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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뚝심, 일본 수출규제 뚫고 불화수소 첫 '국산화'

  • 2020.06.17(수) 17:30

반도체용 고순도 액체 제품 양산
국내 최초..."점유율 70% 목표"

SK머티리얼즈가 일본 정부가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규제를 단행한 이래 1년 만에 고순도 불화수소 국산화에 성공했다. 특히나 액체가 아닌 고부가 기체 제품 양산에 들어간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SK머티리얼즈는 17일 순도 99.999% 초고순도 불화수소 가스 양산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불화수소는 반도체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통로인 '회로' 모양을 깎거나, 반도체 최소 단위 회로 '소자'를 형성하는 '증착 공정' 등을 수행하는 챔버 내부 세척 등에 쓰인다.

불화수소는 그간 SK머티리얼즈가 생산한 삼불화질소보다 고부가 제품이다. 삼불화질소는 반도체 내부 챔버 세정에 주로 쓰인다. 나노미터(1㎚=10억분의 1m) 단위의 미세한 회로를 깎는데는 고순도 불화수소가 필요하다. 삼불화질소는 국내 업체 가운데 SK머티리얼즈가 처음 국산화에 성공한 바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지난해 8월부터 수출규제 조치를 단행한지 1년 만에 첫 기체 불화수소 국산화 사례다. 기체 불화수소는 액체 제품보다 입자가 작아 세밀한 반도체 회로를 깎는데 더 적합하다는 것이 SK머티리얼즈의 설명이다. 솔브레인 등 일부 한국 업체는 국산화한 고순도 액체 불화수소를 삼성전자 등에 일부 납품하고 있다.

SK머티리얼즈는 연간 15톤 규모로 고순도 기체 불화수소를 생산할 방침이다. 2023년까지 국내 시장 불화수소 점유율을 7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SK그룹은 소재 국산화 과정에서 확보한 기술력을 중소기업과도 나눈다. SK그룹 내 소재사들은 중소 협력사들이 고부가 고순도 가스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과 노하우를 공유할 예정이다. 

그 일환으로 SK머티리얼즈는 지난해 11월 경북 영주 본사에 연구개발 시설인 '통합분석센터'를 설립하고, 한국표준과학원 등 연구기관들과 함께 중소기업들에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준비작업에 돌입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중소기업 상생 협력을 강화해 국내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제고하고 고용 창출 효과에도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수출규제란
지난해 8월 일본 경제산업성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 들어가는 핵심 소재 고순도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한국 수출 절차를 까다롭게 하는 조치를 실행.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패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판에 쓰인다. 포토레지스트는 '반도체 원판' 웨이퍼에 회로를 새길 때 쓰이는 빛을 흡수하는 감광제로 이른바 '필름' 역할을 수행한다. 

SK머티리얼즈는 고부가 불화아르곤 포토레지스트 국산화도 진행 중이다. 오는 2021년까지 생산시설을 준공하고 2022년부터 연 5만 갤런 규모 포토레지스트 생산에 착수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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