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액정표시장치(LCD) 판가하락과 미중 무역전쟁 등의 여파로 2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올해 상반기 손실액은 무려 5000억원에 달했다.
LG디스플레이는 23일 올해 2분기 매출액 5조3534억원, 영업손실 368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9%, 전년동기대비 5% 각각 감소했다. 영업손실도 올해 1분기(1320억원 손실)는 물론 지난해 2분기(2281억원 손실)보다 확대됐다. 상반기 전체 손실액은 5008억원으로 집계됐다.
분기 기준 손실액은 LCD 가격하락과 환율 급변동으로 5000억원 가까운 적자를 기록한 2011년 3분기 이후 가장 큰 것이다. 증권가 눈높이도 밑돌았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LG디스플레이의 2분기 손실액을 약 2850억으로 추정해왔다.
중국 BOE가 물량공세로 LG디스플레이의 시장을 무섭게 잠식하는 가운데 LCD 패널을 공급받는 유통업체와 제조사들이 미중 무역전쟁을 걱정해 구매를 꺼린 게 LG디스플레이의 발목을 잡았다.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중소형 OLED 사업에서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점도 손실폭이 확대된 이유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올해 2분기 제품별 매출비중을 보면 TV용 패널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증가에 힘입어 전기대비 5%포인트 늘어난 41%를 차지했다. 노트북 및 태블릿용 패널은 22%, 모니터용 패널은 18%를 각각 기록했다. 반면 모바일용 패널은 계절적 요인으로 전분기 대비 6%포인트 감소한 19%를 나타냈다.
LG디스플레는 경쟁이 치열해진 LCD 대신 OLED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해 의미있는 성과를 낸다는 방침이다. 지난 22일에는 이사회를 열어 파주 P10공장 내 10.5세대 OLED 생산라인에 3조원을 추가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서동희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 전무는 "LG디스플레이는 소형 웨어러블 제품부터 초대형 TV까지 전제품 OLED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는 유일한 업체"라며 "하반기부터 본격화되는 대형, 소형 OLED의 안정적인 양산을 통해 기회 요인을 극대화하고 사업구조 전환을 가시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 전무는 또 "2017년부터 이어진 대규모 투자가 올해 마무리된다"며 "외부변수에 대한 기민한 대응과 내부 체질 개선으로 내년부터는 의미있는 성과를 창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3분기부터 광저우 OLED 공장이 양산을 시작하면 OLED 패널 생산능력이 현재의 2배 가까이 늘어 대형 OLED 사업성과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파주의 모바일용 플라스틱 OLED 신규공장이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 가운데 구미 공장도 복수의 거래선을 대상으로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라 중소형 OLED 분야에서도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