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신과 가족 회사인 이스타홀딩스를 통해 보유 중인 이스타항공 지분 전량을 모두 회사에 헌납하기로 했다. 경영권과 소유권까지 완전히 포기하겠다는 의미다.
이스타항공은 29일 강서구 방화동 이스타항공 6층 대회의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기같은 내용의 이 의원 입장을 전했다.
이 의원은 김유상 이스타항공 경영본부장이 대독한 입장문을 통해 "가족 회사인 이스타홀딩스를 통해 보유 중인 이스타항공 지분을 모두 회사에 헌납하겠다"며"이젠 모든 것을 내려놓고 창업자의 초심과 애정으로 이스타항공이 조속히 정상화 되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 같은 결정의 배경으로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이 지연되면서 무분별한 의혹제기 등으로 이스타항공은 침몰당할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며 "창업자로서 번민과 고민 끝에 이러한 결단을 내리게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제주항공은 이스타홀딩스, 비디인터내셔널, 대동인베스트먼트 등이 보유한 이스타항공 지분 51.17%를 545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그는 250억원에 달하는 직원들의 임금 체불문제에 대해서도 창업주로서 사과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이스타홀딩스의 이스타항공 주식 취득과 관련해 가족들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서도 "절차는 적법했고, 관련 세금도 정상적으로 납부했다"며 "다만 국민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점이 있다면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는 "이 의원이 헌납한 지분으로 임금 체불 문제를 최대한 빨리 해결하겠다"며 인수자인 제주항공에게 조속한 인수작업을 촉구했다.
최 대표는 "현재 이스타항공이 겪고 있는 어려움의 일차적 책임은 저희들에게 있지만, 제주항공 역시 자유롭지 않을 것"이라며 "이스타항공은 인수합병(M&A)으로 인해 정부지원을 받을 자격도 없어 시간만 보내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대기업 계열사이자 저비용항공사(LCC) 1등 기업의 책임있는 결단을 촉구한다"며 "금명간 인수에 대한 확실한 의사 표명을 해달라"고 강조했다.
정부를 향한 지원 요청도 이어졌다. 최 대표는 "대주주가 회사를 포기하고 헌납까지 하게 된 상황에 대해 회사를 대표해 송구함과 안타까움을 표한다"면서도 "항공산업 생태계가 붕괴되기 전에 정부가 과감하고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달라"고 읍소했다.