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5일 내놓은 '2030 미래차 산업 발전전략'의 한 축은 앞으로 보편화할 자율주행 미래차 시장을 선점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2024년까지 국내에 자율주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제도와 인프라(주요도로)를 완비하기로 했다. 또 완성차 업체가 자율주행 차량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도 지원한다. 이를 기반으로 2027년에는 우리나라에 완전자율주행이 상용화하도록 한다는 게 목표다.
◇ '통신·지도·표지판' 자율주행에 맞게
정부는 우선 5년 뒤인 2024년까지 완전자율주행에 필수가 되는 4대 인프라인 ▲통신 ▲정밀지도 ▲교통관제 ▲도로 등을 전국 주요도로에 완비하기로 했다. 주요도로란 고속도로와 국도, 주요 도심을 말한다.
우선 차량 통신 인프라를 갖추는 측면에서 국제표준 등을 고려, 오는 2021년까지 무선통신 방식을 결정할 예정이다. 차량에 무선통신 신호를 송·수신하는 방식은 차량용단거리통신(WAVE)과 5세대 이동통신(5G), 또 두 방식을 병행하는 것을 모두 후보군으로 두고 있다.
지형지물 인식에 필요한 3차원 도로지도를 전국에 걸쳐 구축 완비하는 것은 2030년까지로 계획을 잡았다. 올해 고속도로를 시작으로 2024년에는 국도와 주요도심, 2030년에는 전국 도로 11만km를 모두 3차원 지도로 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차량에 교통신호를 실시간으로 원격 제공하고 교통흐름 제어를 위해 필요한 교통관제 통합 연계시스템도 2030년까지 구축하기로 했다. 또 차량 센서 인식률을 높이기 위해 도로 신호등·안전표지 등의 모양을 2030년까지는 전국적으로 일치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2022년 시범사업을 거쳐 2024년에는 전국 30%를 통일하는 단계를 거친다.
◇ 법률·보험 등 '제도' 마련도 병행
정부는 제도적으로도 2024년까지 자율주행차 제작·운행 기준, 성능검증체계, 보험, 사업화 지원 등 자율주행 관련 기반을 완비하기로 했다. 먼저 자율차 제작을 위한 안전기준을 '레벨 3' 단계는 올해부터, '레벨 4'는 2021년부터 마련한다. 180종에 달하는 자율차 KS표준도 오는 2021년까지 국제표준과 연계·확대하기로 했다.
자율차 운행에 필요한 법률 개정 및 관련 규정 신설도 서두른다는 계획이다. 자율주행을 상용화하려면 법률적 정의나 사고책임, 운전자 영상표시장치 조작 허용 등이 필요해서다. 우선 내년에 자율차의 정의·핵심기능을 법규화하는 것을 시작으로 완전자율주행차 법적 지위, 사고책임, 영상표시장치의 조작·시청 허용 등 운전자 의무사항 등에 대한 규정도 2024년까지 정비한다.
아울러 자율차 운전능력을 검증하는 등의 성능 검증체계를 2022년까지 마련하고, 그해부터 자율차 운전능력·법규준수능력 검증시설도 구축키로 했다. 자율주행차에 적용할 보험의 경우 올해 레벨 3 수준에 맞게, 2021년 이후에는 완전자율주행에 맞게 제도를 마련키로 했다.
이와 더불어 내년 5월 시행이 계획된 '자율주행자동차법'을 통해 완전자율주행 상용화 이전에도 다양한 서비스의 실증과 시범사업의 문을 열어둔다는 방침이다.
◇ 자율주행차 개발에도 1.7조 예산 지원
정부의 이같은 인프라 제도 정비에 발맞춰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완성차사는 2021년 부분자율차(레벨3) 상용화, 2024년 완전자율차(레벨4) 출시를 추진한다. 레벨3는 위험시 운전자 개입이 필요한 조건부 자동화로 고속도로 주행이 가능한 정도를, 레벨4는 시내도로에서도 운전자 개입이 불필요할 정도인 고등 자동화 단계를 말한다.
정부는 완성차사의 레벨4 자율차의 시스템·부품·통신 등의 개발에도 집중 투자키로 했다. 특히 2021년부터 2027년까지 7년간 1조7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핵심부품·차량시스템 및 인프라 기술개발을 도울 예정이다.
아울러 정부는 자율주행의 3대 핵심기능인 인지·판단·제어에 전략적으로 투자해 완전자율주행 시스템을 국산화하는 것도 지원할 예정이다. 완성차사는 인공지능 시스템 등은 국제공동개발을 통해 빠르게 기술을 확보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이 최근 미국 앱티브와 조인트벤처(JV)를 구성한 것이 대표적이다. 센서·차량용반도체 등의 부품은 중견기업 육성 및 국산화를 추진한다.
정부와 업계는 2030년 국내에 레벨3~4 자율차가 신차 시장을 절반 넘게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1년까지는 0.5% 수준에 불과하겠지만, 2025년에는 11.5%(레벨3 8.9%, 레벨4 2.6%), 2030년에는 54.2%(레벨3 42.1%, 레벨4 12%) 등오로 높아질 것이란 예상이다.
현대차그룹은 이 같은 미래 모빌리티 기술 및 전략 투자에 오는 2025년까지 총41조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가까운 미래에 고객들은 도로 위 자동차를 넘어 UAM(Urban Air Mobility·도심 항공 모빌리티), 라스트마일 모빌리티, 로봇 등 다양한 운송수단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며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제조사에서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서비스 회사'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