요국 간의 경제적 대결 및 갈등'이라고 짚었다. 각국 기업인, 학자, 정치인 약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 91%가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을 가장 걱정했다는 얘기다.

WEF는 "무역은 성장의 엔진인데, 이런 트렌드가 쇠퇴하고 있어 향후 수개월이 신뢰를 구축하는데 매우 중요할 것"이라며 "가장 큰 리스크는 협력 의지의 부족인데, 우리는 이런 리스크를 완화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다보스에서도 양국의 갈등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높았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 23일 특별연설을 통해 "모두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면 세계가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런 생각에 의문이 든다"며 "국가적 이익도 다른 나라를 고려하면서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교역을 왜곡하는 정부 보조금 문제 등을 바로 잡으려면 미국, 유럽이 함께 참여해야 한다"며 WTO 개혁을 촉구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중단을 촉구하면서 트럼프와 시진핑에게 간접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다.

각 국은 미중 통상분쟁 장기화 가능성을 높게 보고 이를 모니터링하며 대응하는 한편 자구책을 마련하거나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돌파구를 찾는 모습이 역력하다.

유럽연합(EU)은 미국에 대해서는 통상마찰 해소 노력을, 중국에 대해서는 공동 대응 기피 기조를 보이며 중장기적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인도의 경우 중국 대체 투자처로 단기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아세안(ASEAN) 국가들은 미국·중국과 모두 글로벌 밸류체인(GVC)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교역에 변수가 생기는 것에 다양한 시나리오를 짜고 있다.

비즈니스워치는 중국경제 격변의 시기를 대비할 논의의 장을 마련했다. 오는 2월27일 개최할 '2019 차이나워치 포럼'이다.

2014년부터 시작해 여섯번째로 중국을 둘러싼 경제 상황을 톺아보는 자리다. G2의 갈등이 언제 어떤 국면으로 흐를지 예측하기 어려운 시기인 만큼 이번 포럼에는 중량감 있는 미국·중국·통상 분야 전문가 및 학자들을 초빙해 다양한 시각을 점검키로 했다.

우선 김시중 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장이 G2의 갈등 상황을 짚고 향후 추이를 조망한다. 김 교수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기업의 활로에 대해서도 애정어린 조언을 내놓을 예정이다.

대한민국 싱크탱크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송영관 연구위원이 미·중 갈등 여파를 최소화 시킬 정책 대응 방향에 대해 제언을 던진다. 수출과 내수, 투자 등 전면적으로 잿빛 일색인 한국 경제를 터널 밖 탈출구로 이끌 혜안이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중국팀장이 시시각각 달라지는 중국 경제의 위기 가능성을 진단한다. 대륙의 기업부채와 부동산 거품, 통상 마찰로 인한 기업부도 우려 등 다양한 면에서의 리스크를 점검하는 순서다.

세 전문가의 발표 뒤에는 토론이 이어진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국제경제를 섭렵한 발표자가 견해를 주고받는 시간이다. 토론은 주미대사관 경제참사관, 주상하이총영사,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 주유럽연합(EU)대사 등을 역임한 안총기 전 외교부 2차관이 조율을 맡았다. 토론시간에는 일반 참여자들의 궁금증에 대한 답변도 이어진다.

'2019 차이나워치 포럼'은 2019년 2월27일(수)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 6층 누리볼룸에서 열린다. 홍콩투자청이 후원하며 기업과 금융사 기획·전략·투자 담당자, 증권사 애널리스트, 일반 투자자, 대학생 등 250명 정도 참석이 예상된다. 세미나 참가비는 무료며, 비즈니스워치 홈페이지(http://news.bizwatch.co.kr/forum/2019/chinawatch)에서 사전 등록해야 참석할 수 있다.

▲ 일시 : 2019년 2월27일(수) 오후 2시∼5시
▲ 장소 :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97 광화문 포시즌스호텔 6층 누리볼룸
▲ 신청 : 비즈니스워치 홈페이지(www.bizwatch.co.kr)에서 참가자 사전등록 접수 중
▲ 문의 : 비즈니스워치 차이나워치 포럼 사무국 (02-783-3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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