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이 또한 지나가리'…혹한기 맞은 삼성

  • 2019.11.11(월) 16:32

[어닝 19·3Q]4대그룹 리그테이블①
삼성전자 영업이익 10조 가까이 감소
반도체 한파 지속…물산·중공업도 부진

삼성의 한파가 계속되고 있다. 대장역할을 하는 삼성전자가 흔들렸고 전기·SDI·물산·중공업의 실적도 미끄러졌다.

비즈니스워치가 11일 집계한 올해 3분기 삼성 주요 계열사 10개사의 영업이익은 총 8조493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5.0% 감소했다. 금액으로는 10조원 넘게 줄었다.

10개사중 영업이익이 늘어난 곳은 삼성SDS, 삼성엔지니어링, 제일기획뿐이다. 나머지 7개사는 이익이 줄거나 되레 적자가 확대됐다. 삼성의 실적악화가 특정 계열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의미한다.

영업이익이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그룹의 간판인 삼성전자다. 지난해 3분기 17조원대의 영업이익이 이번에는 7조원대에 머물렀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정점에 이르렀다가 급격하게 꺼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삼성전기도 전자기기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수요 둔화로 20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이 줄었다. 삼성중공업은 잇단 계약해지로 영업적자가 3000억원이 넘었다.

계열사별로 보면 삼성전자는 매출 62조원, 영업이익 7조7800억원을 기록했다.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가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내놨지만 영업이익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가 실적부진에 빠진 게 아팠다.

지난해 3분기 25조원어치를 팔아 13조원을 남긴 반도체는 이번에는 17조원어치를 팔아 3조원을 남기는데 만족해야 했다. 반도체 영업이익률은 55.1%에서 17.3%로 미끄러졌다. 메모리 가격 하락세가 지속됐고 비메모리 이익도 감소했다.

반도체 이익률 '뚝'
바닥 다지고 회복세
내년 본격 실적개선

한가지 위안은 실적 둔화폭이 상당부분 완화됐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경기악화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대로 급감한 뒤 올해 1분기와 2분기 각각 6조원대 영업이익에 머물렀다. 그러다 3분기에는 7조원대를 회복했다.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의 깜짝 실적과 함께 낸드플래시의 반등과 D램의 가격하락 둔화가 겹치면서 바닥을 다지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4분기에는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부진으로 다시 6조원대 영업이익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있으나 내년부터는 삼성전자의 실적개선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4분기 실적 둔화 리스크가 있으나 2020년 이후로 눈을 돌리면 메모리 사이클 회복, 시스템반도체의 구조적 성장, 디스플레이 안정화, 스마트폰 반등 등 주요 사업부의 실적이 모두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기는 매출 2조2721억원, 영업이익 180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3.8% 줄었고 영업이익은 59.5% 감소했다. MLCC 등을 담당하는 컴포넌트 부문의 실적부진이 삼성전기의 발목을 잡았다. 컴포넌트 부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감소했다.

삼성전기는 "MLCC 시장은 내년부터 점차 정상화될 것"이라며 "5세대 이동통신, 전장시장 확대에 따라 MLCC 채용수량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기, MLCC 부진으로 둔화
SDI, 지금도 ESS 화재 여파
중공업, 이번에 3천억 적자

삼성SDI는 국내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여파가 계속됐다. 자동차와 ESS에 적용되는 중대형전지 매출이 늘었지만 화재예방장치 구축비용과 수요처의 불안한 심리탓에 영업이익이 1660억원에 머물렀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 이상 줄어든 수치다.

건설중공업의 맏형인 삼성물산도 신통찮았다. 시공능력평가 1위라는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내리막길을 걸었다.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가량 줄어든 2000억원대 초반을 기록했다. 건설사업 영업이익이 줄어든 가운데 상사와 패션부분의 실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은 8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3분기 영업손실만 3000억원이 넘었다. 드릴십 계약취소로 감액손실 등이 발생했고 임금 일시금 지급 등으로 한꺼번에 돈이 빠져나가면서 손실폭이 커졌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미래 실적을 가늠할 수 있는 수주 물량이 아직은 뒷받침 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중공업의 10월말 기준 수주 규모는 54억달러로, 연간 수주목표(78억달러)의 69%를 기록했다.

삼성SDS는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다른 계열사들과 달리 꾸준히 제 역할을 했다. 2분기 실적에는 못미쳤지만 지난해 3분기와 견주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했다. IT서비스 사업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0% 가량 줄었다. 하지만 물류쪽이 완충역할을 하며 전체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냈다. 물류는 그룹외 일감(대외매출)이 50% 이상 늘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1000억원을 약간 밑도는 영업이익을 냈다. 2분기와 비슷한 성적이지만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20% 가까이 늘었다. 화공부문 실적이 회복세를 보였고 산업환경 부문도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이어가면서 손익이 개선됐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1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댓글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