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삑삑삑삑"
15일 찾은 경상북도 구미시 산호대로 소재 LG전자 구미 A3공장 생산라인에서 3대의 카메라가 쉴새 없이 움직이고 있다. TV 화면에서 색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부분을 찾기 위해서다. 비프음은 이 과정에서 카메라가 서로 부딪히지 않기 위해 신호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생긴다. 카메라가 오류를 발견하면 시스템이 자동으로 이를 보정한다.
생산이력 관리시스템 덕에 기계가 어떤 제품이든 최적의 색 기준치를 자동으로 맞춘다.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공수해온 이후 제품 모델, 시리얼 넘버를 모두 자동으로 전산화한 덕분이다.
LG전자 구미 A3공장은 TV 생산공정 최적화의 산실이다. 길이 180m 세 개 라인에서 OLED 뿐만 아니라 LCD를 동시 생산할 수 있다. 시스템 최적화 등을 통해 12초마다 한대씩 출하된다. 공장 근로자들을 모두 근속연수가 15년 이상인 베테랑들로 구성해 품질 관리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박근직 LG전자 HE생산담당 상무는 "구미공장은 TV 신모델에 대한 생산 효율성을 높여 해외 법인에 전파하는 역할을 한다"며 "혁신의 가장 최선봉에 섰다"고 강조했다.
◇ 한국 TV 역사의 산실
LG전자 구미 공장은 1975년 부산에서 구미로 자리를 옮긴 이래 국내 TV 역사를 써나가고 있다. 1977년 컬러 TV, 1999년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및 LCD TV, 2013년 OLED TV를 국내 최초로 생산했다. 연면적은 12만6000㎡(약 3만8000평)로 축구장 18배 크기에 이른다.
구미 공장은 'OLED TV 세계 최초 양산'이란 타이틀도 지녔다. 이곳의 제품 연간 생산량은 2013년 3600대에서 올해 들어서는 연간 24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LG전자의 연간 OLED TV 총 생산량의 약 15~20% 규모다.
또한 구미 공장은 전세계 LG전자 OLED TV 생산기지를 진두지휘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말은 제주로, 사람은 서울로'라는 말이 있듯이 LG전자에서 신모델이 나오면 구미 공장에서 가장 처음 양산을 위한 검증이 이뤄진다.
이후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이 해외 법인에 전파된다. 올해 하반기 출시될 둘둘말 수 있는 롤러블 TV, 8K OLED TV 역시 구미 공장을 처음 거치게 된다.
LG전자 OLED TV 생산기지는 구미를 포함해 폴란드 므와바, 멕시코 레이노사, 러시아 루자 등 세계 9곳에 위치한다.
◇ OLED TV, 앞만 본다
LG전자는 구미 공장을 필두로 OLED TV 대세화에 더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LG전자 OLED TV 누적 출하량은 지속적인 판매 증가에 힘입어 지난 1분기 업계 처음으로 400만대를 돌파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전세계 OLED TV 시장규모는 2013년 4000대에도 못 미쳤지만 올해 들어 1000배 성장한 360만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LG디스플레이가 중국 광저우 8.5세대 OLED 패널 공장(월 6만장 양산 예정)을 가동하는 등 제품 생산량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에서 TV 및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권봉석 사장은 올해 초 "올해 회사 전체 TV 매출중 25%(지난해 20%)를 OLED TV로 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운 바 있다.
IHS마킷은 여기에 더해 소니·도시바·파나소닉·필립스·뢰베·뱅앤올룹슨 등 OLED 진영이 지난해 전세계 15곳으로 늘어 앞으로 5년내 전세계 TV 매출 가운데 OLED TV 비중이 10%(지난해 5.7%)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했다.
박근직 상무는 "LG전자만의 철저한 품질 관리로 최상의 OLED TV를 제공해 왔다"며 "프리미엄 고객 수요 증가, 플랫폼 변화 등에도 철저히 대비해 LG OLED TV의 프리미엄 가치를 전달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