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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미래차전략]①생사기로 선 車산업 '정부가 민다'

  • 2019.10.15(화) 16:22

'2030 미래차 산업 발전전략'
"전기·수소차 보급 세계 1위"
"세계 첫 완전자율주행 상용화" 목표제시

문재인 정부가 오는 2030년까지 국내 완성차 산업을 미래형 친환경차, 자율주행차 중심으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국가적 전략과 로드맵을 대대적으로 발표했다. 자동차 사업을 직접 지원하는 동시에 필요한 기반시설(인프라)을 확보해 우리나라의 미래차 경쟁력을 세계 1위로 끌어올리겠다는 게 정부의 큰 그림이다.

전략은 국가 경제의 큰 축인 우리 자동차 산업이 생사(生死) 기로에 놓였다는 진단 아래 나왔다. 최근 부진이 깊어진 자동차 산업을 부축해 10년 뒤에는 세계 최상위권으로 키워낸다는 것이 이번 전략의 골자다.

그 중심에는 현대·기아차가 있다. 여기에 쌍용차, 한국지엠(GM), 르노삼성 등 다른 완성차업체를 비롯해 중견·중소기업이 대부분인 부품업체들의 경쟁력도 함께 끌어 올려 향후 국가경제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게 정부의 복안이다.

◇ "2030년 전기·수소차, 자율주행차 선두로"

정부는 15일 경기도 화성 소재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에서 '미래자동차 국가비전 선포식'을 열었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산업통상자원부·국토교통부·환경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소벤처기업부의 장관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등 업계 인사까지 행사에 대거 참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는 이미 세계 최고의 전기차·수소차 기술력을 입증했다. 우리 목표는 2030년까지 미래차 경쟁력 1등 국가가 되는 것"이라며 "우리는 미래차에서 세계 최초, 세계 최고가 될 것이며 미래차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 이어 미래차에 대한 의지와 방향성을 담은 '2030 미래차 산업 발전전략'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했다.

전략의 목표는 크게 두 가지다. 2030년 전기·수소차 보급 세계 1위에 오르고 세계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한다는 것이 그 하나다. 올해 현재 전기·수소차 등 친환경차의 국내 신차 판매 비중은 2.6%인데, 이를 내년 4.9%, 2022년 9.9%, 2025년 18.3%를 거쳐 2030년 2030년 33%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로드맵이 이번 계획에 담겼다.

두번째는 2027년까지 전국 주요도로에서 '레벨 4' 수준의 완전자율주행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겠다는 청사진이다. 2021년 '레벨 3' 자율주행차 출시, 2024년 '레벨 4' 일부 상용화를 거쳐 종전 계획보다 3년 앞당긴 2027년에는 완전자율주행을 실현하는 것으로 시간표를 짰다.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5G(5세대 이동통신)' 선도국이 됐듯이 자율주행에서도 최초 지위를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향후 10년 동안 추진해야할 '3대 전략'도 내놨다. 먼저 ▲친환경차 기술력과 국내보급 가속화를 통해 세계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2024년까지 완전자율주행 제도와 인프라(주요도로)를 세계 최초 완비하며 ▲민간투자(60조원)에 기반한 개방형 미래차 생태계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가 직접 챙겨야할 정책 과제들도 나열했다. 가장 앞서 업체들의 친환경차 생산 및 수출에 대한 가격·성능 혁신, 차종 다변화 지원을 제시했다. 또 보조금 등 각종 혜택과 충전시설을 대거 늘려 국내 보급도 도울 예정이다.

자율주행 기반 확보를 위해서는 제도적으로도 자율주행차 제작과 성능검증, 보험·보안체계를 2024년까지 마련키로 했다. 미래차 서비스가 쉽게 확산할 수 있도록 사물인터넷(IoT) 등에 기반한 커넥티드 서비스와 관련한 걸림돌을 제거하는 한편, 교통약자 지원 등의 서비스로 수요를 늘린다는 계획도 내놨다.

아울러 미래차 시대에 걸맞는 산업 생태계가 꽃피울 수 있도록 부품기업의 전장기업화 전환을 지원키로 했다. 또 정부와 대기업의 개방형 협력을 통해 중견·중소기업의 혁신 기회를 살린다는 내용과 최근 일본과의 무역갈등 국면에서 부각된 핵심소재 및 부품 등의 자립도를  50%에서 80%까지 높인다는 계획도 담았다.

◇ "車산업 꺾이면 후폭풍 감당못해" 위기감이 배경

정부가 직접 나서 이 같은 산업전략을 세운 데는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은 2018년 기준 생산 193조원, 고용 40만명으로 제조업의 각각 13%, 11%를 차지한다. 수출은 640억달러로 전체의 11%다. 하지만 수 년사이 크게 쪼그라들었다. 2010년 전후 10년 이상 세계 5위의 자동차 생산 대국 위상을 가졌지만 2016년 이후 인도에 밀려 6위로, 작년에는 멕시코에도 밀리며 7위까지 떨어졌다.

특히 세계 자동차 시장은 당분간 1% 안팎의 저성장이 전망되는 가운데, 혁신을 필요로 하는 변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기존 내연기관 중심의 완성차 산업은 'C·A·S·E(커넥티드·자율주행·공유·전동화)'로 대표되는 패러다임 격변기에 있다.

완성차 시장부진 가운데서도 테슬라, 비야디(比亞適, BYD) 등을 중심으로 전기차 시장은 크게 확대되고 있고, 구글 웨이모 등 IT기업 중심으로 자율차 개발 및 사업화도 빠르게 추진 중이다. 또 우버, 디디추싱(滴滴出行), 그랩 등 스마트폰, 온라인 기반 오프라인 서비스(O2O) 플랫폼을 통한 공유이동수단 확산되고 있다.

제네럴모터스(GM), 폭스바겐, 토요타 등 세계 완성차 회사들도 구조조정과 함께 미래차 관련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도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업체'로의 변신을 도모하고 있지만 위기감은 높은 상황이다. 미국, 일본, 독일 등 경쟁국들도 정부 차원에서 미래차의 개발과 운행 등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 산업 지원에 나서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동차 산업의 미래화에 충분히 대비하지 못할 경우 국가 경제의 성장동력 약화가 불보듯 하다는 게 정부가 밝힌 이번 전략발표의 배경이다. 김경욱 국토교통부 2차관은 "세계 미래차 시장은 아직 확실한 강자가 없어 우리 자동차 산업이 크게 도약할 기회"라며 "글로벌 시장급변 상황을 반영해 미래차 정책의 시기와 내용을 앞당기고 강화 하는데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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