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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흔들리는 캐시카우 3인방

  • 2019.11.13(수) 11:23

[어닝 19·3Q]4대그룹 리그테이블④
7개사 영업이익 1.2조…전년비 40%↓
디스플레이 적자확대…화학 이익도 '뚝'

LG그룹 주력 계열사에 먹구름이 꼈다. LG디스플레이는 3분기 연속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고 LG화학은 석유화학 부진으로 이익창출력이 뚝 떨어졌다. 버팀목 역할을 하는 LG전자도 자회사인 LG이노텍 효과를 빼면 성적이 좋지 않았다.

비즈니스워치가 13일 집계한 LG전자·LG화학·LG디스플레이·LG생활건강 등 LG그룹 주요 7개사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조246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9.4% 감소했다. 금액으로는 8102억원 줄었다.

40대 젊은 총수인 구광모 회장의 리더십도 통하지 않았다. 구 회장 취임 전인 2017년 연간 10조원에 육박하던 영업이익이 취임 첫해인 지난해 7조원대로 주저앉더니 올해는 상황이 더 나빠졌다. 올들어 3분기까지 7개사 누적 영업이익은 4조원에 못미쳤다. 이같은 추세라면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5조원을 밑돌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온다.

LGD, 올들어 누적 1조 손실
중국 공세로 LCD 직격탄
구조조정 등 긴급 대책 돌입

글로벌 경기둔화와 중국의 공세가 겹치면서 전자·디스플레이·화학 등 LG그룹의 캐시카우가 흔들렸다.

특히 LG디스플레이의 성적이 처참했다. 올해 1분기 1000억원대 손실이 2분기에는 3000억원대로 커진데 이어 3분기에도 대규모 적자가 발생하면서 누적 손실이 1조원에 육박했다.

BOE, CSOT 등 중국 패널업체들의 증설로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이 공급과잉에 빠지자 매출의 80%를 LCD에 의지하는 LG디스플레이가 직격탄을 맞았다. 새로운 먹거리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경우 전체 디스플레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은데다 막대한 투자부담 등으로 아직은 실적개선에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증권업계는 올해 LG디스플레이의 영업손실 규모가 1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위기대응의 일환으로 임원과 생산직뿐 아니라 사무직에 대한 희망퇴직 절차를 밟고 있다. 최고경영자인 한상범 부회장은 지난 9월 실적부진의 책임을 지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LG화학은 올해 3분기 4000억원에 못미치는 영업이익을 냈다. 2분기에 비해 소폭(2.4%) 늘어난 것이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주면 40% 가까이 줄어든 실적이다.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는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3분기 8.3%에서 이번에는 5.2%로 떨어졌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고기능 합성수지(ABS), 고흡수성 수지(SAP) 등 석유화학부문 주요 제품의 수요가 둔화된 게 발목을 잡았다. 흑자전환에 성공한 전지사업도 4분기에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충당금 적립 등으로 다시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적에 대한 기대치도 낮아졌다. 증권업계는 LG화학의 연간 영업이익을 1조2000억원으로 지난해(2조2461억원)보다 1조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LG화학, 석유화학부문 부진
LG전자, 이노텍 효과 반사익
스마트폰 18분기 연속 적자

LG전자는 8000억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 이상 증가한 수치다. 다른 주력계열사에 비해 양호한 성적이지만 안심할 수준은 아니다.

LG전자 실적에는 자회사인 LG이노텍 실적이 포함돼있다. LG이노텍은 트리플 카메라 등을 애플에 공급하면서 올해 3분기 역대 최대의 영업이익(1865억원)을 냈는데 이 성과가 고스란히 LG전자 손익계산서에 잡혔다. LG이노텍 효과를 뺀 LG전자 영업이익은 6000억원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6317억원)보다 저조한 성적표다.

식기체척기·전기레인지·스타일러 등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의 매출이 5조원을 넘는 등 가전부문이 선전했지만 스마트폰이 여전히 골골했다. MC사업본부 매출은 지난해 3분기 대비 20% 이상 감소했고 영업손실 규모도 약 1600억원에 달했다. 18분기 연속 적자다.

LG그룹 주력 계열사들이 흔들릴 때 돋보이는 계열사도 있었다. LG생활건강은 '후'·'숨'·'오휘' 등 고급 화장품 수요에 힘입어 3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냈다. 3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기록이다. LG생활건강은 2001년 LG화학에서 떨어져나와 설립됐다. 18년이 흘러 이제는 LG화학과 대등한 수준의 이익창출력을 기록하며 그룹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1500억원대 영업이익을 내는데 그쳤다. 지난해 3분기에 비해 30% 이상 줄어든 수치다.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마케팅과 투자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올해 3분기 6000억원 가까운 돈을 마케팅에 쏟아부었다.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인 이혁주 부사장은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높은 마케팅 비용으로 시장을 실망시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LG상사는 석탄가 급락으로 자원부문이 적자를 내면서 전체적으로 300억원을 밑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물류부문이 일부 보완을 했지만 기대치를 충족시키진 못했다. LG하우시스는 건축자재부문의 선전으로 200억원대 영업이익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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