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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의 부재...커지는 '조원태 역할론'

  • 2019.03.27(수) 17:49

조원태 사장 체제로 '중심 이동'
경영능력 인정·기업문화 개선 등 과제 산적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하면서 아들인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의 역할이 더 커질 전망이다. 아버지의 갑작스런 퇴진으로 조 사장 중심의 경영체제 구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

대한항공이 27일 개최한 제57회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건이 최종 부결됐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은 이사회에서 배제됐고 대한항공 대표이사직에서도 물러나게 됐다.

조 회장의 갑작스런 퇴진으로 대한항공은 기존 3인 대표 체제에서 조원태 사장과 우기홍 부사장의 2인 대표 체제로 바뀌게 됐다.

사실상 조원태 사장 중심의 경영체제가 만들어진 셈이다. 다만 당초 예상보다 빨라진 조원태 사장 체제앞에 놓여진 과제들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당장 주주들로부터 경영 능력을 인정 받는게 급선무다.

조 사장은 2004년 대한항공 경영전략본부 경영기획팀 부장으로 입사한 후 15년째 대한항공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대표이사에 오른지 이제 2년 남짓에 불과하다.

대표이사에 오른 후 ▲대한항공 흑자 전환▲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이전▲델타항공과 조인트벤처(JV) 체결 등 굵직한 업적들을 쌓고 있지만 아직 그의 리더십과 경영 성과를 평가하기엔 시기적으로 이른감이 없지 않다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업계는 당장 오는 6월 대한항공 주최로 열리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총회에서의 조 사장의 역할을 주목하고 있다.

전 세계 131개국 239개 항공사가 참여하는 민간기구로 '항공업계의 유엔'으로 불리는 행사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열리는 만큼 이 행사의 성공적 개최 여부가 조 사장의 역량을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른바 땅콩, 물컵 등으로 대표되는 오너 일가의 갑질 논란에서 벗어나는 것도 조 사장이 풀어야할 숙제다. 그 역시 과거 행적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수년간 이어져온 오너일가 논란으로 침체된 기업문화를 바꾸는 것도 그에게 맡겨진 과제다. 조 사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임직원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강조한 것도 이같은 이유다.

특히 아버지인 조양호 회장이 표 대결끝에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한 것은 조 사장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운 선례가 될 수밖에 없다. 자칫 조 사장 자신 역시 같은 상황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 조 사장은 2년 남짓 남은 기간내에 한진그룹 오너 일가들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를 바꿔야 하는 중책을 짊어진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주주들 사이에서 한진그룹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쉽게 무마되진 않을 것"이라면서 "조 사장은 주주들의 인정을 받기 위해서라도 경영 성과와 더불어 오너 일가를 둘러싼 여러 의혹을 벗어나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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