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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밀자료 요구에 실사 불참까지…아시아나항공 '잡음'

  • 2019.10.16(수) 17:04

애경, 항공기 리스자료 요구에 아시아나항공 '난색'
스톤브릿지, 매각 자문단 구성 않고 실사 참여도 안해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을 둘러싸고 매도자와 원매자간의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영업 기밀에 해당하는 자료 공개 여부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가 하면, 예비입찰에 선정된 또다른 원매자는 기업 실사 일정에 돌연 불참하는 등 변수들이 불거지고 있다.

16일 업계 등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과 원매자인 애경그룹이 기업실사 관련, 자료 공개 범위를 두고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발단은 이달 초 진행된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경영진 프레젠테이션(PT)에서 애경이 아시아나항공에게 54대 전 항공기에 대한 리스 계약서를 요구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애경은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기 대당 리스료가 업계 대비 유독 낮다는 점을 이유로 리스 계약서 공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를 거부했다. 애경이 확정된 원매자가 아닌 만큼 영업 기밀에 해당하는 리스 계약서를 공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항공기 리스 계약의 경우 리스사와의 비밀유지 조항이 포함돼 있어 이를 공개하면 자칫 계약 위반에 걸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항공업계도 애경의 요구에 다소 지나침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리스 계약서 공개 요구는 대놓고 영업 기밀을 내놓으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애경은 이미 제주항공을 통해 항공업을 운영중이라는 점에서 이같은 요구는 더욱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한편에선 애경의 다른 의도를 의심하고 있다. M&A 완주보단 아시아나항공의 '영업 노하우'를 빼내는 데 목적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현재 재무적 투자자(FI)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애경의 현재 상황과 맞물려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애경은 본입찰 전까지 FI를 구하지 못하면 2조원에 달하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자금을  혼자 감당해야 한다. 애경의 현재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4000억원대로, 인수 여력이 충분치 않다.

때문에 애경의 진짜 목적은 기업 실사를 통해 드러나는 아시아나항공의 운영 노하우나 관련 정보만 얻어가려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애경은 이같은 지적에도 항공기 리스 계약서 요구는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올해부터 운용리스가 부채로 계상되는 만큼 재무건전성을 확인하기 위해선  운용리스를 포함한 전체 항공기 리스 계약서를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4일부터 항공기 구매 관련 일부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다만 운용리스 등 민감한 내용이 담겨 있는 자료에 대해서는 여전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적극적인 애경과 달리 스톤브릿지캐피탈은 소극적인 태도로 도마 위에 올랐다.

국내 사모펀드(PEF)스톤브릿지캐피탈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재무적 투자자(FI)로 단독 참여했다. 하지만 M&A 자문단을 구축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기업 실사에도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는 스톤브릿지가 전략적 투자자(SI)들과의 컨소시엄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스톤브릿지가 애경그룹이나 SK그룹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아시아나항공 공동 인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다. 오랜 기간 이들과의 M&A 거래 전적이 상당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기업실사 직전까지도 이들의 입장 정리가 미뤄지면서 스톤브릿지 역시 소극적으로 돌변했다는 관측이다.

일각에선 아직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않은 애경의 의사에 따라 스톤브릿지의 본입찰 참여 여부가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SK의 경우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참여를 극구 부인하고 있지만, 애경은 인수 의사를 내비친 상태기 때문이다.

다만 애경이 컨소시엄 파트너로 스톤브릿지를 선택하지 않는다면 스톤브릿지의 본입찰 참여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로 예정된 본입찰 전까지 새로운 SI를 찾기가 시간상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톤브릿지는 현재 애경의 의사를 기다리고 있는 중으로 알고 있다"며 "애경의 결정에 따라 스톤브릿지의 본입찰 참여 가능성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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