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은 내어주고 뼈를 취한다'는 전략으로 되살아나는 두산중공업이 미래 먹거리로 가스터빈(Gas Turbine) 발전과 신재생에너지를 낙점했다.
두산그룹은 계열사(두산솔루스·두산퓨얼셀·두산건설)와 골프장(라데나CC·클럽모우CC), 부동산(두산타워) 등을 팔아 확보한 3조원대 유동성을 기반으로 두산중공업의 사업구조를 석탄·원자력발전에서 가스터빈·신재생에너지로 완전히 탈바꿈하겠다는 계획이다.
발전용 가스터빈은 액화천연가스(LNG)를 연료로 전기에너지를 생성하는 내연기관으로, 복합화력과 열병합발전소의 핵심기술이다. 대기오염물질이 석탄발전의 3분의 1에 불과해 친환경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IHS의 케임브리지 에너지 연구소(Cera)에 따르면 2018년 가스터빈 시장규모는 97조원에 이른다. 이 연구소는 2035년까지 시장이 2배 성장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성장성은 높지만 진입장벽도 높아 글로벌 업체들이 시장을 독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맥코이에 따르면 미국 제너럴일렉트릭 58%, 독일 지멘스 27%, 일본 엠에이치피에스 11%, 이탈리아 안살도 4% 등이 전체 발전용 가스터빈 시장의 96%를 차지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가스터빈 국산화에 성공했다. 2013년 정부와 함께 한국형 표준 가스터빈 개발에 나선지 6년만이다. 두산중공업 1조원, 정부 600억원 등 연구개발비로만 1조원 넘게 들어가는 대형 프로젝트다.
가스터빈은 독자 기술 개발이 어렵지만 부품교체나 유지·보수 수요가 많은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꼽힌다. 2017년 두산중공업은 가스터빈의 유지·보수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의 ACT를 인수하기도 했다.
상용화 목표는 2023년이다. 두산중공업은 2023년 완공예정인 김포의 천연가스 열병합발전소에 가스터빈을 납품하고 그 이전까지 시험운전과 실증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실증 작업에도 5000억원 가량의 개발비가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관건은 글로벌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빅 5' 틈바구니를 뚫을 수 있느냐다.
전망은 어둡지 않다. 회사 측은 내수시장만 확보해도 순조로운 시장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현재 국내 발전소에서 운영되는 149기의 가스터빈 전량은 모두 수입산으로 구매비용과 부대비용이 총 12조원에 달한다. 최근 정부가 탈원전을 선언하고 친환경 에너지에 집중하고 있는 점도 기회다.
두산중공업은 가스터빈과 함께 신재생에너지 사업도 미래 혁신기술로 지목했다. 풍력,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기존 사업군은 확대하고 친환경 수력발전사업, 태양광 EPC(설계‧조달‧시공) , 수소 등 사업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두산중공업은 2007년 풍력발전시스템 개발에 착수, 2011년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2017년 국내 최초 상업용 해상풍력단지인 제주 '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를 운영하며 정부 정책에 맞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이 풍력발전에 진출했다가 모두 철수한 상황이어서 앞으로 대형 국책 풍력 사업이 진행될 경우 대형 수주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2017년 발표된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보면 재생에너지 비중이 7~8%에서 2030년 20%까지 늘어날 계획이다.
ESS는 2016년 두산중공업이 인수한 두산그리드텍을 기반으로 태양광 등 사업과 연계해 사업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풍력이나 태양광 발전 특성상 에너지저장장치는 여러 신재생에너지에 접목할 수 있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지목받고 있다.
수소 분야는 이번달 두산중공업이 경상남도와 창원시 등과 '수소액화 실증 플랜트 구축 사업'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본격화되고 있다. 이 사업에서 가장 까다로운 수소 운반·저장 용기 개발을 두산중공업이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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