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머티리얼즈가 공격적으로 사업영역 확대에 나서고 있다. 반도체 등에 쓰이는 특수가스를 필두로 한 주력사업에 더해 소재사업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중이다.
◇ SK 품에 안기고 영역확대
SK머티리얼즈의 전신은 OCI머티리얼즈다. SK그룹 지주사 SK㈜는 2016년 OCI로부터 OCI머티리얼즈 보유지분 49.1%(517만8535주) 전량을 약 4800억원에 매입했다.
SK그룹에 들어오면서 SK머티리얼즈의 몸집이 커지기 시작한다. 2016년 SKC에어가스(현 SK에어가스) 지분 80%(544만주)를 SKC로부터 750억원에 인수하며 산업가스 분야에 진출했다. 산업가스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태양광 전지 제조공정 등에 한정적으로 쓰이는 특수가스와 달리 여러 산업군에 두루 쓰인다. 제품 산화 방지, 촉매 등이 용도다.
SK머티리얼즈는 합작 사업에도 공을 들였다. 2016년 일본 트리케미컬사와 지분 65%대 35%로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를 생산하는 SK트리켐, 다음 해에는 일본 쇼와덴코사와 반도체를 깎는 식각 공정에 쓰이는 가스를 제조하는 SK쇼와덴코를 지분 51%대 49%로 설립했다.
2020년대 들어서도 광폭 행보에 나섰다. SK머티리얼즈는 지난 2월 금호석유화학으로부터 반도체 회로를 그리는 노광 공정에 쓰이는 포토레지스트 사업 지분 100%(10만주)를 약 500억원에 인수했다. 지난해 7월 일본 경제산업성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수출 제한 조치를 발표하면서 발생한 '한·일 무역 분쟁' 국면에서 반도체 소재 국산화가 화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지난달 11월에는 일본 JNC사와 지분 51%대 49%로 SK JNC(가칭) 설립한다고 밝히며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소재 산업에도 진출했다. 합작사는 OLED에서 빛을 내는 핵심 소재 도판트를 내년 초부터 생산할 계획이다. 계획대로 양산이 이뤄진다면, 국내 기업이 도판트를 최초로 생산하게 된다.
SK머티리얼즈 관계자는 "그간 SK머티리얼즈는 소재 사업이 반도체, 디스플레이쪽에 집중됐다"며 "도판트는 OLED에 쓰이는 새로운 소재라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 가스와 소재 '양날개'
SK그룹으로 자리를 옮긴 뒤 SK머티리얼즈의 몸집은 불어났다. SK그룹에 인수되기 전인 2015년 1분기 752억원이었던 분기 매출은 올해 3분기 2467억원으로 약 3.3배 늘었다. 분기 영업이익은 이 기간 217억원에서 625억원으로 약 2.9배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2분기 30%로 고점을 찍은 뒤 점차 낮아져 올해 들어 3분기 연속 25%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계열사 물량 확대가 결정적이었다. 특수가스를 대규모로 필요로 하는 반도체 제조사 SK하이닉스 등 SK그룹 계열로부터 얻는 매출액은 2016년 연간 832억원에서 2019년 3353억원으로 약 4배 늘었다.
매출 확대에 더해 사업 구조 다변화도 주목할 부분이다. SK그룹 인수 이전인 2015년 전체 매출의 98%를 담당한 특수가스 비중은 지난해 2019년 연간 기준 66.2%로 30%포인트 이상 내려갔다. 그 빈자리를 ▲산업가스(20.6%)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13.2%)가 채웠다. 특정 사업이 흔들리더라도 나머지 사업군이 이를 보완해주는 완충 지대가 형성된 셈이다.
주력 특수가스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특수가스에서 가장 큰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NF3(삼불화질소) 연간 생산능력은 지속적 설비 신·증설로 2016년 8600톤에서 올해 3분기 기준 1만2100톤으로 40.7% 늘었다. 이는 전 세계 1위 생산 규모다.
특수가스 고부가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올해 6월에는 일본 수출규제 품목중 하나였던 고순도(순도 99.999%) HF(불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경북 영주공장내 만들었다. 고순도 HF는 반도체 식각 공정 등에 쓰인다.
한국기업평가는 "특수가스 부문은 판가 하락 추세에도 불구하고 판매량 증가로 이익 규모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산업가스와 반도체 소재 부문도 계열거래를 통해 일정 수준의 마진을 보장받고 있어 우수한 수익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