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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QD 디스플레이 13조 투자 '승부수'

  • 2019.10.10(목) 11:48

충남 아산에 세계 첫 QD디스플레이 라인 건립
중국 추격속 결단…차세대 디스플레이 선도

"지금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이 어렵다고 해서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8월 26일 삼성디스플레이 충남 아산사업장을 방문한 자리)

삼성디스플레이가 텔레비전(TV), 모니터 등에 쓰이는 대형 패널 사업 뱃머리를 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쪽으로 더 전환한다. 중국 업체들의 거센 추격으로 LCD 업황이 악화되면서 고부가 제품으로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 'LCD 라인을 OLED로'

삼성디스플레이는 10일 충남 아산사업장에서 2025년까지 퀀텀닷(QD) 디스플레이 생산시설 구축 및 연구개발에 총 13조1000억원을 투자하는 내용의 협약식을 충청남도와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문재인 대통령,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양승조 충남도지사, 이재용 부회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 정재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QD-OLED를 포함해 QD 디스플레이 양산라인을 세계 최초로 아산1공장에 구축한다. 신규 라인은 우선 초기 3만장(8.5세대) 규모로 2021년부터 가동에 들어가 65인치 이상 초대형 디스플레이를 생산한다. 기존 LCD 라인을 단계적으로 QD 디스플레이 라인으로 전환하며 생산능력을 확대한다.

또한 기존 LCD 분야 인력을 QD 디스플레이 분야로 전환 배치하는 한편, 재료연구와 공정개발 전문 인력도 신규로 채용한다. 투자가 본격화되면 신규 채용 외에도 5년간 약 8만1000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회사는 전망한다.

◇ '협력사, 같이 간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투자과정에서 전후방 협력사와 동반 성장을 꾀한다. 이를 통해 공급망을 안정화하면서 원천기술 내재화, 부품경쟁력 제고, 신기술 해외유출 방지를 동시에 추진한다. 그 일환으로 이날 소재, 부품, 장비기업 등 20개 협력사와 상생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정부도 팔을 걷어 붙인다. 디스플레이 신기술 개발 및 검증을 위해 디스플레이 일괄공정라인 테스트배드 구축에 지방자치단체와 손잡고 2025년까지 총 1598억원을 투자한다. 또한 디스플레이 분야 예산을 올해 254억원에서 내년 1113억원으로 3.4배 증액해 삼성디스플레이의 투자계획을 지원사격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국내 디스플레이 전문 인력 육성을 위해 국내 대학과 함께 '디스플레이 연구센터'를 설립하는 등 산학협력도 강화할 예정이다.

◇ 피할 수 없는 '재도전'

QD-OLED 단면도 /사진=삼성디스플레이 뉴스룸 제공

삼성디스플레이가 대형 OLED에 도전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회사는 2013년 55인치 OLED TV를 공개했다. 하지만 얼마 안 가 낮은 수율 등의 문제로 생산을 중단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그럼에도 대형 OLED 사업에 다시 뛰어든 것은 중국 업체들의 발빠른 추격 때문이다. 중국 업체들은 BOE를 필두로 지난해부터 10.5세대 대형 LCD 패널공장을 가동하며 물량을 값싸게 대량으로 쏟아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LCD 패널 장당 평균가격은 지난해 초 143달러에서 지난달 102달러로 28.7% 떨어졌다. 패널 업체가 제품을 찍어내면 낼수록 적자를 보는 역마진 수준에 이르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과거부터 대형 OLED 사업에 다시 진출할 것이란 군불을 땠다. 지난해말 OLED 패널, LCD사업부로 나뉜 조직을 중소형-대형사업부로 개편하며 OLED에 힘을 실을 것이란 신호탄을 쐈다. 최근에는 LCD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하거나 가동률 조정에 들어가며 LCD 사업축소 움직임을 보였다.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자연색에 가까운 빛을 내는 반도체 입자인 'QD'는 대형 디스플레이 산업의 미래 성장 비전"이라며 "이번 투자를 통해 프리미엄 디스플레이 시장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QD-OLED란
화면을 이루는 최소 단위인 화소가 자체 발광하는 OLED의 한 종류. OLED 패널은 LCD와 달리 빛을 내는 광원인 백라이트가 필요없어 TV, 모니터 두께를 얇게 만들면서도 색 재현력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만들 QD-OLED는 파란색을 내는 화소 위에 적색, 녹색, 청색의 퀀텀닷 컬러필터를 덧대 색 재현력을 기존 OLED보다 더 높이면서 화소 하나하나의 수명이 길어져 화면에 잔상이 남는 '번인' 현상도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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