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2019 차이나워치]⑧금융시장개방 체감온도는…

  • 2019.02.11(월) 09:00

中당국 "진출은행 지분제한 폐지, 증권·운용·보험도 3년후…"
금융인 "가봐야 아는길…로컬사와 경쟁토록 시장 변화돼야"

[베이징=김미리내 기자] "중국의 금융시장 개방정책으로 기존과 달리 외자계 금융회사들이 실질적으로 회사를 지배할 수 있게 됩니다. 앞으로 중국 시장에서 더 많은 기회를 가져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베이징시 금융공작국 자오웨이지우 연구원)

이는 미·중무역분쟁 등으로 중국 금융시장 개방의 폭이 넓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 베이징시 금융당국자가 외자계 금융사들에게 제시한 비전이다.

자오웨이지우(趙維久) 중국 베이징시 금융공작국 연구실 주임은 비즈니스워치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힌 뒤, 이번 개방정책이 중국 금융시장의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했다.

자오 주임은 "중국은 개혁개방으로 엄청나게 발전했고 지난해에는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은 해였다"며 "그동안 개혁개방을 통해 많은 경험을 얻었고 (이번 금융시장 개방정책 역시) 글로벌 금융(사들)을 통해 중국 금융시장의 효율성을 높이려는데 주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 베이징시 금융공작국 [사진=김미리내 기자]

베이징시 금융공작국은 금융당국과 별개로 베이징시의 금융정책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베이징은 최근 다른 시와는 차별되게 금융공작국 내 '금융중심지발전센터'를 마련하고 금융시장 개방정책을 바탕으로 한 적극적인 해외 금융사 유치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적극적인 금융시장 개방정책을 표방하는 것과 달리 중국 시당국자와의 인터뷰 진행은 쉽지 않았다. 오랜 시간을 들여 인터뷰 승인을 얻었음에도 인터뷰 내내 외신기자의 취재에 대해 방어적인 태도를 취했기 때문이다.

현지 분위기에 정통한 관계자는 "(시당국이) 외신기자 취재에 대해 상당히 경계하고 있고, 특히 미중 무역갈등과 관련한 취재는 이전보다 상당히 어렵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자오 주임은 인터뷰 내내 정부차원의 입장과 내용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럼에도 그는 금융시장 개방정책이 앞으로 해외 금융사들의 중국 진출에 적극적인 유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과 달리 외자계 금융사들의 독자적인 경영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 中 "외자계 금융사 독자경영 가능" 

중국은 거대한 시장이자 G2 국가인 만큼 세계 굴지의 금융사들의 주요 진출국으로 오랫동안 자리해 왔다. 베이징을 비롯 상하이에 주요 국가의 금융사들이 진출해 있다. 그러나 실제 사업을 영위하기까지 인가 과정이 오래 걸리는 데다 각종인프라 구성에 드는 비용을 따져봤을 때 현지 금융사들과 규모의경제 측면에서 수익확보가 쉽지 않다. 더욱이 지분의 절반 이상을 중국측이 보유하기 때문에 회사차원에서 주요 경영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다.

▲중국 베이징시에 위치한 '금융가(金融街)' 전경 [사진=김미리내 기자]

그러나 이번 개방정책으로 '지분제한 폐지'가 이뤄진 만큼 기존과 다른 새로운 시장 변화가 가능할지 주목된다.

자오 주임은 "중국에 외자계 금융사들이 많이 진출해 있지만 아직까지 점유율이 낮아 개방을 통해 점유율을 높이는 게 목표"라며 "세계 유수 금융사의 경험들에 대해 많은 교류를 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예전에는 외자 은행의 지분 보유율이 20%를 넘기면 안됐는데 이제는 지분 제한이 사라졌다"며 "보험, 증권 등의 지분도 51%까지 보유할 수 있어 이들이 회사를 직접 운영할 수 있는 권리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전까지는 외국기업이 중국에 진출하려면 중국 현지기업과 합작법인을 세워야 했고 외국기업의 주식보유 한도도 최대 49%까지로 제한돼 있었다. 사실상 중국시장에 진출해서도 독자경영은 힘들었다.

자오 주임은 "(지분제한 폐지가) 중국 금융시장에도 더 많은 기회를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개혁개방의 문이 점점 더 활짝 열릴 것'이라고 언급했고 기존에 (지분제한으로) 진출이 더뎠던 업권의 금융사들이 성장 가능성을 보고 중국에 더 빨리 진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오 주임에 따르면 개방정책 이후 독일의 보험그룹인 알리안츠가 외자사 최초로 중국 내 지주사 설립인가를 받았고, 일본계 한 증권사는 상하이에 대표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스위스 USB금융그룹은 베이징에 있던 합작회사의 지분을 현재 51%까지 늘린 상태다.

그는 중국에 이미 진출해 있는 한국 금융사들 역시 전략적으로 지분율을 수정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금융시장 개방 정책은 지난해 4월 하이난에서 열린 보아오 아시아포럼 개막연설에서 시 주석이 "금융분야 개방 확대를 위해 시장진입 제한을 대폭 확대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본격화 됐다. 이강 중국인민은행장은 시 주석의 발언 다음날 바로 ▲진입전 내국민대우 + 네거티브리스트 관리방식 도입 ▲환율 및 자본계정 태환 개혁 동시 추진 ▲금융리스크 예방 중시의 3대 원칙을 제시하고 11개 개방조치와 구체적 일정표를 발표했다.

이번 개방정책으로 중국정부는 은행과 금융자산관리사의 지분제한을 폐지하고 시기를 두고 진행해야 했던 분행(branch)과 지행(sub-branch)의 동시 설립도 가능하게 했다. 증권·운용·선물·생보사의 지분한도도 51%까지로 늘렸고, 3년후에는 제한을 완전히 철폐한다는 계획이다.

조건에 부합하는 외국투자자의 보험대리·보험평가 업무가 허용됐으며 외자 보험중개회사의 업무범위를 로컬기업과 동등한 수준으로 확대했다. 은행 및 합자 증권사들의 업무범위도 로컬기업 수준으로 확대하고 보험사 설립 전에 2년간 대표처를 운영해야 한다는 규정도 폐지했다.

◇ 中정부-현지 금융사 '온도차 커'

그러나 중국정부가 제시한 외자계 금융사들의 장밋빛 전망이 실현될지 여부는 두고 봐야할 일이다. 현지에 진출해 있는 금융사들이 느끼는 온도는 다소 차이가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자금줄 역할을 하는 국내 금융사들은 아직까지 규모가 큰 공장이나 기업의 이전이 없기 때문에 제조사들에 비해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1차적인 피해는 덜하지만 분쟁이 장기화 될 경우 악영향을 떨쳐낼 수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베이징사무소 관계자는 "중국 경기 성장률이 이전에 비해 하락하고 있고 미중 무역분쟁도 해결되지 않은 상태여서 올해는 (현지에 진출한 금융사들이) 상당히 어려울 것이란 게 일반적인 전망"이라며 "지난해 무역규제로 서로 관세를 부과했던 효과가 시안을 두고 올해를 분기점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중국이) 과거에 비해 시장을 많이 개방한다고 하고 있고, 미중무역분쟁과 관련해 점점 더 문호를 넓힐 것으로 보이지만 일정규모 이상 되는 금융사들만 진출이 가능하다든지 여전히 조건과 규제를 두고 있다"며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문을 넓혀 영업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실제 중국정부는 금융시장 개방과 함께 금융업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이강 인민은행장은 "금융개방 확대와 동시에 금융업에 대한 감독관리를 강화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감독관리가 내․외자기업 모두에 동등하게 적용된다고 하지만 이미 시장기반을 공고히 한 로컬 금융사들을 외자계 금융사들이 뛰어넘을 수 있는 기회가 될지는 미지수다.

▲베이징시 전경 [사진=코트라]

현지 진출한 금융사 관계자는 "규모의 경제 효과를 기대하고 많은 외자계 금융사들이 중국에 진출해 있지만 한국을 비롯해 외자계 회사들을 모두 합해도 점유율이 1%를 겨우 넘는 수준"이라며 "단순히 보유지분을 늘린다고 현재의 시장 구조를 탈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8년 넘게 중국시장을 경험한 한 금융권 관계자 역시 "로컬 금융사들과의 시장경쟁이 매우 치열한데다 넓은 중국 시장을 커버하기 위해서는 인프라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들기 때문에 자칫 수익보다 손실이 더 클 수 있다"며 "경영전략을 잘못 잡을 경우 오히려 지분을 전부 보유하는 것이 악재로 작용할 수 도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현지에서는 '전력투구'하기엔 이르다는 반응이다.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6.6%까지 떨어졌고 현지에서는 실질 경제성장률이 이보다 더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이 외자계 금융사들에 '기회의 땅'으로 계속해서 자리매김 하기 위해서는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앞선 관계자는 "중국도 장기적으로 금융시장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외자계 회사들이 영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할 것"이라며 "현지에서 인지도를 쌓고 각종 인프라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투자가 가능해야하는 만큼 시장이 변화해야 하고 성공여부는 결국 (정책적 효과가 나타나는 때까지) 가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워치는 중국경제 격변의 시기를 대비할 논의의 장을 마련했다. 오는 2월27일 개최할 '2019 차이나워치 포럼'이다.

2014년부터 시작해 여섯번째로 중국을 둘러싼 경제 상황을 톺아보는 자리다. G2의 갈등이 언제 어떤 국면으로 흐를지 예측하기 어려운 시기인 만큼 이번 포럼에는 중량감 있는 미국·중국·통상 분야 전문가 및 학자들을 초빙해 다양한 시각을 점검키로 했다.

우선 김시중 서강대학교 국제대학원장이 G2의 갈등 상황을 짚고 향후 추이를 조망한다. 김 교수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기업의 활로에 대해서도 애정어린 조언을 내놓을 예정이다.

대한민국 싱크탱크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송영관 연구위원이 미·중 갈등 여파를 최소화 시킬 정책 대응 방향에 대해 제언을 던진다. 수출과 내수, 투자 등 전면적으로 잿빛 일색인 한국 경제를 터널 밖 탈출구로 이끌 혜안이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중국팀장이 시시각각 달라지는 중국 경제의 위기 가능성을 진단한다. 대륙의 기업부채와 부동산 거품, 통상 마찰로 인한 기업부도 우려 등 다양한 면에서의 리스크를 점검하는 순서다.

세 전문가의 발표 뒤에는 토론이 이어진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국제경제를 섭렵한 발표자가 견해를 주고받는 시간이다. 토론은 주미대사관 경제참사관, 주상하이총영사,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 주유럽연합(EU)대사 등을 역임한 안총기 전 외교부 2차관이 조율을 맡았다. 토론시간에는 일반 참여자들의 궁금증에 대한 답변도 이어진다.

'2019 차이나워치 포럼'은 2019년 2월27일(수)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 6층 누리볼룸에서 열린다. 홍콩투자청이 후원하며 기업과 금융사 기획·전략·투자 담당자, 증권사 애널리스트, 일반 투자자, 대학생 등 250명 정도 참석이 예상된다. 세미나 참가비는 무료며, 비즈니스워치 홈페이지(http://news.bizwatch.co.kr/forum/2019/chinawatch)에서 사전 등록해야 참석할 수 있다.

▲ 일시 : 2019년 2월27일(수) 오후 2시∼5시
▲ 장소 :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97 광화문 포시즌스호텔 6층 누리볼룸
▲ 신청 : 비즈니스워치 홈페이지(www.bizwatch.co.kr)에서 참가자 사전등록 접수 중
▲ 문의 : 비즈니스워치 차이나워치 포럼 사무국 (02-783-3311)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