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을 접기로 했다. 중국의 추격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LCD 사업을 그만두고 다양한 형태로 구현가능한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대형 퀀텀닷(QD) 디스플레이, 그리고 차세대 퀀텀닷나노디스플레이(QNED) 등으로 사업을 재편해 재도약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LCD 사업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과거 일본 소니와 합작법인 S-LCD를 세울 때부터 등기이사를 맡을 정도로 직접 챙겨온 사업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19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을 방문해 디스플레이 사업전략을 점검하고 이같은 방향의 사업구조 전환 결정을 최종 재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연말까지만 국내 충남 아산과 중국 장쑤(江蘇)성 쑤저우(蘇州)에 있는 7세대(1870㎜ X 2200㎜), 8세대(2200㎜ X 2500㎜) LCD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내년에는 이들 라인에서의 생산을 전면 중단키로 했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현재 삼성디스플레이의 LCD 생산능력은 7세대 월 16만5000만장, 8세대 월 36만3000장 등이다. 이는 전세계 7세대 이상 LCD 면적 생산능력의 약 14%에 이른다. 이 증권사 정원석 연구원은 "이 회사의 국내 LCD 생산설비는 중국업체 등으로 매각하거나 폐기될 수 있고, 중국공장은 통째로 타 업체에 매각이 검토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이같은 결정은 수년간 중국 업체들의 저가 LCD 공세를 겪으며 불어난 LCD 사업부의 적자가 원인이 됐다. 삼성전자는 올 초 작년 4분기 실적발표를 하면서 "대형 디스플레이는 공급과잉 속 판매 감소와 판가 하락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며 사업성에 부정적인 입장을 재확인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당시 "올해 QD 디스플레이로의 사업구조 전환에 따른 비용 발생 등으로 수익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대형 LCD 사업 철수가 연내 가시화 될 것을 내비치기도 했다. 작년 10월 차세대 QD 디스플레이에 향후 5년간 1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히고, 아산 대형 LCD를 생산하는 L8 라인을 철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사업을 중단한 뒤 사업구조 변화에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중소형 디스플레이의 경우 플렉서블(flexabl)·폴더블(foldable) OLED 중심으로, 대형 디스플레이는 QD, 나아가 QNED 등으로의 기술 전환이 본격화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QNED는 나노LED에 QD를 올려 색 재현성을 높인 신기술이다.
이 회사는 내년에 본격적으로 1단계 QD 디스플레이를 양산한다는 계획을 진행중이다. 현재 블루 OLED를 광원으로 디스플레이 생산장비를 발주하며 생산을 준비중이다.
이처럼 삼성디스플레이의 사업구조 전환이 이뤄지면 LCD 시장의 공급과잉은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LG디스플레이도 중장기적으로는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LCD 사업을 축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국내 LCD 전용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고, 올해 말까지 국내에 있는 LCD TV용 패널 생산을 중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